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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고성 판치는 '삼류국감'…해법은?

등록 2015-09-20 05:00:00   최종수정 2016-12-28 15: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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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국감과 1문1답 시스템 도입 필요 목소리 커 "준비단계서 충분한 자료 검증, 대안 제시 이뤄져야"지적도

【서울=뉴시스】박주연·홍세희·전혜정 기자 = #1. "한국과 일본이 축구를 하게 되면 한국을 응원하십니까?"(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

 #2. "일어서서'물건' 좀 꺼내보세요. 내가 좀 보게."(류시문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에게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

 #3. "제가 머리가 나빠서 뭘 답변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새정치연합 의원들에게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19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여야 의원들의 고성와 막말, 뜬금없는 질문과 성의없는 답변으로 얼룩지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에서의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의 질문은 실소를 자아냈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의학박사 출신인 새정치연합 김용익 의원의 질의는 성희롱 논란을 일으켰다.

 피감기관 역시 불성실한 자료제출과 답변 태도로 논란을 일으켰다.

 최경환 기재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지난 15일 국감에서 의원들로부터 경제정책 실패에 대한 추궁과 질의를 받던 중 "질문시간 내에 답변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발언, 논란을 빚었다.

 그는 "머리가 나빠서 7분 동안 계속 말을 하니까 뭘 답변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해, 국감을 파행으로 이끌었다.

 매년 막말 저질 국감이 반복되고 있는 배경에 대해 국회의원들은 '피감기관의 불성실'을 든다. 반면 시민사회와 학계에서는 이벤트와 보여주기 식으로 진행되는 국감의 시스템을 문제로 꼽았다.

 따라서 국감의 내용과 질을 높이기위해서는 상시국감과 1문1답 시스템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은 막말 국감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 20일 뉴시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피감기관의 자세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의원들의) 지나친 발언 등은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악용해 증인과 참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으로 국회의원의 본분을 망각한 행동"이라며 "정도가 심할 경우 국회 윤리특위에 넘기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의원 역시 "피감기관의 자료제출이 의도적으로 불성실하거나, 현장에서의 답변 태도가 피해가기식인 경우에 호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대다수가 성실하게 질의를 하는데 일부 의원들의 질의태도를 놓고 막말국감이라고 하면 안 된다"며 "국감 준비단계에서 충분한 자료 검증, 문제 지적, 대안 제시가 이뤄지면 막말이나 호통으로 이어질 일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이옥남 정치실장은 "정치 이벤트성으로 보여주기식 국감을 하는 것이 문제"라며 "의원들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자하기 때문에 국감이 선정적이고, 자극적으로 흘러간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국감을 상시국감으로 바꾸고, 평소에 자료 요구와 질의를 계속 하면 이같은 상황이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박명호 교수는 "국회의원이 모두 품위있고 우아하고 고급스러울 것으로 기대하면 무리이고, 그럴 경우 오히려 밋밋해지는 것이 국감"이라며 "사회 전반의 수준을 보여주는 곳이 국회이고, 사회 수준을 크게 벗어난 수준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사상최다 피감기관, 사상최다 증인채택이 돼가고, 시간은 짧으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며 "국회의원은 많이 말하고 싶고, 피감기관은 어물쩍 넘어가고 싶으니 문제인데 1문1답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막말국감의 해결방안 찾으려는 것이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찾아진 적도 없다"며 "막말은 해프닝이고, 가십일 뿐이다. 본류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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