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 연예일반

[中 한류 빅뱅/④뮤지컬]1조원 시장 …창작품 수출 '블루오션'

등록 2015-06-23 06:00:00   최종수정 2016-12-28 15:11:40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associate_pic
뮤지컬 '김종욱 찾기'(사진=CJ E&M 공연사업부문)
'영웅' 등 양국민 정서적으로 공감 '난타' 중국 전용극장 가을께 개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 지난달 발표한 '2014 한류백서'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 뮤지컬은 최근 잠재력이 큰 수익사업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현재 중국뮤지컬 시장규모는 약 1조원대로 추산되는데, 이 규모는 해마다 늘어 2020년이면 현재보다 3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교류재단은 예상했다.  

 ◇이미 현지 진출 활발화  

 뮤지컬계에서는 이미 중국을 차세대 블루오션으로 주목했다. 공연계의 큰손 CJ E&M 공연사업부문이 본격적인 중국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2010년 11월 중국 문화부 산하 중국대외문화집단공사, 중국 최대 미디어그룹인 상하이동방미디어유한공사와 공동 투자한 합자회사 아주연창문화발전유한공사(아주연창)를 설립했다.

 2011~12년 19개 도시에서 297회 공연하며 매출 300억원을 올린 뮤지컬 '맘마미아!' 라이선스를 출발로 현지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 회사가 제작한 '김종욱 찾기'는 한국 창작뮤지컬로는 최초로 중국에 라이선스 판권이 판매돼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아주연창을 통해 '공주의 만찬'이라는 합작 창작 뮤지컬을 선보이기도 했다.  

 CJ E&M 공연사업부문과 함께 중국에서 주목받는 또 다른 회사는 뮤지컬서비스(대표 김종중)다. 투자·배급 전문회사로 뮤지컬 관계자들과 함께 중국에서는 신뢰도가 매우 높다. 한국의 공연제작사 스펠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광화문연가2', 창작뮤지컬 '쌍화별곡', 정동극장 한국 전통 뮤지컬 '미소-배비장전'의 중국 진출을 도왔다.  

 CJ E&M 공연사업부문이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를 공략하는 데 반해 뮤지컬서비스는 항저우, 푸저우 등 다양한 지역을 아우르고 있다.

associate_pic
한국 전통뮤지컬 '배비장전'(사진=정동극장)
 ◇중국 창작뮤지컬 역량 급성장과 합작 필요성 

 중국 스스로 창작뮤지컬을 만드는 역량 역시 급성장하고 있다.  

  '2014 한류백서'에 따르면 중국 창작 뮤지컬은 2008년 5편에 불과했지만 지난 2012년에는 47편을 기록했다. 그 수가 해마다 늘어나는 등 라이선스 뮤지컬에서 창작 뮤지컬까지 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현지 정부가 공연 시장에 자금을 공격적으로 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공연 문화사업 부문에 약 2조원을 투자했고 극장 75개가 지어졌다. 중국정부는 앞으로 3년간 2조원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업계는 한국 뮤지컬 제작사나 관계자들의 중국 진출이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에서 한국 뮤지컬의 수준이 자신들보다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발전하는 속도에 비해 콘텐츠가 부족한 만큼 한국의 콘텐츠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중국 시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중국 뮤지컬 종사자들은 한국 뮤지컬 제작 노하우나 배우들의 연기 등에 관련해 배울 것이 많다고 여기고 있다"면서 "자본력을 앞세워 우선 흡수하자는 것이 그들의 판단"이라고 귀띔했다.  

 뮤지컬 '영웅'의 지난 2월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첫 공연 성료는 한국 창작뮤지컬의 중국 진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이다.

associate_pic
뮤지컬 '영웅'(사진=에이콤 인터내셔날)
 '영웅'의 현지 진출은 앞선 사례들과는 다르다. 한국에서 이미 검증된 창작 뮤지컬이 중국 현지 도시의 초청을 받아 공연이 성사됐다. 무엇보다 하얼빈 내 안중근 기념관 개관 1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인 만큼 사회적인 의미도 컸다.

 뮤지컬 자체의 완성도가 뛰어나지만 중국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항일을 소재로 삼아 눈길을 끌었다.

 이런 점을 인식하게 된 '영웅'의 연출인 윤호진 에이콤 인터내셔날 대표는 '중국 현대음악의 대부'로  통하는 동포 작곡가 정율성(1918~1976)을 소재로 한 뮤지컬을 중국에서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다.  

 전남 광주 출신인 정율성은 항일 투쟁의 혼을 담아 중국의 아리랑으로 통하는 '연안송', 인민해방군 공식 의전곡인 '중국인민해방군가'를 작곡했다. 중국인들의 공감을 얻을 수밖에 없다.   

 물론 노하우를 중국에 빼앗길 우려는 있다. 하지만 13억 시장에 진출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고, 한국 뮤지컬 시장이 탄탄해 인력 유출 등으로 인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를 지낸 정재왈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중국에선 뮤지컬 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시장 전반이 중국을 굉장히 앞서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양국의 교류에서 후발 주자는 배우고 따라갈 수밖에 없다. 적극적인 교류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짚었다.

 뮤지컬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뮤지컬은 정책적으로 봤을 때 다른 콘텐츠에 비해 중국에서 합작 등이 유리하다"며 "단순히 우리의 것을 파는 시장으로만 볼 게 아니라 함께 제작하며 파트너십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associate_pic
뮤지컬 '빨래'(사진=씨에이치 수박)
 "문화는 단일 상품을 파는 개념이 아니라 현지와 공감하는 콘텐츠라는 점이 중요하다. 80년대 MTV가 모든 나라에 일괄적으로 팝문화를 전파하려다 쓴 맛을 본 적이 있는데 뮤지컬 역시 중국에 콘텐츠만 파는 방식을 고집하다간 부가가치 극대화를 놓칠 수 있다" 면서 "현지화 프로덕션을 꾸리면서 우리의 인력이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지 진출의 다방면화…한국 정부의 힘 필요  

 한국 뮤지컬 제작사·배급사들의 중국 내 진출은 다방면에서 진행되고 있다. PMC프러덕션(공동회장 송승환 이광호)은 올해 초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대표작인 넌버벌퍼포먼스 '난타'의 광저우 전용극장 건립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가을께 개관 예정이다.  

 이광호 회장은 올 초 뉴시스와 만난 자리에서 '난타'가 현지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관광객들은 외국여행을 다닐 때 저녁엔 공연을 보는 문화가 있다. 중국 내부도 땅이 워낙 넓다보니 현지에서 여행할 때도 (해외여행 때처럼) 공연을 본다.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난타'가 제격"이라고 말했다.  

 창작 뮤지컬의 라이선스 진출 역시 활발하다. 앞서 '김종욱 찾기' '총각네 야채가게'가 중국에 라이선스로 수출됐는데, 최근에는 '빨래'도 이름을 올렸다. 2016년 1월 14~17일 상하이 드라마 예술센터, 같은 달 21~24일 베이징 샤오 커 음악극장 무대에서 초청 공연한 뒤 홍콩의 콘텐츠 전문회사 클리어씨와 손잡고 중국에서 5월께 라이선스 공연을 선보인다.

 하지만 민간의 힘만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다. 특히 뮤지컬은 중국 정부의 주도로 이뤄지는 산업이다. 중국 정부와 신뢰를 쌓고 공신력 있는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한데 민간은 한계가 있다.

 연내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중 FTA가 그래서 중요하다. 합작법인 형태로 중국에 공연장 설립이 가능해지는 등 현지 규제가 풀리는 전환점이기 때문이다.  

 정재왈 교수는 "중국의 뮤지컬 산업은 정부 주도라서 FTA 타결이 큰 영향을 끼친다"면서 "한국에서도 민간의 힘만으로는 안 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짚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