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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②]예술학교 모델과에서는 요즘 무슨 일이…

등록 2015-04-22 06:00:00   최종수정 2016-12-28 14: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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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인철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연예사관학교에서 모델과 학생들이 워킹교육을 하고 있다. 2015.04.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요즘은 학생들이 처음부터 연예인을 꿈꾸며 모델과에 입학합니다. 평생 아이러니하게도 패션모델만 하겠다고 마음먹고 입학하는 학생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에요.”

 서울 양평동 한국연예사관학교 모델과 심하은 학과장은 모델이 스타의 지름길로 자리 잡은 뒤 일어난 괄목할만한 변화를 이렇게 설명한다.

 2년제인 이 학교 모델과에는 현재 50여 명이 재학 중이다. 2014학년도 모집 때보다 2015학년도에 입학생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심 학과장은 “지난해 재학생들이 각종 쇼에 모델로 나서고 연기자로 데뷔한 것 등 성과가 좋았던 것이 소문이 난 데다 연예계에서 모델테이너들이 잇따라 성공한 것들이 긍정적으로 더해져 입학생이 많아졌습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모델을 시작했던 10여 년 전과 지금 모델 지망생들의 목표가 180도 달라졌다고 짚었다.

 “면접시험을 볼 때까지만 해도 학생들은 누구나 ‘모델을 할 것이다’ ‘진정한 패션모델이 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하지만 입학한 이후 깊은 얘기를 나눠보면 남학생은 거의 다 모델 활동을 발판으로 배우를 하려고 합니다. 여학생은 키가 아주 큰 경우라면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모델을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역시 배우를 꿈꾸죠. 심지어 아예 처음부터 모델을 스타의 발판이라 생각하고 오는 경우도 있더군요.”

 심 학과장은 “추세에 맞춰 학교에서도 모델 전공 학생이라고 해서 단지 옷 잘 입고 워킹하며 포즈 취하는 것만 가르치지 않습니다. 모델테이너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모델 전공 수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습 기회를 제공합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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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인철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연예사관학교에서 모델과 심하은 교수와 학생들이 워킹교육을 하고 있다. 2015.04.15.  [email protected]
 실제로 이 학교 모델과는 모델학 개론. 포토 포즈, 시창·청음, 기초 연기, 카메라 연기, 기초 워킹, 테크닉 워킹, 퍼포먼스 워킹, 댄스. 제2외국어 등을 가르치고 있다.

 최근 모델 지망생들이 이 학교와 같은 예술학교 모델과에 몰리는 것은 모델과 외에도 연기과, 실용음악과, 댄스과 등 연예 관련 학과가 대거 포진해 모델테이너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재능을 폭넓게 연마하는 데 유리하다는 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모델테이너가 대중에게 각광받는 가장 큰 이유는 비주얼이 좋다는 것이지만, 다른 이유도 많습니다”며 “모델은 평소 음악을 늘 가까이하고, 눈 또는 몸으로 내면 연기를 합니다. 그러기 위해 매일 꾸준히 눈을 감은 채 머릿속으로 (뭔가를) 상상하기도 하고, 거울을 보며 표현하는 방법을 연습하기도 하죠.화보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어떤 콘셉트를 받으면 몇 분 안에 그것을 한마디 없이 신체로 표현해내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감수성과 표현력이 발전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 기본 소양이 모델이 연기를 배우면 무섭도록 발전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고 분석했다.

 배우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남자 모델과 달리 여자 모델들은 배우보다 본업인 모델로서 해외 패션·모델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심 학과장은 그 이유를 “(한국 여자 모델들은)표현력이 좋고, 워킹을 잘해서 해외에서 인기 높아요. 마스크는 신비로우며, 키는 서양인보다 작으나 몸매가 알차고 (신체)비율이 좋다고 입을 모으죠. 머리가 좋아 어떤 상황에 부닥치든 스마트하게 잘 처리해내는 것도 장점이고요”라고 꼽았다.

 이어 “그동안 여자 모델들이 배우로 성공한 경우가 적었던 것은 키가 몹시 큰 것도 이유였지만, ‘패션모델은 연예인이 아니다’는 생각이 영향을 미쳤어요. (여배우라면)인형처럼 예쁜 얼굴을 선호하는 경향도 크게 작용했고요”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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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인철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연예사관학교에서 모델과 학생들이 워킹 연습을 하고 있다. 2015.04.15.  [email protected]
 그는 “이제 남자 배우들도 모델 출신이 많아지고, 모델 출신이 아니더라도 키 큰 배우들이 늘어나 키 문제는 해소됐습니다. 대중이 개성 있는 외모의 남자 배우를 더 선호하게 된 것처럼 여배우에 대한 인식도 점점 변화하고 있어요. 개성적인 외모에 작품에 쉽게 녹아들 수 있는 연기력까지 갖춘 여자 모델들이 수년 내 스타급 여배우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고 기대했다.

 그는 대표적인 인물로 신예 탤런트 이성경을 꼽았다.

 키 174㎝인 이성경은 2008 SBS 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5위( 렉스상)를 차지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뒤 패션모델로 활발히 활동하다 연기자로 변신했다. 지난해 SBS TV 미니시리즈 ‘괜찮아, 사랑이야’에 ‘오소녀’로 출연해 주목받았고, 현재 MBC TV 주말드라마 ‘여왕의 꽃’에서 여주인공 ‘강이솔’을 열연 중이다.

 이쯤 되면 나올법한 말이 “모델이 연예인이 되기 위한 발판으로 전락하는 것 아닌가”다.

 이에 대해 심 학과장은 “사실 (모델)선배님 중에는 그런 우려를 하는 분이 있긴 하죠“라면서도 “하지만 시대가 변했어요. 오히려 그렇게 스타로 발돋움한 모델테이너가 패션쇼 무대를 잊지 않고 서준다면 국내 패션쇼에 대중의 관심이 더 높아질 것입니다. 이는 모델 전체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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