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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다운사이징 시대]중소형 아파트가 대세

등록 2015-08-10 06:00:00   최종수정 2017-01-05 12: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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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1~2인가구 보편화…중소형 수요 갈수록 늘어 전세거주자 중소형 매입 나서…거래 늘고, 가격도 상승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주택도 다운사이징 시대를 맞고 있다.

 대형보다는 중소형 아파트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고령화, 1~2인 가구의 보편화 등에 힘입어 중소형 수요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수요자들이 중소형을 선호하다보니 건설업체들도 주로 중소형 아파트를 공급한다. 특히 올해 분양시장은 '중소형 전성시대'라고 할 수 있다. 

 중소형 아파트는 보통 59㎡ 이상~85㎡ 이하 규모로 구성돼 있다. 소형보다는 공간 활용도가 높고 중대형보다는 분양가 부담이 낮다는 게 강점이다.

 더욱이 전셋값 상승 여파로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형 아파트 몸값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가격이 오르고 거래량도 증가하고 있다. 분양시장에서는 순위내 마감 행진이 잇따르고 있다.

 ◇중소형 아파트 청약·매매·거래 '후끈'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수도권에서 청약을 받은 96개 단지(민형주택) 가운데 주택형별 1순위 청약경쟁률이 높은 상위 10개를 살펴본 결과 모두 전용 85㎡ 이하 중소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대우건설이 위례신도시 C2-4·5·6블록에서 분양한 '위례 우남역 푸르지오'는 전용면적 83㎡으로 이뤄진 단일 주택형으로 A타입과 B타입이 각각 162.18대 1, 147.04대 1로 1, 2위를 기록했다.

 대림산업이 지난 5월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 1-3구역에서 선보인 'e편한세상 신촌' 전용 59E㎡가 128.06대 1로 그 뒤를 이었다. '동탄역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5.0과 6.0 전용 59㎡가 각각 126.5대 1, 125.28대 1, '동탄린스트라우스 더 센트럴' 전용 75A㎡ 86대 1, '신금호파크자이' 전용 59A㎡ 84.71대 1 등의 순이었다.

 7월에도 높은 청약 경쟁률은 이어졌다. 포스코건설이 광교신도시에서 분양한 '광교더샵' 84㎡ A타입은 107.81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동탄2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3차 전용 84㎡ C타입은 306.38대 1,  부산 대신동에서 분양한 '대신더샵' 전용 84㎡ A타입은 204대 1의 청약경쟁률을 각각 나타냈다.

 이처럼 수요가 많이 몰리는 것은 중소형의 경우 전세와의 가격 차이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수도권 중소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억946만원, 전세가는 2억2433만으로 8513만원만 더 얹으면 전세를 내 집으로 바꿀 수 있다. 반면 전용면적 85㎡초과의 경우 매매가와 전세가가 각각 6억931만원, 3억9169만원으로 2억1762만원을 더 얹어야 한다.

 중소형 매매거래도 활발하다. 지난 5월 수도권 중소형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3만9336건으로 전체 매매거래 건수의 82.07%를 차지했다.

 공급 규모도 압도적이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중소형 공급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중소형 공급물량은 ▲2010년 14만628가구 ▲2011년 22만6828가구 ▲2012년 23만2285가구 ▲2013년 25만832가구 ▲2014년 29만7003가구 등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들어서는 8월 4일 현재까지 아파트 신규 분양물량 24만5560가구중 중소형 주택이 22만8847가구로 집계됐다. 전체 분양물량 중 93.2%에 달하는 수치다.

 반면 대형아파트 물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올 상반기 분양된 대형아파트(전용 90㎡이상)는 1만1318가구로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1만2646가구)보다는 10.5%, 하반기(2만482가구)에 비해서는 무려 44.7%나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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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하반기에도 대형아파트 공급 물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8월 분양을 앞둔 대형아파트는 3202가구로 전체(2만6365)의 12%에 불과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셋값이 진정되지 안정되지 않는다면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령화 및 1~2인 가구 증가 영향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전세난 속에 30대가 주요한 실수요자로 부상하면서 가격부담도 적고 집값 하락 걱정도 상대적으로 덜한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전셋값 상승에 따른 부담 때문에 내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서울이나 수도권 인기지역의 전셋값에 돈을 조금만 더 보내면 수도권에 내집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부동산114 김은진 리서치 팀장은 "주택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바뀌면서 실속형 평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중대형 아파트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며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중소형 공급 비중이 늘어났고 청약 수요도 중소형 쪽으로 많이 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경우 부모를 모시는 경우가 많고 자녀 수가 증가함에 따라 집을 늘려갈 필요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1~2인 가족이 늘면서 굳이 중대형 면적을 구입할 필요도 줄어들었다. 

 더욱이 설계 기술의 발달도 한몫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소형임에도 3베이(Bay)는 물론 화장실 2개 구조 등을 갖추다보니 중대형 아파트 거주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NH투자증권 김규정 부동산 전문위원은 "세대 규모가 줄고 최근 실속형 가구도 늘고 있다"며 "최근 주택 다운사이징 추세가 뚜렷하다. 굳이 대형에 살 필요 있냐는 실속형 수요가 많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써브 조은상 책임연구원도 "고령화, 딩크족 등 인구구조가 중소형에 맞춰 변하고 있고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소형에 관심이 높아졌다"며 "발코니 확장을 통해 평면이 넓어지다보니 큰 집을 선택하려는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 역시 요즘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 월세를 받으면서 시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중소형아파트 투자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부동산114의 조사결과를 보면 2008년 말 대비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수도권 중소형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서울 25.72%(81만4300원→102만3800원) ▲경기 27.57%(58만2300원→74만2900원) ▲인천 22.14%(50만7700원→62만200원) 등으로 대부분 20%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매매가 상승률은 ▲서울 4.32% ▲경기 7.05% ▲인천 1.31% 등으로 월세 상승폭에 훨씬 못미쳤다. 특히 서울보다는 경기권 임대시장의 수익률이 더 높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아파트 임대수익률은 경기권이 4.06%로 서울(3.40%), 인천(3.99%)보다 높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대형보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풍부해 거래가 잘 이뤄지고 있다"며 "투자부담이 적어 임대사업 리스크도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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