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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어렵게만 느껴지나요?…'결혼해도 괜찮아' 외 4권

등록 2015-04-20 10:38:15   최종수정 2016-12-28 14:5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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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희정 윤시내 기자

 ◇결혼해도 괜찮아…박혜란 지음/ 나무를 심는 사람들 펴냄/ 232쪽/ 1만3800원

 최근 우리 사회에 비혼과 만혼 현상이 심화되면서 30~40대 미혼남녀가 크게 늘었다. 이들이 모두 독신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사항으로 여기는 인식이 강해진 탓이다. 통계청의 2014년 사회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13세 이상 남녀 가운데 “결혼은 필수가 아니다”고 답한 비율이 40%나 됐다.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져 “결혼은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는 응답자 비율(43.0%)이 “하는 것이 좋다”고 답한 비율(39.0%, 2014년 5월 기준)을 지난해 처음으로 넘어서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로 결혼 45년 차 여성학자인 박혜란씨가 ‘결혼해도 괜찮아’란 책을 내 눈길을 끈다. 책 제목만 놓고 보면 마치 결혼하는 것이 좋다고 권유하는 듯한 뉘앙스지만 내용은 정반대로 흘러간다. 남편에 대한 험담 등 결혼 생활의 실체를 까발린(?) 솔직한 경험담을 읽다 보면 ‘결혼 안 해도 괜찮아’라는 제목이 더 어울려 보인다.

 저자는 “결혼정년제가 있다면 우리네 결혼이 좀 더 알차고 뜨겁고 재미있게 지속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파격적인 아이디어도 제안한다. 또 솔로로 살아도 좋고, 만혼도 좋다고 얘기한다. 저자는 서울대 1학년 때 교정에서 우연히 연극반 선배를 만나 5년 반 동안 불같이 연애하다 25살에 결혼했다.

 연애할 때는 남편이 아는 것이 많은데 겸손한 듯 내색하지 않아 멋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과묵함이 실은 아는 것이 너무 적어서였음을 깨달은 것은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신혼 초부터 45년을 남편과 지지고 볶으며 사는 동안 열두 번도 더 넘게 이혼하고 싶다고 푸념하기도 했지만, 결혼을 ‘진흙탕’에 비유하며 “진흙탕 맞아, 근데 너만 빠진 거 아니잖아. 너만 빠지면 불행하지만, 모두가 함께 빠지면 진흙탕도 놀이터가 될 수 있어”라고 생각하며 넘어갔다.

 책은 그동안 강연이나 모임을 통해 숱하게 만나온 여성들이 저자에게 물어온 결혼에 관한 질문에 답을 찾아주겠다는 의도에서 시작됐다. 그 중엔 결혼한 여자도 많았지만, 비혼 여성들도 적지 않았다. 취업주부 4년, 전업주부 10년, 파트 타임 주부 30년, 할머니 경력 10년인 여성학자답게 결혼에 대해 다루는 주제와 답은 현실적이면서도 개방적이다.

 그녀는 무엇보다 상대방과 성격, 취미, 습관이 다르다고 고민하기 전에 가치관의 차이를 더 심각하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성공과 행복에 대한 생각이 확연히 다르면 부부관계는 늘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성공하면 그것이 곧 행복’이라고 믿는 사람과 ‘행복하면 그것이 성공’이라고 믿는 사람 사이의 거리는 하늘과 땅 만큼이나 커 도저히 좁힐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이상적인 결혼이 어떤 것인가에 관해서는 “부부가 서로를 키워주는 관계”라고 말한다.

 “때때로 결혼이 참으로 미스터리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떤 부부를 보면 결혼 전에는 둘 다 별 볼 일 없었던 사람들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멋있어지는 반면, 어떤 부부는 꽤 뛰어난 사람들이었던 것 같은데 결혼하고나서는 점점 더 초라하게 변해 가는 경우가 있다. 사회적 성공이나 부의 축적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품격에 관한 이야기다.”(96쪽)

 “아이 낳기 딱 좋은 때가 언제인가”라는 물음에는 조금 헐렁한 계획표를 짜볼 것을 권한다. “‘아이 하나 키우는 데 얼마가 든다’는 계산만큼 어리석은 셈법은 없으며,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그 돈이 고스란히 통장에 쌓이느냐”고 되묻는다. 그러므로 아이를 아예 갖지 않기로 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헐겁게 계획을 세워야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밖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부부싸움을 끝내는 현명한 기술, 이혼과 재혼에 임하는 자세, 비혼과 결혼 정년제에 대한 단상 등에 이르기까지 오랜 결혼생활을 거쳐 나오는 통찰을 통해 저자는 여러 조언을 하지만, 함부로 충고하지는 않는다.

 ◇사랑은 서툴고 결혼은 먼 그대에게…이치카와 히로코 지음/ 김예원 옮김/ 북플라자 펴냄/ 244쪽/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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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은 ‘주식’ 같은 거 아니겠니? 지금이 어떻다가 아니라, ‘이제부터 올라갈 사람 아닐까?’라는 걸 생각해서 고르는 거지.” 저자 이치카와 히로코의 어머니는 결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녀는 마흔 살에 가깝도록 운명의 상대를 만나지 못했던 노처녀였다. 그러나 일곱 살 연하 남편과 만나 결혼한 뒤 현재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녀는 ‘셀프 카운셀링’을 통해 자신과 마주한 것이 비법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38가지 셀프컨트롤 방법을 이 책에 담았다. 그녀는 미혼 여성이 결혼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마음가짐은 상대의 연봉이나 학벌이 아닌, 숨어 있는 ‘인간성’에 시선을 돌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대신 인간성에 대한 ‘조건’을 명확히 해 둘 것을 권한다. 결혼에 대한 저자의 진지한 성찰에 귀 기울이다 보면 행복한 결혼에 도달할 방법을 알 수 있지 않을까.

 ◇니들이 결혼을 알어?…이병준·박희진 지음/ 스타리치북스 펴냄/ 380쪽/ 1만8000원

 2011년 4월29일 영국 윌리엄 왕세손의 결혼식이 생중계될 때 전 세계에서 약 20억명이 지켜봤다고 한다. 그런데 그들의 화려한 결혼식이 과연 행복을 보장해줄까. 심리상담가이자 20년을 함께 산 이병준-박희진 부부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행복해 보이는 남들의 모습은 대중문화가 그려내는 판타지에 불과하며, 사람들은 점점 더 ‘행복에 세뇌된 똑똑한 멍청이’가 돼간다고 말한다. “잘 삭히면 발효, 그렇지 못하면 부패.” 그들은 행복은 곁에 있다는 ‘결혼의 비밀’만 알아도 ‘부패’할 부부에서 ‘발효’할 부부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직접 수많은 부부를 상담하며 겪은 사례를 토대로 결혼에 대한 본질과 행복한 결혼생활의 비법을 이 책을 통해 제시한다. 난관을 겪는 부부뿐만 아니라, 결혼 판타지에 빠진 청춘들에 꼭 해주고 싶은 말을 담았다.

 ◇왜 그런 사람과 결혼할까?…타이 타시로 지음/ 박지훈 옮김/ 페퍼민트 펴냄/ 276쪽/ 1만5000원

 부부의 33% 정도만 결혼 생활에 만족한다고 한다. 67%의 결혼이 불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이자 연애 심리학 전문가인 타이 타시로 박사는 성향이 맞지 않는 남녀의 어긋난 만남이 비극의 원천이라는 사실을 절감하던 중 엉뚱한 발상을 하게 된다.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과의 미래를 미리 볼 수 있는 마법의 수정 구슬을 만들 수 있다면?” 그는 이 황당한 생각을 현실로 만들었다. 그는 배우자를 찾는 사람들이 잘못된 선택을 하는 이유를 ‘연애학(relationship science)’적으로 설명한다. 그러면서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법을 알려주지는 못하지만, 대신 첫눈에 사랑해서는 안되는 사람을 식별하게 해준다. 이 책은 인구통계학, 사회학, 의학, 심리학 등 과학적 연구 자료를 통해 ‘영원토록 행복한 사랑’을 찾으려는 오늘의 싱글들이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의 틀을 제시한다.

 ◇싱글의 5가지 사랑의 언어(개정판)…게리 채프먼 지음/ 홍종락 옮김/ 생명의말씀사 펴냄/ 272쪽/ 1만4000원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5가지 사랑의 언어’에 담긴 통찰을 싱글에게 집중해 적용한 책이다. 저자 게리 채프먼은 50년에 가까운 결혼 생활과 40여년의 결혼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사랑의 언어를 구사함으로써 사랑하고 사랑받는 법을 알려 준다. 다양하고 실제적인 사례들, 적용 가능한 구체적 지침이 실려 있어 싱글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처한 상황과 인간관계에 맞는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어떤 부류의 싱글이건 인간인 그들은 자기 삶에서 중요한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어한다. 그리고 자신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고 믿고 싶어한다. 싱글도 사랑을 주고받아야 행복할 수 있다. 사랑을 받고 내 사랑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고 느낄 때, 우리는 인생의 압박을 이겨 낼 수 있다. 사랑 없는 인생은 참으로 암울하다.”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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