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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희비(喜悲)]정유·석유화학업계, 수익 악화로 고전

등록 2015-09-08 06:00:00   최종수정 2016-12-28 15: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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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정아 기자 = 27일 정유업계 각사에 따르면 이번 해 SK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33조3000억원보다 8조3000억원 떨어진 25조원으로 집계됐다. [email protected]
제품가격 및 정제마진 약세 지속 재고평가손실 확대로 이익 감소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정유·석유화학업계는 상반기 실적 개선에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업황이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전 세계적인 공급 과잉, 주요 수요처의 성장 둔화에 이어 국제유가까지 하락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가는 하반기에도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 과잉을 촉발했던 미국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수급 조절에 소극적인 데다 공급을 받쳐줄 중국 등 주요 수요처는 경제성장 둔화로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공급이 우세한 만큼 가격 상승을 기대키 힘들다. 

 실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달 25일 38달러로 6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중국발 세계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로 지난 6월(61달러) 이후 두 달 여만에 30% 이상 떨어졌다. 이후 40달러 선을 회복했지만,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로 혼조 상태다.

 이에 따라 화학 제품가격과 정제마진도 약세가 지속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8~9월은 화학업종 연중 최대 성수기다. 중국 국경절 연휴와 북미·유럽의 부활절을 앞두고 완제품 생산을 위해 화학소재 수요가 집중되면서 통상 20~30% 제품 가격이 상승한다.

 하지만 올해는 '성수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아시아 지역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화학제품 재고 확보 수요가 줄었고, 유통상들이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보유 물량을 방출하면서 가격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유가 하락이 화학제품 가격에 반영되면서 3분기 화학업계 실적은 상반기 대비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가 떨어지면 제품가격이 동반하락해 매출이 감소하고 재고평가 손실로 영업이익이 줄어든다. 상반기는 주요 공장 정기보수로 인한 공급 조절로 이례적으로 대규모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화학업계 수익성 척도가 되는 8월 에틸렌 마진은 보수 종료와 유가 하락으로 7월 평균 대비 20% 하락한 t당 418.6달러에 그쳤다.

 에틸렌 마진은 에틸렌과 원료인 나프타 간의 가격 차이로 수치가 클수록 업체들이 얻는 수익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는 톤당 400~500달러대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1, 2분기에는 국내외 기업들의 정기 보수가 많아 유가가 낮았음에도 공급이 부족해 실적이 이례적으로 좋았다"면서 "3분기는 유가 하락이 지속하면서 상반기보다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등 석유화학업체들은 국제 유가 하락 국면에서 생존하기 위해 효율적인 공정 운용, 원유수입 다변화, 불필요한 비용 절감, 신제품과 신기술 개발 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정유업체들도 정제마진 하락 등 영향으로 하반기 부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원유도입 시차를 고려한 한국 정유사의 복합정제 마진은 7월 3.3달러에서 8월 1.2달러로 하락했다. 국내 정유사 정유 부문 손익분기점이 4~4.5달러 정도다.  

 이란 원유수출이 본격화되면 3분기 대규모 원유재고 평가손실도 감내해야 한다. OPEC 등이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원유공급을 축소하지 않으면 공급과잉 현상은 더욱 심화되면서 유가 하락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화학업계는 재고평가 손실 등으로 지난해 2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정유업계에서는 앞으로 10~20년간 정유 사업 호황기(골든에이지)는 없을 것이라는 비롼론까지 나올 정도다. 일본과 같은 산업합리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장우석 SK에너지 경영기획실장은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이어지던 정유 사업의 골든 에이지는 끝났고 앞으로는 생존을 위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면서 "국내 석유산업 시장의 경우 수급 불균형이 커지면서 수출 볼륨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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