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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 항공사 '진에어', 질 낮은 서비스에 탑승객 분통

등록 2015-10-05 09:11:10   최종수정 2016-12-28 15: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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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진에어 국제선에서 기내식으로 제공되는 '샌드위치'와 물 한 컵. (사진=독자 제공)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국제선을 운항하는 일부 국적 저비용(LCC) 항공사가 '낮은 항공료'를 핑계로 질 낮은 서비스로 탑승객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싼 가격대 항공권의 경우 소셜커머스 특가 판매 등을 통해 젊은 층에게 삽시간에 팔려나가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대 항공권을 구매하게 된 중·장년층이 피해를 보고 있다.

 최근 인천공항에서 필리핀 클라크필드까지 대한항공의 저비용 항공 자회사인 진에어를 처음 이용한 50대 중견기업 임원은 기내식을 받아보고 황당해 했다. '샌드위치'라고 나온 것이 빵 사이에 양상추, 치즈, 얇은 햄 한조각씩을 넣은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비행시간 3시간30분 동안 음료 서비스도 물이 전부였다. 담요를 요청하자 "1만5000원에 판매한다"는 대답을 들었다. 커피는 5000원, 컵라면은 3000원에 각각 별도 구매해야 했다. 예정보다 30분이나 지연 출발했으나 이렇다 할 안내방송도 없었다.

 이 기업인은 "평소 클라크필드를 오갈 때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는데 마침 자리가 없어 50여만원이나 내고 진에어를 탔다"며 "싼 항공권이 이미 다 팔렸다며 비싼 요금을 받고도 저비용 항공사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클라크필드에서 사업체를 운영해 수시로 진에어를 이용한다는 다른 50대 사업가도 불편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진에어에서 항공권 10만원대 특가 판매를 한다는 정보를 입수해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항상 이미 다 팔렸다. 30만~40만원대 항공권만 팔고 있더라"며 "미끼 상품으로 싼 항공권을 극소량 내놓고 대부분 비싸게 파는 것 아닌가 싶다. 차라리 외국 저비용 항공사처럼 기내식 등 모든 서비스를 유료화하고 항공료를 파격적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공항과 필리핀 클라크필드 사이를 오가는 직항 항공사는 현재 대형 항공사(FCC)인 아시아나항공과 저비용 항공사인 진에어, 둘 뿐이다.

 문제는 진에어와 같은 저비용 항공사는 소셜커머스 등을 통해 이미 몇 달 전부터 매우 싸게 항공권을 판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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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진에어 국제선에서 기내식으로 제공되는 '샌드위치'. 빵 안에는 슬라이스 치즈, 햄, 양상추가 전부다. (사진=독자 제공)
 때문에 출발일이 임박해 아시아나 항공에 마땅한 항공권이 없어 진에어 항공권을 사야 할 경우 동일한 여정의 아시아나보다 불과 5만~7만원밖에 싸지 않아도 구입해야 하는, '울며 겨자 먹는 사태'가 빚어진다.

 그러면서도 기내 서비스는 티켓 구매 가격과 상관없이 동일하게 제공된다. 이 때문에 티켓을 상대적으로 비싸게 산 승객들의 불만이 폭주하는 것이다.

 최근 저비용 항공사들이 '레드오션'인 국내선 시장을 떠나 아직 '블루오션'인 국제선 시장으로 이동, 대형 항공사와 경쟁에 나서고 있다. 최근 모두투어네트워크 집계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 국제선 이용객 세 명 중 한 명이 저비용 항공사를 선택할 정도로 이용객 수도 급증했다.

 그런 만큼 앞으로 이러한 문제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서울-제주 구간 등 일부 국내선 시장에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들이 제주항공, 진에어 등 저비용 항공사들의 공세에 밀려 수익성이 악화하자 운항 편 수를 대거 줄였던 것처럼 일부 국제선 노선에서도 저비용 항공사에 주도권을 빼앗긴 대형 항공사가 운항 편 수를 감축할 경우 어쩔 수 없이 저비용 항공사를 타게 되는 소비자, 특히 중·장년층의 피해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진에어 관계자는 "전 세계 모든 항공사가 탑승일, 체류 기간 등 다양한 이유로 가격을 몇 단계로 구분해 항공권을 판매하는데 가장 싼 것부터 먼저 팔리므로 늦게 구매할 경우 상대적으로 비싼 항공권을 사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같은 등급 좌석 승객들에게 항공권 구매 가격에 맞춰 서비스를 차등적으로 제공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항공·여행업계 한 인사는 "저비용 항공사는 '항공료가 저렴하다'는 것 외에 장점은 없다"며 "따라서 소비자는 최대한 저렴하게 항공권을 구매해야 하고, 부실하거나 비싸게 팔리는 기내식 등에 대항해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각종 먹거리와 담요·베개·슬리퍼 등 편의용품을 직접 지참해야 하는 등 불편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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