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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고향, 전남여수에 구현되고 있다…관광두레

등록 2015-12-21 07:15:00   최종수정 2016-12-28 16: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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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뉴시스】이순신 대교
【여수=뉴시스】신효령 기자 = "관광두레 PD가 내가 생각했던 멘토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공예는 홍보가 굉장히 중요한데, 관광두레 홍보 기능이 최고다."

 김선옥 용문도예 공동대표는 전라남도 여수시 공화남2길 맛집 '여수1923'에서 이 같이 말했다. 정태균 관광두레 여수 PD와 임채욱 용문도예 공동대표, 백환선 목련공방 대표, 장경호 여수시청 관광과 팀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김 대표는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제16회 대한민국 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공예와 체험 상품과 이미 만들어져있다. 우리 회원 중에서도 펜션을 운영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것을 관광두레에서 많이 홍보해주고 책자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관광두레는 주민공동체 기반의 관광사업체를 창업·육성해 지역 관광자원의 연계 및 지속적 성장을 유도하는 새로운 지역관광개발 모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13년 8월부터 추진 중이다. 주민과 소통 없는 난개발로 사회적 갈등이 야기되는 현실에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관광 패러다임이 절실하다는 데서 출발했다.   

 그동안의 관광개발사업이 행정 주도, 시설 중심이었다면 관광두레는 지역주민의 자발적·주도적 참여를 바탕으로 지역 고유의 자원을 활용하되 관광객의 요구에 부합한 관광 사업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관광'이라는 비즈니스와 '두레' 라는 전통적인 공동체 문화를 결합한 것이다. 주민공동체가 경영하는 관광사업체 간 두레(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경쟁력을 높여 지속적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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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뉴시스】여수 밤바다
 정태균 PD는 "관광산업이 시설 확충에 치중하다보니 정작 해당 지역 주민들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소외되고 있다"며 "관광두레는 운영의 주체가 되는 현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건들을 파악한 후에 행정과 전문가들이 지원하는 형태로 순서를 바꾸자는 것이다"고 말했다. "지역사회 공통의 문제가 지금은 관광이 되어버렸다. 그 문제를 해결하는 파트너로서 주민들을 인정하게 됐다는 점에서 관광두레 역할이 큰 것 같다. 특히 작년과 올해는 여수의 미래를 지속가능한 관광자원을 보유한 섬 지역에 두고 주민공동체 복원과 지역자원을 파악해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을 재발견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여수관광두레는 주민주도 관광을 준비하기 위해 각종 자료의 객관적 분석과 전문가 집단의 지역진단을 거쳐 주민주도 기반조성을 위해 의제와 전략을 설정했다. 분야별, 지역별, 주체별로 7개 육성조직이 구성돼 있다.

 여수 관광두레 주민사업체 '수-레인보우협동조합'은 지난달 23일 여수 맛집 '여수1923'을 열었다. 여수엑스포장을 가로질러 원도심 골목을 5분만 걸어 들어오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식당 내부에는 여수 근대화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사진이 전시돼 있다.

 "여수항은 1918년 여수항(구항)이 지정됐고, 1923년 지금의 신항이 개항됐다"며 "1949년 6월 29일 여수항이 국제항으로 승격됐다. 일제강점기 여수를 콘셉트로 '여수 1923'을 열었다."(정태균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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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뉴시스】여수관광두레, 수레인보우협동조합 '여수1923'
 "여수에 오면 꼭 먹고 싶은 음식인 돌산 갓김치, 간장게장 등 여수 사람들이 먹었던 음식들을 메뉴화하자는 데에서 출발했다. 여수정식, 동정정식 등 총 4가지 정식메뉴가 마련돼 있다. '여수 1923'이 여수 역사와 음식 문화를 알리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양선남 이사)

 국보 제304호인 여수 진남관은 여수의 상징이다. 진남관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1545~1598)이 지휘소로 사용한 진해루가 있던 자리에, 1599년(선조 32) 조선시대 삼도수군통제사였던 이시언에 의해 건립됐다. 현재의 건물은 1716년(숙종 42) 화재로 불탄 것을 1718년(숙종 44) 전라좌수사 이제면이 이순신 전사 120년이 되는 해를 기려서 다시 세운 것이다.

 이후 일제강점기인 1911년에 여수공립보통학교 등으로 사용되면서 크게 훼손됐다. '남쪽의 왜적을 진압해 나라를 평안하게 한다'는 뜻을 가진 진남관의 중건기는 1953년 보수 공사 중에 발견됐는데, 글씨는 중건 당시에 이제면이 썼다. 이순신 장군의 면모가 곳곳에 서려 있는 핵심적인 유적으로, 현재까지 남아 있는 지방 관아 건물 중에서 가장 크다.

 비렁길 생태탐방로로 유명해진 금오도에는 마을주민 전체가 참여하는 '영농조합법인 버들인'을 결성해 폐교를 리모델링한 캠핑장 운영을 준비중이다. 금오열도의 로컬푸드를 유통하고, 금오도 내의 모든 마을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영어영농조합법인 금오도'가 청년들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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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뉴시스】여수 금오도
 금오도와 다리로 연결된 안도에는 국립공원 명품마을의 생태자원을 보존하고 활용해 어가펜션, 어가민박, 어가식당 등을 주식회사로 경영하고 있는 '동고지 명품마을주식회사'가 있다. 전복과 막걸리가 유명한 개도는 주말에 만나는 섬마을 사람들을 주제로 농어촌 휴양마을로 지정됐다.

 여수 여자만은 생태휴양관광을 주제로 지역의 생태예술가와 공예작가들이 중심이 되어 '여자만 사람들'로 조직화되어 있다. 향후 생태체험여행과 공동 체험, 전시판매장 등을 구상 중이다.

 "여수, 순천, 고흥을 둘러싸고 있는 바다만 이름이 여자만이다. 여수 서부권인데 아직 관광객들의 발길이 많지 않은 곳이다. 주민 주도로 먼저 준비해보자고 했다. 생태휴양 관광을 콘셉트로 계획이 세워져있다. 사업자협동조합 형태로 발전시켜 여자만 인근 소라면과 화양면 일대의 도예체험장, 천연염색체험장, 한지공예, 인테리어공예, 펜션과 찻집 등을 운영하는 작가와 사업자들이 모여 여자만 생태체험 통합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정태균 PD)

 "사실 여수에 관광객들이 상당히 많이 온다. 교육기관에서는 여자만에 체험학습을 오는데, 일반 관광객은 드라이브 코스로 스쳐지나간다. 여자만을 관광객들이 여행 와서 머물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김선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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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뉴시스】여수 돌산갓김치
 "그간 옆 집도 잘 모를 정도로 바쁘게 지냈다. 하지만 관광두레를 통해서 단체를 만들고 나니까 서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한 마디로 주민들에게 생기가 돌았다. 여기에는 정태균 PD의 공이 크다."(백환선 대표)

 여수의 섬과 연안, 원도심에서 움직이고 있는 관광두레 육성조직을 든든히 이끌고 지원하는 '디스커버리 인여수(DISCOVERY IN YEOSU)'가 있다. 여수 주민주도 관광상품 개발을 위해 자원조사·기획과 코스를 디자인하고, 직접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전문가 집단이다. 

 정 PD는 "새로운 게 아니라 과거에 해왔던 것이다. 조상들은 두레나 품앗이 형태로 일을 했다. 그게 수산업이었고 수산업에서 관광으로 바뀌어지는 것뿐이다"고 했다. "전통사회에서 두레는 지역사회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바다에 고기를 잡으러 나가는 선단에는 선주와 선원, 갑판장, 기관장, 화장 등 각자의 역할이 있다. 배 한 척을 띄우기 위해서는 식량과 기름 등 만반의 준비를 한다. 또 풍어제를 지내는 등 마을 공동체가 정성을 다해 준비한다. 각자 역할이 있는 것이다."

 그는 "방문객은 밀려드는데 일부 식당이나 숙박업소만 이득을 가져가는 구조에서 지역상황에 맞게 차츰 공존하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주민들이 책임있는 운영주체를 만들어 함께 준비하고 나누면 지역 공동체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된다. 각 분야의 지역전문가들이 도움을 주고 있는 '여수 관광두레 멘토단'과 함께하고 있는 이유도 관광두레의 가치 확산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모두의 실천 방법으로 가져가 보고 싶기 때문이다."

 정 PD는 "여수관광두레는 '미래의 고향'을 만드는 지속가능한 개념"이라며 "누구나 고향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지 않나. 여수 가는 길로 고향 가는 느낌을 갖게 하고 싶다. 아이들에게 미래의 고향은 이런 곳이었으면 좋겠다는 설렘과 포근함을 간직한 도시 그리고 섬이 되었으면 좋겠다. 관광두레는 그런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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