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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진불 살리기'나선 안철수…극복할 3가지 과제는?

등록 2015-12-17 05:00:00   최종수정 2016-12-28 16: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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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열린 희망나눔 연탄배달 봉사활동에 참석해 연탄을 나르고 있다. 2015.12.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을 전격 탈당, 혈혈단신으로 광야(廣野)에 선 안철수 의원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한때 유력한 대권 주자였던 그가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로부터 '꺼진 불씨'를 되살리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안철수신드롬'으로 새 정치를 원하는 '무당층'들을 결집시켰던 그지만, 이미 몇 차례의 시행착오를 겪은 상황이라 갈 길이 쉽지만은 않아보인다.

 정치권은 안 의원이 '자기세력화'에 앞서 우선 극복해야 할 과제로 3가지를 꼽는다.

 이미 두 차례 좌절한 자기세력의 신뢰를 되찾고, 정치인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일, 그리고 이미 식어버린 국민의 마음에 다시 불을 붙이는 일이다.

 ◇좌절했던 자기세력 신뢰 찾을까

 안철수 의원의 지지세력, 그 중에서도 조직화가 가능한 지지세력은 이미 두 차례 좌절을 맛봤다.

 그의 지지세력들은 2012년 9월 대선출마 선언 당시 급격하게 결집했다가 안 의원이 채 두 달도 안 돼 문재인 대표에게 양보하며 한 차례 좌절했고, 2013년 창당작업 당시 다시 모였지만 민주당과의 당대 당 합당으로 또다시 좌절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안 대표의 지지세력 중 다수가 등을 돌려 떠났거나, 새정치민주연합에 스며들어 흐지부지됐다.

 안철수 세력의 초기멤버인 금태섭 변호사는 이에 대해 자신의 자서전에서 당시 어마어마한 '허탈함'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당시 캠프와 창당작업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안 의원이 깃발을 들었고, 돈 한 푼 받지않고 몇 개월간 열정을 쏟았는데, 아무런 상의도 없이 갑자기 모든게 무너졌다"며 "우리를 동지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허탈감이 컸다"고 토로했다.

 안 의원이 합리적 개혁적 보수를 끌어안겠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신뢰를 되찾지 않고는 쉽지 않다.

 김성식 전 의원 등 여권 출신으로서 안 의원을 도왔던 이들이 민주당과의 합당 결정으로 큰 상처를 입었고, 이를 알고있는 보수세력으로서는 쉽사리 안 의원과 손을 잡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현역의원 동참, 어떻게 이끌어낼까

 촉망받는 대권주자라 해도, 탈당 후 현역의원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일례로 여권의 대선주자였던 손학규 전 새정치연합 고문이 2007년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에서 탈당할 때는 단 한 명의 현역의원도 동반 탈당하지 않았다.

 안 의원 역시 세 결집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탈당 당시에는 20~30명이 동반탈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16일 현재 대부분의 당 비주류들이 당 잔류를 결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안 의원의 최측근으로 과거 안 의원을 돕기위해 탈당했던 송호창 의원이 잔류를 결정한데 이어, 안 의원이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 김부겸 의원도 탈당을 부인했다. 

 안철수 의원은 송 의원의 당 잔류 결정과 관련, "나 때문에 이미 한 번 탈당했고, 이번에 하면 두번째 탈당이라 차마 요청하기 어려웠다"며 "본인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17일 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이 탈당할 가능성이 높지만, 호남권 비주류 대부분은 잔류에 무게를 싣고 있다.

 안 의원은 인재영입의 3대 원칙에 대해 ▲부패·막말·갑질에 대해 단호한 사람 ▲이분법적 사고를 가지지 않고 순혈주의·폐쇄주의에 빠지지 않은 사람 ▲수구보수가 아닌 사람을 꼽았다. 이는 현역의원이라고 해도 가려받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안철수 의원은 모여드는 사람을 붙잡지 못하는 것 같다"며 "함께 같은 목표를 가는 사람들이라는 동지의식을 갖고, 인간적인 친화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차가워진 국민마음 되돌릴 수 있을까

 '안철수신드롬'은 벌써 3년 전의 일이다. 2012년 당시 안 의원은 여당 대권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과의 양자대결에서도 한때 1위를 기록할만큼 높은 지지율을 확보했었다. 하지만 안 의원의 지지율은 얼마전까지 한자릿수에 머물러 왔고, 최근에야 겨우 10%대에 진입했다.

 안 의원이 현실정치에 발을 들여 국내 제1야당의 당 대표를 하고, 최근까지 문재인 대표와 끊임없는 '핑퐁게임'을 하는 등 정치경험을 쌓은 것은 안 의원 개인에게 자산이 됐지만, 안 의원의 지지층, 특히 무당층 일부는 '안철수도 똑같다'는 실망감을 느꼈다.

 안철수의 주된 지지층은 과거에도, 지금도 '무당층', '중도세력'이다. 쉽게 말하자면,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관심을 잃어버린 이들이다.

 뜨겁게 불타올랐다가 다시 식어버린 국민의 마음을 되찾는 것은, 특히 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무당층의 마음을 잡는 것은 가장 어렵고도 근본적인 과제다.

 안 의원 역시 '국민의 마음'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15일 부산과 17일 광주에 이어 다음주에는 대전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6일 "허허벌판에 혈혈단신으로 서 있고 나한테는 가장 어려운 선택을 했다"며 "국민들만 믿고, 국민들만 보고, 정치가 국민들을 두려워할 수 있게 하는 일을 꿋꿋이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안 의원이 다시 올라서기 위해서는 '땀'을 흘려야 한다"며 "국민 속 깊이 들어가, 함께 울고 웃고, 기쁨과 고통을 나누는 모습이 지금까지는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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