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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美, 이란 핵합의 의회에 송부…의회, 20일부터 논의 시작

등록 2015-07-20 15:17:07   최종수정 2016-12-28 15: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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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AP/뉴시스】14일 이란 핵협상을 타결하고 유엔 유럽 청사로 자리를 옮겨 최종 회동한 세계 열강과 이란 협상 대표가 단체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 왼쪽부터 왕이 중국 외무장관,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 외교정책위원장, 모하마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알리 살레히 이란 핵에너지위원장,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및 에른스트 모니즈 미국 에너지장관 순으로 서 있다. 2015. 7. 14.
【워싱턴=AP/뉴시스】권성근 기자 = 미국 국무부가 역사적인 이란 핵협상 합의안을 19일(현지시간) 의회로 송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 의회는 20일부터 60일간 이란 핵협상 합의문을 검토한 뒤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가 합의안을 부결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의회는 재의결 등의 복잡한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 이란 핵 합의문이 미 의회에 송부됨에 따라 처리를 둘러싼 로비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론 더머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지난주부터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을 잇따라 접촉하며 이란 핵합의가 '역사적인 실수'임을 알리고 있다. 정치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찬성쪽 단체와 반대쪽 단체는 수백만 달러가 투입된 광고 캠페인을 벌이며 본격적인 대결에 돌입했다.

 존 바이든 부통령은 지난주 2차례 의회를 방문해 이란 합의안 의회 통과와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에게 협조를 구했다. 이란 핵협상을 주도했던 미국 대표단의 존 케리 국무장관과 어니스트 모니즈 에너지부 장관은 다음 주 미 의회에서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케리 국무장관은 19일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열린 마음으로 합의안 내용을 들여다보고 그 이점들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통과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이란 핵협상을 타결하지 못했다면 중동 지역에서 또 다른 전쟁을 치르는 것을 각오해야 했다"며 "이번 합의는 미국과 전 세계를 보다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을 동맹국인 이스라엘,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로 보내 이란 핵합의를 걱정스러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지도자들을 안심시킬 예정이다.

 싱크탱크들은 이란 핵협상 타결에 대한 다양한 각도의 보고서들을 내놓았다. 외교정책 및 핵무기 전문가들은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핵 합의문에 대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보수 성향의 라디오 진행자들은 방송에서 핵협상 합의를 비판했다. 반면 평화그룹들은 핵합의가 중동에 안정을 가져다줄 것이고 미국에도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더머 이스라엘 대사와 3차례 만난 민주당 소속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은 "그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으며 매우 설득력 있게 이스라엘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며 "더머 대사는 핵합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지적했다"라고 말했다.

 이란 핵 합의문에 대한 표결은 오는 9월 실시될 예정이며 백악관으로서는 민주당 내 친이스라엘계 의원들을 설득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유력 로비 단체인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는 최근 '핵 없는 이란을 위한 시민들(CNFI)'을 지원하며 이란 핵합의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광고를 TV와 인터넷에서 동시에 내보내고 있다.

 패트릭 도튼 AIPAC 대변인은 "민주당 의원들은 이란 핵합의는 전쟁 발발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이번 합의는 이란 인권 탄압에 눈 감고 핵무기 개발 경쟁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9일 CBS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총리로서 이스라엘의 생존뿐만 아니라 역내 안보와 세계 안보에 대해 목소리를 낼 책임이 있다"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핵협상 타결로 이란 핵무기 개발의 길이 열렸다"며 "중동에서 테러 문제가 발생하고 이란이 전쟁과 테러를 위한 무기 개발에 드는 수십억 달러의 돈을 벌어들여 세계가 더 불안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하원 민주당에서 유대인 출신으로는 서열이 가장 높은 스티브 이스라엘 하원의원(뉴욕)은 로비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미 의회 논의 과정에서 로비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하원의원은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이란 핵 합의문을 지지한다면 상당한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또 차기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  척 슈머 상원의원(뉴욕)의 판단을 지켜보고 있다. 뉴욕주에는 150만명이 넘는 유대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슈머 상원의원도 오랫동안 친이스라엘 성향을 보여 왔다.

 자유주의 성향의 이스라엘 단체인 '제이 스트리트(J Street)'는 이란계 미국인들과 함께 이란 핵협상 타결을 환영하며 케이블 방송 등에서 방영될 수백만 달러의 광고 비용을 지급했다. 이들은 또 미 전역에서 이란 핵합의의 긍정적인 면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전미 이란계 협회( The National Iranian American Council)'도 이란 핵상 타결을 지지하는 전면광고를 뉴욕타임스에 냈다.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인 애덤 치프(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들과 이란 핵협상에 부정적인 이란 이민자들을 만났다며 "외부 단체들이 (광고에) 얼마나 큰 비용을 지불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 의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 핵합의의 타당성을 제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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