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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 삼성물산 합병 반대 파괴력 어느 정도?…외국인 영향력 커 주총 수싸움 '안갯속'

등록 2015-07-05 06:00:00   최종수정 2016-12-28 15: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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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요 기관투자자 의결 방향 조언 자문사  약 30% 외국인 상당수 ISS의견 따를 가능성 있어  SK·소버린 분쟁 등 과거 국내 지배구조 논란서 목소리 내  2001년 삼성전자를 지배구조 우수기업 선정하기도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미국계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표 대결을 위한 삼성의 우호 지분 확보전이 다시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외국계 기관투자자의 의사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ISS의 이번 발표로 삼성물산은 합병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ISS는 지난 1985년 설립된 최대 규모의 의결권 자문회사로 전 세계 주요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를 대리하거나 글로벌 기관투자자 1700여 곳에 의결 방향에 대해 조언한다.

 주요 기관투자자는 주총 의결안건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주로 ISS 보고서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SS는 지난 2014년 6월께 미국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에서 사모펀드 베스타 캐피털 파트너스(Vestar Capital Partners)로 매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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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S는 과거에도 한국 기업과 지배구조나 의안을 둘러싼 논란에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SK와 소버린 자산운용 사이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던 지난 2004년 ISS는 소버린 손을 들었다.

 당시 ISS는 소버린의 주주제안에 대해 "SK측은 지배구조 개선안은 최태원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하려는데 이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유죄 판결을 받은 최 회장을 이사회에서 제외시키려 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찬성 의견을 밝혔다.

 2006년에는 외국인 지분율이 60%가 넘던 KT&G와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던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을 지지하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또 2013년 ISS는 KB금융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ING 한국법인 인수가 무산된 일이 일부 사외 이사의 반대 때문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하지만 당시 KB금융 어윤대 회장과 박동창 부사장 등이 이사 해임을 목적으로 내부정보를 임의로 제공했던 정황이 금융당국에 의해 드러나며 ISS는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반면 이번 합병 안건에서 대립하고 있는 삼성그룹과 ISS는 과거 좋은 인연으로 만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1년 2월7일 ISS로부터 기업지배구조 최우수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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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삼성전자는 소액주주인 참여연대와 사외이사 선임 등의 안건에 대한 표 대결을 한 달 앞둔 상황에서 ISS의 결정이 대내외 우호 주주 확보에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한편 ISS는 이번 합병에 대해서는 "삼성물산 주주에게 현저히 불리(Significantly Disadvantages)하다"며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합병을 주장하는 삼성물산의 우호 지분은 KCC에 매각한 자사주를 포함해 약 19.9% 수준이다.

 이에 반대하는 의견을 밝힌 측의 지분율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일성신약, 네덜란드 연기금 등 약 9.9% 정도다.

 양측 모두 합병 결의를 성사시키거나 깨뜨릴 만한 지분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앞으로 삼성물산과 엘리엇의 우호 지분 확보 전(戰)은 찬반이 불투명한 나머지 주주가 ISS의 의견을 참고할지 여부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약 30%에 달하는 외국인 지분의 상당수가 ISS의 의견을 따를 가능성이 커 삼성으로선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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