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밀입국하려는 아프리카 난민 100만 명 이상 대기 중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유럽 대륙을 향하던 난민선이 난파돼 숨진 난민이 1000명이 넘을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북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건너가려고 대기 중인 난민 수가 100만 명이 넘는다고 유럽연합(EU) 국경관리청이 경고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그리스 앞 남동부 로도스 섬 인근 해상서 난민 950명을 태운 어선이 전복해 어린이와 여성 등이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조난 신고를 받은 이탈리아와 몰타 국경수비대가 구조에 나섰으나 28명만 구조된 상태다.

 이번 어선 전복의 사망자까지 집계하면 올해 유럽으로 밀항하려다 숨진 난민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많은 1650명에 달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탈리아와 몰타 국경수비대는 리비아에서 난민 100만 명 이상이 유럽으로 건너가려고 대기하고 있다고 경고했지만, 파브리스 레제리 EU 국경관리청 청장은 이날 북아프리카의 치안 악화로 대기 중인 난민이 100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 북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가는 난민 증가 원인

 데일리 메일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리비아 도시 시르테와 데르나를 장악하고 리비아 곳곳에 소규모 거점을 두는 등 리비아 내 IS의 세력 확대가 이 위험한 도박을 벌이는 난민의 급증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IS가 지난 주말 리비아에서 에티오피아 기독교도 30명을 집단 살해하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당국들은 IS가 살해한 에티오피아 기독교도들은 리비아에서 유럽으로 가려던 난민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레드만 후세인 에티오피아 정부 대변은 살해된 기독교도들은 난민이었다며 이 사실이 확인되면 국민에게 위험한 경로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경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IS의 납치와 참수에 대한 공포로 리비아 주민들이 불법 난민 브로커들이 운영하는 어선이라도 타고 가능한 한 서둘러 유럽으로 떠나려 해 브로커들이 최대 수용 인원이 넘는 인원을 선박에 태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또한 리비아 내 IS 세력 확대와 함께 계속되는 내전도 리비아 난민의 급증 원인으로 꼽았다.

 정정 불안으로 체포될 위험 없어 불법 난민 브로커 조직이 성업 중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4년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 불법 입국 단속, 생화학무기 포기, 화학무기와 핵무기 해체를 합의했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붕괴도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08년 카다피 전 국가원수는 EU으로부터 불법 이민 단속 대가로 41억 파운드를 받으려 했고 2010년 10월에는 EU가 리비아에 불법 이민 단속 대가로 3000만 파운드를 지불했다.

 ▲ EU 불법 난민 문제

 EU 회원국 28개국에는 자체 경찰과 사법체제가 있어 EU는 망명 정책을 두고 불협화음을 빚어왔다고 BBC는 이날 보도했다. EU는 공동유럽망명제도의 구체적 규정을 마련하고 있으나 유럽 전반적으로 시행에 옮기는 것은 또 다른 문제가 되고 있다.

 난민이 최초로 도착한 나라에서만 망명 신청을 할 수 있는 더블린 규정을 두고 유럽 내에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정작 난민의 최종 목적지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와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 북부인 경우가 많은데도 그리스 이탈리아 몰타 등 아프리카·중동과 가까운 나라가 거의 모든 부담을 떠안고 있다. 특히 그리스는 그리스에 처음으로 도착하는 난민들이 너무 많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독일과 핀란드 등은 이에 따라 망명 신청자를 그리스로 돌려보내는 것을 중단했을 정도이다.

 경제위기를 겪으며 긴축정책을 하는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에 난민은 큰 경제적 부담이 되고 있다.

 ▲ EU 난민 문제의 심각성 

 국제이주기구(IOM)는 이날 올해 1~4월 중순까지 2만1000명이 넘는 난민이 이탈리아 해변으로 넘어왔으며 이 중 900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난민 대부분이 사하라 사막 남부 아프리카, 에리트레아, 소말리아, 시리아 출신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2014년 11월 좌초한 난민선 수색과 구호 작전인 '우리들의 바다(mare nostrum)'를 중단하고 이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이탈리안 해안 48㎞ 내 순찰에 집중하는 '트리톤(Triton)'을 시작했다. 구호단체들은 이탈리아의 수색 작전 규모 축소로 난민 사망자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난민기구는 지난해 지중해를 건넌 난민을 비롯해 이주민이 21만9000명이며 취소 3500명이 숨졌다고 보고했다. 2013년 이주민 수는 이보다 훨씬 적은 약 6만 명이었다.

 올해 지금까지 이탈리아와 그리스를 통해 유입된 난민은 최소 3만1500명에 달한다고 BBC는 전했다.

 대표적 이주민 포화 지역 이탈리아 섬 람페두사는 2011년 튀니지 난민이 많으나 현재 튀니지 난민은 거의 없고 현재는 북아프리카에서 건너 온 난민으로 계속 포화 상태다. 

 이탈리아 외에 그리스, 몰타의 이주민 센터도 이미 포화로 지원이 부족하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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