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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립 잡기노트]불가사의와 우연의일치 사이

등록 2015-06-06 16:36:31   최종수정 2016-12-28 15: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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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웃고 있는 구름. 화은당 강순임?
【서울=뉴시스】신동립의 ‘잡기노트’ <521>

 강일순은 증산교 창시자다. 모악산 대원사에서 하늘과 땅의 원리를 깨우치고 성도(成道)해 핵심교리인 천지공사(天地公事)를 행했다. 증산(甑山)은 8년 뒤 자신의 죽음을 예고했고, 세상의 모든 질병을 대속한 채 세상을 떴다.

 차경석은 보천교 교주다. 동학 농민군의 정읍 지역 두령인 아버지 차치구가 1894년 43세로 흥덕 관아에서 참혹하게 처형 당했을 때 차경석은 14세였다. 이후 차경석은 증산의 수제자가 됐고, 증산 사후 신자들은 그를 천자(天子)로 받들었다. 덕유산 기슭에 시국(時國)이라는 나라를 세웠을 정도로 위세를 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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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용꼴 구름. 차일혁 경무관?
 차일혁은 문무겸비 ‘문화 경찰관’이다. 6·25동란기 빨치산 토벌담당 전투경찰대 제2연대장으로 활약했다. 1951년 5월 빨치산이 숨어들 만한 절과 암자를 소각하라는 명령을 어기고 구례 화엄사 대웅전의 문짝들만 뜯어내 불태운 일화로 유명하다.

 차길진은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구단주대행, 사단법인 후암미래연구소장 등 직함이 여럿이다. 대중에게는 ‘법사’로 통한다. 영능력자, 예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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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증산 영대
 증산은 1871년 9월19일 전북 고부군 우덕면 객망리(정읍군 덕천면 신월리)에서 태어나 1901년 7월7일에 도통했다. 1909년 8월9일 사망했다. 차경석은 1880년 7월3일 전북 흥덕군 부안면 호암리에서 태어나 1936년 4월10일(음력 윤3월10일) 사망했다. 차일혁은 1920년 7월7일 전북 김제군 금산면 성계리에서 태어나 1958년 8월9일 사망했다. 차길진은 68년 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났다. 사실상 다들 한 동네에서 난 셈이다. 뿐만 아니다.

 증산의 사망일은 곧 차일혁의 사망일이요, 당시 나이도 38세로 같다. 증산이 옥황상제의 경지에 이른 날 차일혁이 태어났다. 증산 사망 27년 뒤 차경석이 사망했고, 차일혁 탄생 27년 뒤 차길진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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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화은당 강순임
 엊그제 정읍경찰서에서 호국영웅 차일혁 경무관의 영원우표 발행 기념식이 열렸다. 초일봉투를 날인한 차일혁의 아들 차길진 대표는 장성갈재 통일공원에 들렀다. 64년 전 이 일대에서 벌어진 토벌대와 공비 간 이데올로기 갈등을 해원하는 평화통일 기원제를 올렸다. 이어 김제의 증산법종교 본부를 찾았다.

 금평 저수지를 바라보고 있는 증산법종교본부는 ‘오리알 터’로 통한다. 원지명은 ‘오래(來)’터, 미래의 미륵이 오는 자리라는 뜻이다. 증산의 영대에서 한 칸 내려오면 미륵불을 모신 삼청전, 맞은편에는 증산의 무남독녀인 화은당(華恩堂) 강순임(1904~1960)을 기리는 묘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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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차길진 대표
 차 대표와 함께 이곳을 찾은 국악팀의 간단한 위령공연이 끝나자 하늘에서 신비로운 현상이 빚어졌다. 차일혁의 묘가 있는 모악산 옥녀봉에서 증산법종교본부로 향한 강렬한 빛 바로 위에 할머니가 턱을 괴고 웃는 형상의 구름이 떴다. 증산이 화천한 지 29년 만에 증산법종교를 창교하고, 40년 만에 오리알터에 증산법종교의 터전을 마무리한 화은당의 조화라고 목격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 같은 미스터리 구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9월에는 승천하는 용 모양의 구름이 올려다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차일혁 묘를 참배하고 내려오던 길이었다.

 생전의 증산은 “정해년 4월8일생에게 천문이 전해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1947 정해년 4월8일, 차길진의 생년월일이다.

 편집부국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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