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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년]전문가들 "선체 인양과정 순탄치 않아" 한 목소리

등록 2015-04-09 09:00:00   최종수정 2016-12-28 14: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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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변해정 기자 = 세월호 선체 인양이 기정사실화 하면서 이제 관심은 인양 방식과 착수 시기·비용으로 옮아갔다.

 전문가들은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지만 선체 인양이 필요하다는 데 이견은 없었다. 다만 1년 가까이 바닷물에 잠겨 있는 선체를 옮기는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선체를 대형 크레인으로 물 위로 끌어올려 바지선에 실을지, 'U'자 모형의 선박건조용 구조물 '플로팅 독(Floating Dock)' 위에 얹어서 이동할지, 유속이 느린 곳으로 먼저 옮긴 뒤 인양에 나설지 등 어떠한 인양 방식을 택할 지가 관건이다. 그 방식에 따라 작업 기간과 비용에 차이가 생겨서다.

 정부는 선체를 안전지대로 이동시켜 해상크레인을 이용해 통째로 들어올리는 방식으로 결론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안을 보면 해저 44m 부근에 누워있는 선체 일부분에 체인과 와이어를 설치해 해저면에서 수십㎝~수m 가량 들어올린 뒤 수심이 20~30m로 낮고 유속이 느린 안전지대로 이동시킨다.

 세월호는 6825t급 규모인데다 물·모래 무게까지 합하면 최소 1만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양때 선체 무게를 감당할 수 있도록 현대중공업의 1만t급과 삼성중공업의 8000t급 등 대형 크레인만 두 대 이상 동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통상 1~3개월이 걸리는 체인 설치 작업이 끝나면 선체를 크레인과 연결한 뒤 바닷물 속에서 띄워 플로팅 독을 넣는다. 이후 플로팅 독에 있는 물을 빼 부력으로 선체를 옮기게 된다. 플로팅 독은 최대 8만t 무게까지 부양할 수 있다.

 문제는 통째로 선체를 들어올리더라도 절단이나 파공 위험성이 상존해 있다는 점이다. 이 때 선체 내에 남아있을 지 모를 실종자 9명의 시신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좀 더 들어올리기 쉽도록 선체를 절단·해체하자는 데 주저했던 것은 시신 유실 우려 때문인데, 플로팅 독을 넣기 위해 선체를 바로 세우는 과정에서도 시신이 훼손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선체를 절단하는 것보다는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을 위해서라도 통째로 들어올리는 편이 낫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가 세월호 규모의 선박을 인양한 경험이 없다는 점도 상당히 우려스럽다.

 2010년 침몰한 천안함(1200t급)의 경우 선체 무게는 5분의 1 수준이었으나, 인양하는 데만 무려 한 달이 걸렸다. 천안함은 함수와 함미로 나뉘어졌던 걸 감안하면 세월호 규모의 10분의 1 정도다.

 더더욱 선체의 통째 인양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 예기치 않은 각종 변수가 인양 도중에 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만약 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인양 기간과 비용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정부가 선체 인양이 가능하다는 기술검토 결과가 나오더라도 공론화 과정을 거쳐 인양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는 현재 선체 인양에 최소 12개월에서 최장 18개월까지 걸릴 것으로 보고있다.

 비용은 1205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원칙적으로 선사가 부담해야 하지만, 청해진해운이 감당할 수 없어 국가 예산이 투입된다. 

 연영진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은 "인양 자체가 원가 부담과 불확실성이 크다. 도로나 건축물을 지을 때처럼 원가를 정확히 계산할 수가 없고, 기상 상태나 해역 조건에 따라 차이가 나서 평균 값으로 산출했다"면서 "구체적인 비용은 인양 방법상의 문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인양 실패의 부담을 줄이고 업체의 이윤 확보를 위해 매우 보수적으로 산정했을 것"이라며 "인양업체 선정 후 그 비용과 작업 기간은 변동될 수 있는데, 이 경우 사회적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또 시야가 20㎝ 정도에 불과한 수중에서 다이버가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조류를 이겨내는 것도 인양 성공의 관건으로 꼽았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점은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끈 전남 해남과 진도 사이 울돌목 다음으로 조류가 세다.

 암초가 아닌 수중에 있는 구조물은 선박 운항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여서 힘겨운 인양 작업이지만 반드시 필요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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