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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그 아버지 뭐하시노"②]'로스쿨' 고위층 자녀, 취업은 '따놓은 당상'

등록 2015-11-20 08:05:02   최종수정 2016-12-28 15:5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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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정아 기자 = 19일 뉴시스가 바른기회연구소를 통해 로스쿨에 입학한 일부 학생들의 명단을 확보한 결과 정치권과 기업인,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고위층'이라고 불릴만한 인사들의 자녀가 대거 로스쿨에 입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는 이들의 명단을 입수해 부와 권력이 세습되는 '사회적 구조'의 문제에 대해 이해를 돕기 위해 공개하기로 했다. 선출직과 정무직 공무원, 정치인 등 공인은 실명으로 했으며, 그외 명단은 익명으로 처리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로스쿨 입학부터 취업까지 '아버지'의 역할은 중요한 것 같다. 로스쿨을 거쳐 부모와 관련된 회사에 취직하거나 아예 학교부터 부모가 교수인 학교를 선택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의 공부와 취업에도 흘린 땀이 적지 않았겠지만 '흙수저'로 표현되는 보통 학생들과는 출발선과 결과가 달랐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워보인다.

 19일 뉴시스가 바른기회연구소를 통해 확인해보니 고위층 자녀들이 로스쿨을 거쳐 부모와 관련된 회사에 취직하는 일이 많다.

 ◇아버지 학교에서 공부하고 아버지 회사에 취직한다

 우선 차관급인 남일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의 아들은 고려대 로스쿨을 나와 감사원에 들어갔다. 역시 B모 전 감사원 국장의 아들도 서울대 로스쿨을 수료한 뒤 감사원에 취직했다.

 서현수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의 딸은 법무법인 삼우에 입사했다. 삼우는 서 전 청장이 고문으로 재직 중인 회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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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정아 기자 = 19일 뉴시스가 바른기회연구소를 통해 로스쿨에 입학한 일부 학생들의 명단을 확보한 결과 정치권과 기업인,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고위층'이라고 불릴만한 인사들의 자녀가 대거 로스쿨에 입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는 이들의 명단을 입수해 부와 권력이 세습되는 '사회적 구조'의 문제에 대해 이해를 돕기 위해 공개하기로 했다. 선출직과 정무직 공무원, 정치인 등 공인은 실명으로 했으며, 그외 명단은 익명으로 처리했다. [email protected]
 현병철 전 국가인권위원장의 아들과 딸은 한양대 법학과에 입학했는데, 상당한 장학금을 받으면서 공부해 논란이 됐었다. 한양대는 현 전 인권위원장이 20년 넘게 재직한 곳이다.

 현 전 인권위원장의 아들과 딸은 한양대에 다니면서 등록금에 대한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교직원 자녀에 대한 장학금이 명목이었다. 또 현 인권위원장의 아들은 한양대 로스쿨에서도 상당한 장학금을 받았다. 현 전 인권위원장의 아들은 2010년 한양대 로스쿨에 입학했는데, 입학금 1028만원  중 277만5600원을 감면받았고,  2학기에는 등록금 925만2000원을 전액 지원받았다.  이어 2011년도 1학기에도 672만8400원, 2011년도 2학기에는 480만6000원 각각 장학금으로 받았다.

 법조인 쪽에서는 주로 부모의 직장과 연관있는 법무법인에 취직하는 일이 많았다. 법무법인 명장의 대표변호사 김모씨의 아들은 고려대 로스쿨을 나와 아버지가 일하는 회사에 입사했고, 율촌의 파트너 변호사로 있는 이모씨의 딸 역시 서울대 로스쿨을 수료하고 율촌에 들어갔다.

 김앤장에서 일하는 김모씨의 아들 또한 연세대 로스쿨을 수료하고 김앤장에 입사했다. 법무법인 세경의 대표변호사를 아버지로 둔 최모씨는 부산대 로스쿨을 나와 같은 회사에 입사할 수 있었다.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역임한 목영준씨의 사례는 조금 더 특이했다. 서울대 로스쿨을 수료한 아들이 먼저 김앤장에 입사하고, 1년 뒤에 목씨도 김앤장에 영입됐다. 법조계에서는 목 전 재판관을 영입하기 위해 아들을 먼저 채용한 것이 아니냐는 뒷얘기가 나왔었다. 이외에도 대한변협 부회장 오모씨의 딸은 전남대 로스쿨을 나와 대한변협 법률구조재단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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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정아 기자 = 19일 뉴시스가 바른기회연구소를 통해 로스쿨에 입학한 일부 학생들의 명단을 확보한 결과 정치권과 기업인,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고위층'이라고 불릴만한 인사들의 자녀가 대거 로스쿨에 입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는 이들의 명단을 입수해 부와 권력이 세습되는 '사회적 구조'의 문제에 대해 이해를 돕기 위해 공개하기로 했다. 선출직과 정무직 공무원, 정치인 등 공인은 실명으로 했으며, 그외 명단은 익명으로 처리했다. [email protected]
 학계에서는 주로 아버지가 교수로 재직 중인 학교에 자녀들이 입학하는 경우가 많았다. 법조인들 사이에서는 로스쿨 교수들끼리 '학생 품앗이'를 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로스쿨 교수들끼리 서로 상대 학교에 자녀들을 입학시켜주는 것이다.

 로스쿨 학생들이 3년동안 공부하면서 상당한 경쟁의 압박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녀가 '부모가 교수'인 학교에 입학하는 것은 상당한 오해를 부를 수 있다.

 연세법조회 회장을 지낸 K씨의 딸은 연세대 로스쿨에서 공부를 마쳤고 고려대 로스쿨 교수인 김모씨의 아들, 지모씨의 아들, 하모씨의 딸도 아버지와 같은 학교에서 공부했다.

 전남대 로스쿨 원장의 딸도 아버지와 같은 학교 로스쿨에 입학했다. 경희대, 건국대, 연세대 동아대에서도 교수의 자녀가 입학해 공부하는 일이 있었고 부산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 중인 배모씨의 딸과 아들은 모두 부산대 로스쿨에 들어갔다.

 실제로 로스쿨에 입학한 학생이 아버지의 수업으로 학점을 따는 일도 있었다. 고려대 로스쿨에 입학한 K씨는 재학하면서 아버지의 헌법 수업을 들어서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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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정아 기자 = 19일 뉴시스가 바른기회연구소를 통해 로스쿨에 입학한 일부 학생들의 명단을 확보한 결과 정치권과 기업인,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고위층'이라고 불릴만한 인사들의 자녀가 대거 로스쿨에 입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는 이들의 명단을 입수해 부와 권력이 세습되는 '사회적 구조'의 문제에 대해 이해를 돕기 위해 공개하기로 했다. 선출직과 정무직 공무원, 정치인 등 공인은 실명으로 했으며, 그외 명단은 익명으로 처리했다. [email protected]
 재계에서도 로스쿨을 수료한 자녀들이 아버지의 회사나 같은 계열사에 입사한 사례가 많다. 삼성전자 부사장을 지낸 김모씨의 딸과 삼성물산 상무를 지낸 강모씨의 딸은 모두 삼성전자에 입사했고, 제일모직 전직 임원의 딸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입사했다.

 정치권에서는 여당의 유력 정치인이었던 A씨의 아들이 법조계에서 한때 화제가 됐다고 한다. A씨의 아들은 10년동안 사법시험에 도전했으나 합격하지 못했고, 결국 로스쿨에 입학했다. 로스쿨에 입학한 아들 H씨는 3년 공부를 마치고 대형로펌으로 꼽히는 세종에 입사했고, 다시 1년만에 검사로 특별채용됐다.

 ◇변호사시험 합격도 전에 취직하는 '금수저'

 변호사시험에 합격하기도 전에 대형 로펌에 취직하는 사례도 많았다. 그런데 이들 중 일부는 취직에 성공하고 나서 정작 변호사시험에서 탈락해 주위를 곤혹스럽게 했다.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D씨의 아들은 로스쿨에 입학한지, 1년만에 법무법인 태평양에 특채로 채용되 구설수에 오르기도했다. 군대도 가지 않았고, 로스쿨 1학년에 불과한 학생을 먼저 채용한 것이다. 일반 학생이었다면 특별히 뛰어난 '수재'가 아니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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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정아 기자 = 19일 뉴시스가 바른기회연구소를 통해 로스쿨에 입학한 일부 학생들의 명단을 확보한 결과 정치권과 기업인,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고위층'이라고 불릴만한 인사들의 자녀가 대거 로스쿨에 입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는 이들의 명단을 입수해 부와 권력이 세습되는 '사회적 구조'의 문제에 대해 이해를 돕기 위해 공개하기로 했다. 선출직과 정무직 공무원, 정치인 등 공인은 실명으로 했으며, 그외 명단은 익명으로 처리했다. [email protected]
 서울행정법원장이었던 K씨의 아들도 군미필인 로스쿨 2년차에 법무법인 세종에 입사를 확정했고, G변호사의 딸은 역시 유명 법무법인에 채용이 확정됐으나, 변호사시험에 떨어져서 입사가 취소되는 일도 있었다.

 야당의 유력 정치인 J씨의 딸은 고려대 로스쿨을 나와 삼성전자 법무팀에 입사했다.그러나 그는 입사 뒤 치른 변호사시험에서 떨어졌다. 서울대 로스쿨 모 교수의 딸도 김앤장에 입사를 확정했지만, 정작 변호사시험에서 떨어졌다.

 이에 대해 변호사 A씨는 "로스쿨이 생긴지 7년째가 되는데 고관대작의 자녀들이 입학하고 취업한 일부가 이 정도"라며 "우리 사회에서 법조인은 어디를 가더라도 인정받을 수 있는 직업이자 신분이고, 로스쿨은 부모의 지위를 대물림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수단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A씨는 "학교와 기업들이 입학할 때부터 자기 학교에 얼마나 기여를 할 수 있느냐를 보고, 취업을 할 때도 아버지의 신분을 보는 것이 현실"이라며 "일부 로펌은 아예 드러내놓고 고위층 자녀를 채용하는 일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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