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靑, '성완종 사태' 온도차…"심각성 모르나" 반발도
새누리당 한켠에서 "박 대통령이 사태의 심각성을 너무 모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면서, 당청이 현 사태를 두고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40여분 간 긴급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은 박 대통령이 김 대표에게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성완종 사태'가 정국을 휩쓸고 있는 이 때 박 대통령의 전향적 목소리가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당내에서 감돌았다. 특히 이 총리의 거취 문제를 두고 박 대통령이 '결단'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왔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성완종 사태에 대해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이라면 어떠한 조치라도 검토할 용의가 있다"며 특검 도입 등에도 가능성을 여는 등 어느정도 전향적인 발언을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김 대표가 당 내외에서 나오는 여러 의견들을 전달한 데 대해선 "잘 알겠다"며 "(순방을) 다녀와서 결정하겠다"고만 답했다. 당장 4·29 재보궐선거뿐만 아니라 1년 후 있을 총선, 향후 대선까지 신경써야 하는 당으로선 이 같은 박 대통령의 미온적 태도는 현 사태 해결에 충분치 못하다는 입장이다. 특히나 당에선 최근 이 총리에 대한 국민 여론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거취 문제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고, 이재오 의원 등을 중심으로 이 총리 자진사퇴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야당은 해임건의안 카드까지 꺼내며 압박을 이어가는 형국이다. 당내에선 "대통령이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사안의 중대성을 대통령이 모르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많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도 최대한 대통령 발언을 존중하는 입장이지만,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모든 이야기를 다 했다. 발표한 내용 외엔 더 할 말 없다"며 말을 아꼈고, 유승민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순방 후 결정' 입장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어 '성완종 사태' 관련한 의원총회 개최 여부에 대해 "대통령이 저렇게 말씀하시면 의총은 당장 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새누리당에는 성완종 사태와 이완구 총리 거취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의총 소집 요구서가 접수됐지만, 이날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으로 사실상 의총 개최는 무산됐다는 평가다. 야당에서는 이날 박 대통령의 김 대표 간 회동을 "시간끌기용 회동"이라고 비난한 가운데, 새누리당에선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으로 박 대통령이 순방에서 돌아올 27일까지 지금까지와 같이 '어정쩡한'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답답함 섞인 분석이 나온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