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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기대감 커지는 남북정상회담, 본격 탄력받나

등록 2015-08-25 11:43:53   최종수정 2016-12-28 15: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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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북한의 포격도발로 인한 대치상황과 관련해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역사적인 타결을 한 25일 새벽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우리측 대표 김관진(오른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북측 대표 황병서(왼쪽)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가 악수를 하고 있다. 2015.08.25.(사진=통일부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남북이 25일 고위급 접촉에서 극적으로 군사적 긴장 해소와 관련한 합의를 도출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분출되고 있다.  

 군사적 충돌 직전까지 갔던 상황에서 남북이 평화적 방법으로 해법을 찾아내고 지속적인 대화와 다양한 교류를 약속하면서 남북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되면서다.  

 북한은 이번 합의에서 지난 4일 발생한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고 우리측도 이에 호응해 대북확성기를 통한 심리적 방송을 중단하기로 했다. 남북이 가장 강력한 요구사항을 대화를 통해 맞바꿈으로써 자연스레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상생의 분위기가 연출된 것이다.

 또 남북은 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자 회담을 빠른 시일 내에 서울이나 평양에서 열어 다양한 분야에서의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인도적 차원의 문제인 이산가족 상봉을 올해 추석을 계기로 추진하고 다양한 분야의 민간 교류를 활성화하자는 데도 합의했다.

 그동안 경색국면을 벗어나지 못해 단절돼 있던 남북 당국간 대화채널 복원의 전기가 극적으로 마련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남북이 약속한 교류 협력이 합의안대로 순조롭게 이행되고 당국자 회담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이뤄내면 자연스레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지지 않겠냐는 기대 섞인 관측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에 긍정적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 중 하나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차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준비를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는 말로 남북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올해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을 하는데 전제조건은 없다"고 언급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며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의 성격이 사실상 '대리 정상회담'에 가까웠다는 점에서 두 정상의 만남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측 군사·안보분야 최고책임자인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북한내 서열 2위인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이 협상 파트너로 만났기 때문이다. 남북 정상의 복심을 대변하는 인물들의 회담이었던 셈이다.

 더욱이 남북 정상은 고위급 접촉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협상 방향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장에는 카메라가 설치돼 우리 정부와 북한 수뇌부가 실시간으로 협상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남북 대표단은 장시간 협상 과정에서 여러 차례 정회를 거듭하면서 박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에게 훈령을 하달받은 뒤 다시 협상에 임했다. 남북 정상이 얼굴을 마주보지 않았을 뿐이지 간접적으로 정상회담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이번 접촉에서 남북이 합의안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는 것은 향후 다른 현안과 관련해서도 남북 정상간에 입장차를 좁힐 여지가 있다는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

 하지만 청와대는 아직까지도 극히 신중한 모습이다. 협상을 끝내고 돌아온 김 실장은 이날 새벽 합의 결과를 설명하는 브리핑에서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그 분야는 지금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국제사회에서 지도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김 위원장을 만나는 모습이 박 대통령에게 조금도 이로울 게 없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또 남북 정상이 얼굴을 맞댈 정도로 한반도에 화해무드가 조성되기까지는 5·24 조치 해제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는 점도 지적된다.

 나아가 이번 남북 합의를 놓고 아직까지 북한의 '화전양면' 전술에 대한 의심을 완전히 거둘 수 없는 만큼 일단은 추가 도발 가능성이 완전히 제거된 후에 차분히 남북정상회담을 생각해 보는 게 순리에 맞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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