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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똑똑한 결정을 부르는 생각법…'생각공유'외 2권

등록 2015-11-09 07:00:00   최종수정 2016-12-28 15: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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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시내 기자 =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이 온다. 오늘의 점심 메뉴 같은 사소한 것부터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영향을 주는 중대한 결정까지 무수한 선택의 기로에 선다. 그리고 그것들이 모여 현재의 내 삶을 만든다.

 그렇다면 결정의 옳고 그름은 어디에서 비롯될까. 바로 ‘생각’이다. 모두가 그 중요성을 알지만, 아무나 제대로 된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일까. 출판가에는 ‘생각법’을 담은 갖가지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 중 좀 더 특이한 생각법을 다룬 책들을 모았다.

◇생각공유…리오르 조레프 지음/ 박종성 옮김/ 와이즈베리 펴냄/ 288쪽/ 1만4000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이 있다. 어떤 어려운 문제라도 여러 사람이 힘을 모으면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저자 리오르 조레프는 그 힘이 ‘생각’에도 적용된다고 말한다. “함께 생각하면 더 똑똑해진다”는 얘기다. 그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소비자 및 온라인 서비스 담당 부사장으로 14년간 역임한 디지털 마케팅 혁신 전문가다.

 어느 일요일, 드보라는 네 살배기 아들 레오가 열이 나고 몸에 발진이 돋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근 응급실을 찾는다. 대기실에서 기다리면서 그녀는 페이스북에 아들의 상태를 업데이트한다. 응급실 의사는 레오에게 ‘연쇄상구균 감염’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드보라는 또 페이스북에 이를 기록한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 레오의 병세는 나아지지 않는다.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서 검사를 받으면서 그녀는 수시로 페이스북에 아들의 상태를 업데이트한다. 그녀의 글을 본 페이스북 친구 중 한 명이 연락해온다. 레오가 ‘가와사키병’에 걸렸던 자기 아들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니 큰 병원에 가보라는 것이었다. 의사인 또 다른 페이스북 친구도 같은 병이 의심된다고 말한다. 드보라는 레오를 대형병원으로 데려갔고, 무사히 가와사키병을 치료할 수 있었다. 가와사키병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인 드보라가 ‘생각공유(mind sharing)’에 참여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생각공유’란 생각의 범주를 ‘나’가 아닌 ‘우리’로 확장해 대중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하는 것이다. 저자는 생각공유를 하면 “주관적인 감정이 배제된 상태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능력을 획득할 수 있다”(12쪽)고 말한다.

 사실 ‘생각공유’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등장 이전부터 존재했다. 예전부터 우리는 고민이 있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객관적인 의견을 물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얻었다. 수많은 보통사람의 의견을 통해 결정을 내렸다. 이러한 방법이 SNS를 만나 더 많은 사람의 의견을 더 손쉽고, 정확하게 들을 수 있게 되면서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언뜻 들으면 비전문가인 사람들이 얼마나 옳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이 물음에 저자는 2012년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강연에서 ‘생각공유’를 설명하기 위해 한 흥미로운 실험을 소개한다. 이 실험은 1907년 세계 유명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된 내용을 재현한 것이다.

 저자는 살아있는 황소를 무대 위로 데리고 나와 청중에게 무게를 추측해 보게 했다. 500명이 넘는 청중은 최소 140㎏에서 최대 3.6t까지 제각각 무게를 말했다. 이들의 추정치를 모아 평균을 내니 813㎏이었다. 황소의 실제 무게는 얼마였을까? 평균 추정치와 단 1㎏의 차이만 있는 814㎏이었다. 집단으로서의 청중이 그 어떤 황소 전문가 못지않은 답을 내놓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 ‘생각공유’의 기술을 어떻게 연마해야 할까. 저자는 이 책에서 나만의 인적 네트워크 구축하는 법, 생각공유로 커리어를 쌓는 법, 디지털 인맥관리를 하는 법, 크라우드(대중)에게 올바른 질문을 하는 법, 일상생활에 생각공유를 이용하는 법 등 구체적인 기술을 소개한다.

 이 책이 만들어진 과정에도 ‘생각공유’가 적용됐다. 저자가 당시 강연을 성공리에 마친 뒤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바로 “다음 꿈은 무엇인가요?”였다. 저자는 곧바로 “제 다음 꿈은 무엇이 돼야 할까요?”라고 SNS에 질문을 올렸고, 한 사람이 책 출간을 제안했다. 자동으로 저자의 다음 꿈이 생긴 것이다.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사람이 저자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이 혼자가 아닌 “수천 명의 똑똑한 사람들이 공동으로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말한다. 모두가 함께 지혜로워지는 법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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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단사고…고모리야 구니오 지음/ 권누리 옮김/ 학고재 펴냄/ 232쪽/ 1만2000원

 우리는 ‘스티브 잡스’ 같은 천재가 되기를 꿈꾼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우리가 목표로 삼아야 하는 사람은 팀 쿡이라고 말한다. ‘숙단사고(熟斷思考)’를 통한 의사결정으로 “천재가 없어도 계속 돌아갈 수 있는, 확실하게 성장이 가능한 조직을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51쪽)는 것이다.

 실력파 컨설턴트인 저자가 미국과 일본에서 1만3000명 이상의 경영자와 직장인에게 알려준 결정적 노하우를 이 책에 담았다.

 저자가 말하는 ‘숙단사고’란 어떠한 중요한 과제와 마주했을 때 허락된 시간 안에 그 문제를 신중하게 생각해 질 높은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한 사고 체계다. 그는 천재가 아닌 평범한 사람도 제대로 된 숙단사고 훈련만 받는다면 다양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사고법은 회사나 조직뿐만 아니라 취업·결혼 등 개인의 결정에도 적용 가능하다.

 ▲숙단사고를 적용해야 할 과제 나열 ▲과제의 목적·전망·범위에 관한 프레임 설정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선택지 작성 ▲나쁜 결과를 예상한 시나리오 만들기 ▲무엇을 포기하고 지킬지 가치판단 척도 세우기 ▲이 모든 과정을 바탕으로 한 의사 결정 등 총 6단계에 걸친 숙단사고법을 알려준다.

 각 장 끝 부분에 가상인물을 등장시킨 ‘CASE STUDY’를 첨부해 어떤 식으로 숙단사고를 해야 하는지 보기 쉽게 설명했다.

◇거꾸로 생각하기…롭 판 하스트레트 외 지음/ 박다솜 옮김/ 카시오페아 펴냄/ 184쪽/ 1만3000원

 기업의 경영자나 구성원들이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지침서다. 이들은 신상품 개발에서부터 매출상승해법, 잠재적인 갈등 해결, 비전과 목표 수립 등 수많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똑똑한 사람들이 여러 결정을 내린다. 그렇지만 그 결과가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이 책은 똑똑한 사람들의 좋은 의견이 실패로 돌아가는 이유는 애초에 문제에 대한 접근법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보통 문제가 생기면 이를 정의하고, 여러 분석을 거쳐 마지막에 몇 가지 해법을 내놓는 순서로 진행된다. 이 접근법의 단점은 목표가 불명확하고, 해법보다 문제에 더 오랜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색다른 접근법을 제안한다. 바로 ‘거꾸로 생각하기’이다. 이 접근법은 문제가 아니라 목표와 비전에서 시작한다. 또 문제 진단보다 잠재적 해법에 집중하고, 분석 역시 문제를 샅샅이 훑어보는 것보다 해법을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궁극적으로 방향을 제시하거나 결정을 내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을 움직이게 한다.

 저자는 문제 자체보다 목표와 비전에 중심을 두는 ‘거꾸로 생각하기’, 논리와 팩트를 검증해 태도 변화를 이끄는 ‘합리적 의혹 넘어서기’, 사람들을 움직이는 ‘행동 개입’ 등 세 가지 원칙에 따라 구체적 기술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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