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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風, 국내산업 강타]국내 IT업계 속속 추월

등록 2015-06-09 06:00:00   최종수정 2016-12-28 15: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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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디스플레이 세계 3위로 등극 샤오미, 지난해 세계 휴대전화 시장 1위

【서울=뉴시스】박영주 김민기 기자 = 중국은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등 주요 정보기술(IT)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을 이미 추월했거나 곧 국내 기업을 따라잡을 기세다. 

 중국은 2012년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일본을 추월하며 세계 3위 생산국으로 올라섰다.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중국업체인 샤오미가 지난해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1위로 부상했다.

 IT업계에서는 중국이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도 빠르게 잠식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성장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 국내 IT업계는 큰 위기를 맞을 것으로 우려되기도 한다.

 ◇중국, 전세계 LCD 투자의 90% 차지

 중국이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한국의 최대 경쟁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디스플레이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2012년 일본을 추월하며 세계 3위로 올라섰다.

 이런 추세가 지속한다면 2~3년 안에 중국의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능력은 우리나라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BOE, CSOT, CEC판다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최근 8세대(2200×2500㎜) 신규 라인을 잇달아 가동하기 시작했다.

 중국 최대의 디스플레이업체 BOE는 충칭에서 월 9만장 규모 8세대 라인 가동에 착수했다. TV업체 TCL의 자회사인 CSOT 선전 공장은 월 10만장, 난징의 CEC판다도 월 2만장 규모의 8세대 라인 가동에 나섰다.

 이처럼 중국 업체들이 액정표시장치(LCD) 설비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자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중국은 무서운 기세로 LCD 설비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전반적인 불황 속에도 중국의 투자 규모가 전세계 LCD 투자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특히 BOE의 경우 지난 4월 한국 업체들이 보유한 8세대를 뛰어넘는 10.5세대(2940×3370㎜) LCD 패널 라인 투자를 발표하며 국내 업체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10.5세대는 65인치 패널이 8장 나오기 때문에 3장 정도 확보할 수 있는 8세대보다 원가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60인치 이상 초대형 TV시장 패널을 얼마든지 선점할 수 있다.

 이런 투자는 국내 중소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들로서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세계시장를 주도하는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에는 상당한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국내 업체들도 생산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하반기께 중국 쑤저우 LCD 라인 증설을 통해 월 6만5000장 규모로 생산을 확대한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은 지난 1분기에 월 3만장 규모 라인을 증설했으며 추가 확장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런 증산은 공급 과잉으로 이어져 LCD 패널 가격 하락을 불러일으키고, 수익성을 떨어뜨릴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 업체들로서는 OLED나 SUHD 등으로 중국보다 한발 앞서 나가는 데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LCD 시장에서 어느 정도 기술력을 확보하자 최근에는 OLED로 투자 방향을 돌리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는 디스플레이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반도체 산업에서도 천문학적 수준으로 투자를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샤오미 등 3개 중국업체, 글로벌 '빅5'로 부상

 국내 기업의 휴대전화 수출이 중국의 추격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은 2011년 전체 휴대전화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로 도약했다. 수출 역시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힘입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며 2014년에는 265억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업체들이 자국시장에서 저가폰을 중심으로 급성장하면서 국내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줄곧 1위를 달리다가 지난해 4분기에는 9.8%의 점유율로 샤오미와 애플에 이어 3위로 떨어졌다. 2014년 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와 함께 레노보, 화웨이가 5위 안에 들었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이 주력하는 고가폰 시장의 성장은 주춤하지만 저가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며 중국 업체들에 새로운 기회를 마련해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저가폰 시장은 연평균 50%씩 성장했지만, 고가폰은 약 9% 성장하는 데 그쳤다. 올해는 성장률이 3% 내외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연구원은 "이는 프리미엄 제품 분야에 집중하는 국내 업체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기술 범용화 등으로 중국 업체 등 후발주자들의 스마트기기 시장 진입도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중국 휴대전화 업체들은 자국시장을 중심으로 성장 기반을 다진 후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휴대전화 생산지로서 안정적인 부품조달체계를 확립했고, 독자기술인 TD-LTE 개발 등을 계기로 급성장했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국내 업체보다는 아직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한다. 혁신역량과 브랜드 이미지가 떨어지는 데다가 글로벌 유통망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은 전년 대비 4.3% 감소했다"면서 "중국 스마트폰 보급률이 이미 포화 수준에 달해 신규 수요가 제한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 다섯 분기 동안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1위 자리를 삼성전자, 레노보, 샤오미가 돌아가면서 차지했는데 이번에는 애플이 1위로 올라섰다"면서 "이는 중국 사용자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지 않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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