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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②]“조카 바보 지갑을 열어라”…유통업체 블루오션 공략

등록 2015-06-02 16:24:46   최종수정 2016-12-28 15: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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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여성캐주얼 브랜드 톰보이가 이달 중 선보이는 이모·고모와 여조카의 커플룩.(사진=신세계 톰보이 제공)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조카 바보 지갑을 열어라”…유통업체 블루오션 공략 최근 ‘조카 바보’라 불리는 신 소비층이 급증하자 유통업체들이 이들의 ‘지갑’을 겨냥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생일 등 매년 ‘어린이 3대 명절’, 첫돌, 졸업·입학 등 특별한 날에 부모, 조부모, 외조부모 등이 어린이를 위해 지갑을 여는 ‘식스 포켓 원 마우스(six pockets one mouth)’에 엉클(삼촌)과 앤트(고모·이모)를 더한 ‘에이트 포켓(eight pockets) 원 마우스’를 공략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물론, 지난 어린이 상대 최대 대목인 5월5일 어린이날까지 유통업체들이 조카 바보만을 노리고 연 판촉행사는 없었다. 어차피 지갑 8개 중 어느 지갑이 열리든 상품만 팔면 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이 어린이날을 앞둔 4월 한 달간 어린이 선물로 많이 팔리는 블록(+290%), 점토/공작놀이(+133%), 아동 스포츠 의류(+183%), 아동 샌들(+85%) 등 총 18개 품목의 20대 구매 증감률을 살펴본 결과, 평균 18%가 늘어났다. 20대 고객이 모두 조카 바보는 아니겠지만, 적잖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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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가수 겸 배우 엄정화는 KBS 2TV 육아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동생인 배우 엄태웅의 딸 지온을 끔찍이 챙겨 ‘조카 바보’의 면모를 드러냈다. (사진=KBS 제공)
 G마켓 홍순철 홍보차장은 “이제까지는 어린이날 장난감 프로모션 같은 것은 있었으나 조카 바보라는 고객층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모션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엄연한 고객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한 이상 앞으로 크리스마스 등을 앞두고 조카 바보를 타깃으로 하는 프로모션을 마련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부 특급호텔들 역시 삼촌, 이모, 고모와 조카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조카 바보 패키지’를 기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특급호텔 패키지는 어린이날, 봄, 여름, 추석, 크리스마스,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등 특정 시즌을 겨냥한 패키지가 대부분이고, 특정 고객층 대상 패키지는 추석이나 설 등 명절이 끝난 뒤 고생한 어머니나 아내 등 주부를 위로해주는 패키지 등 극히 드문 것으로 볼 때 획기적이다.

 패션 업계에서는 삼촌, 이모, 고모와 조카가 ‘커플룩’을 입을 수 있도록 상품군을 개발 중이다. 신세계 톰보이의 여성캐주얼 브랜드 톰보이는 6월 둘째 주께 성인과 똑같은 디자인으로 약 6~7세(신장 120㎝) 여자 어린이가 입을 수 있는 키즈 컬렉션을 출시한다. 블라우스, 원피스, 티셔츠, 스커트 등 9개 상품이 나온다. 이모, 고모가 여조카에게 선물해 커플룩으로 입게 하겠다는 의도다.

 이 브랜드는 지난해 11월21일 20~30대 타깃 여성캐주얼 브랜드 최초로 성인 제품과 디자인은 같고 사이즈는 작은 다운 점퍼, 코트, 카디건, 니트, 스커트 등 7개 상품을 내놓아 11만9000~37만9000원의 적잖은 가격대에도 히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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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지난 4월 경기 고양시 일산킨텍스에서 열린 제10회 코베 임신출산 유아교육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부스를 돌아보고 있다. (뉴시스DB)
 이번에는 1만9000~10만9000원으로 좀 더 저렴한 데다 똑같은 디자인의 성인과 아동 상품 함께 구매 시 10% 할인해주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해 더욱 매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오는 10월1~4일 경기 고양시 일산킨텍스에서 열리는 제11회 코베 임신출산 유아교육박람회 측 역시 조카 바보를 대상으로 한 전시 준비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박람회 관계자는 “지난 4월 개최한 제10회 행사를 찾은 관람객 중 어린 조카를 동반한 이모나 고모, 삼촌들이 특히 많았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이승창(유통학) 교수는 “유통업체들에는 높은 구매력과 타당한 소비 이유를 가진 새로운 소비층 발굴이 절실하다”며 “조카 바보라는 신 소비층은 이제 태동 단계에 불과하지만, 각종 미디어를 통해 계층 특정화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다양한 타깃 마케팅이 광범위하게 전개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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