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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광화문 천막 농성 1년…"추모 공간으로 유지" vs "이제 그만"

등록 2015-07-14 18:13:21   최종수정 2016-12-28 15: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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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작년 7월 14일부터 천막농성을 시작한 세월호 농성장 관계자들이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농성 1주년을 맞아 농성장 재정비 하고 있다. 2015.07.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2014년 4월16일 전라남도 진도에서 3㎞ 떨어진 곳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는 총 사망자 295명과 실종자 9명이 발생하는 참사로 기록됐고, 대한민국을 비통의 도가니로 몰았다. 게다가 사망과 실종자의 대부분은 꽃다운 나이의 단원고 학생들이었다.  

 사고 후 약 100일이 지난 뒤인 그해 7월14일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시민들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참사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농성을 시작했다. 그리고 14일로 농성은 정확히 1년을 맞았다.

 지난 1년동안 광화문 농성장은 세월호 참사의 아픔과 분노의 상징으로 존재했다.

 지난해 8월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도 유가족을 만나기 위해 농성장을 찾았고, 유력 정치인들은 이곳을 찾는 단골손님이었다. 세월호를 추모하는 도보 순례자들의 발길도 광화문 광장으로 향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유가족들은 농성 1년을 맞아 농성장을 시민들이 참여하는 열린 공간으로 새로 단장하고, 추모 동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유가족과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416연대는 농성장을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로 현재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ㄷ'자 형태로 배치됐던 농성장 천막들을 양 옆으로 길게 늘어선 모양으로 만들었다. 천막을 '11' 모양으로 배치, 시민이 오갈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 것이다.

 광화문 농성장에서 활동 중인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일부 보수단체들이 철거를 요구하는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앞으로 광화문 농성장을 시민이 참여하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가족분들이 원하는 것은 광화문 광장을 더 많은 시민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고, 세월호 참사를 추모·기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돌려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농성의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특히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철거 요구 여론이 거센 상황이다.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모임,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등 3개 변호사 단체는 지난 13일 "서울시가 세월호 농성 단체의 광화문 불법 시설물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세월호 유족의 요구 조건은 대부분 수용됐다"며 "이제는 문화 공간인 광화문 광장을 다수의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지난 5월30일에는 극우성향의 보수단체가 세월호 유가족 천막을 기습 철거하려 했으나 실패하려는 일까지 있었다.

 광화문 인근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김정호(32)씨는 "농성장을 바라보는 우리 시선에 일부 피로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그렇지만 가슴아픈 사고를 당한 유가족들의 마음을 감안하면 무작정 철거하라고 주장하기도 쉽지않다"고 말했다. 

 서울시에도 광화문 농성장 철거 등을 요구하는 민원이 쇄도, 이미 60여 개가 접수됐다.

 이에 대해 서울시 김인철 대변인은 “광화문광장 농성장이 세월호 참사의 기록과 성찰의 공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면서 "현실적으로 강제 철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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