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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눈꽃'이 제일 예쁠까…태백·덕유·소백산 '삼색매력'

등록 2015-12-30 09:23:54   최종수정 2016-12-28 1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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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태백산 겨울 풍광. (사진=태백산 도립공원관리사무소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눈꽃'의 계절이 돌아왔다. 겨울 산행의 백미는 상고대가 연출하는 장관이다. 상고대는 대기 중의 수증기가 냉각되면서 나무 등에 얼어붙은 현상을 말한다. 나뭇가지마다 하얗게 얼어붙은 상고대층은 얼음 왕국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부를 만큼 장관을 연출한다.  

 겨울산행은 어디가 좋을까. 우열을 가르기 힘들지만, 겨울산행의 대표적인 명소로 꼽히는 세 곳을 추천한다.

 ◇초보자도 갈만한 태백산, '눈꽃'의 진수  

 태백산은 겨울산행의 대표적인 명소로 꼽힌다.  태백산은 예로부터 '삼한의 명산' '전국 12대 명산' 중 하나로 꼽혔다. '민족의 영산'이라고도 불린다.

 다른 겨울 산보다 쉬운 코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초보자도 아이젠만 있으면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쉽고 편한 길을 갖고 있다.

 정상인 천제단이 1567m인데 입산부터 정상까지 2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하산은 1시간30분이면 된다. 산행을 시작하는 지점이 이미 해발 1000m에 가까우므로 가능한 일이다. 참고로 태백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도시다. 오죽하면 이곳에서 선풍기, 모기향 장사를 하지 말라고 할까. 여름에도 선선한 날씨를 보여 덥지 않고, 모기 걱정도 없기 때문이란다.

 유일사 매표소에서 출발, 유일사 쉼터(갈림길)를 지나 주목 군락지를 거친 다음 천제단에 이르는 것이 대표적인 코스다.

 알아두면 좋을 팁이 있다. 매표소에서 산행을 시작한 뒤 1시간30분정도 오르면 쉼터가 나온다. 이 갈림길에는 유일사가 운영하는 매점이 있다. 라면과 어묵, 간단한 과자등을 살 수 있으며, 주위의 벤치에서 먹을 수도 있다. 추운 겨울에 뜨거운 라면과 어묵을 먹을 수 있는 것도 태백산 산행의 즐거움 중 하나다.

 이 쉼터에서 태백산 산행의 백미인 주목 군락지까지는 30분 정도 걸린다. 계단으로 이어진 다소 가파른 길을 지나게 되는데, 태백산 산행에서 숨이 차는 것은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보면 된다.

 주목 군락지의 설경은 황홀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장관이다.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이라는 주목 2800여 그루가 자생하는데 나무마다 눈꽃이 핀다. 군락지를 거쳐 능선을 조금 지나면 천제단을 만난다. 둘레 27m, 폭 8m, 높이 3m의 자연석으로 쌓은 원형 돌 제단이다. 삼국사기에 왕이 천제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다.

 그렇다면 태백산은 언제 가는 것이 가장 좋을까. 주민으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가 있다. 주목 군락지의 설경은 매년 1월 말이나 2월 초가 돼야 절정에 이른다. 태백시 지역은 날씨가 풀리지만, 산 정상은 아직 춥기 때문이다. 따뜻한 공기가 위로 올라가다 추운 산 정상을 지나며 얼어 붙는다. 이때 태백산을 찾으면 '눈꽃'을 볼 확률이 다소 높아진다고 할 수 있겠다.

 ◇덕유산, 장중하고 빼어난 경치...곤돌라 이용하면 초보자도 '만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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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덕유산의 상고대. (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email protected]
 덕유산은 전북 무주군과 장수군, 경남 거창군과 함양군에 걸쳐있는 산이다. '덕이 많고 너그러운 모산(母山)'이라는 이름답게 정상인 향적봉을 중심으로 펼쳐진 장중한 능선이 볼 만하다.

 절대로 쉽게 볼 산은 아니다. 코스에 따라 다르나 난도가 있는 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특히 겨울에 산을 오르는 것이 다른 계절보다 힘들다는 것을 생각하면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 실제 덕유산에서는 최근 안타까운 조난 사망사고가 있었다. 최근 한 산악회 회원들이 덕유산을 오르다 조난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했다.

 덕유산의 대표적인 산행 코스는 구천동 탐방지원센터에서 월하탄, 인월담, 백련사를 지나 향적봉에 오르는 길이다. 우선 입산에서 백련사까지 1시간30분이 걸리는데 평지 같은 길이니 쉬엄쉬엄 가면 된다.

 백련사를 지나면 다소 길이 험해진다. 이곳에서 향적봉까지 다시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주변 경치는 길 경사도에 비례해 좋은 법. 정상에 다가갈수록 눈이 많이 쌓여 있고, 주변 경치도 확 트인다. 입산부터 향적봉까지 넉넉잡아 4시간이면 오를 수 있다.

 정상에 다가갈수록 덕유산은 마치 히말라야 산맥의 고봉들을 연상케 한다. 장중하게 이어진,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눈가루를 흩날린다. 덕유산이 겨울산행으로 유명한 이유는 오히려 남부지방에 위치해 따뜻한 날씨를 가졌기 때문이다. 서해의 습한 대기가 소백산을 넘으면서 많은 눈을 뿌리고, 얼어붙는다고 한다.

 덕유산에서는 4가지 눈꽃을 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눈꽃은 상고대가 만든다. 덕유산은 따뜻하고 온도 높낮이 차이가 큰 날씨 덕분에 상고대가 자주 열린다.

 서리꽃은 새벽에 산을 오르면 볼 수 있다. 밤 사이 내린 서리가 나뭇가지에 달라붙어 언 눈꽃이다.

 빙화는 초봄에 볼 수 있는 얼음꽃이다. 산 능선에 비가 내리다 급격한 온도 변화로 나뭇가지에 얼음이 달라붙는 현상이다. 마지막으로 눈꽃은 눈이 나뭇가지에 내려 앉아 얼어붙은 것을 말한다.

 하산할 때는 향적봉에서 중봉을 거쳐 백련사로 가는 방법을 많이 이용한다. 중봉까지는 30분, 백련사까지는 한 시간 정도 걸린다.

 산행이 힘들거나 두려운 사람이라면 무주리조트 곤돌라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곤돌라를 타면 향적봉 700m 앞 설천봉까지 바로 갈 수 있다. 곤돌라를 타고 가도 겨울 왕국에 온 것 같은 장관을 볼 수 있으니 즐겨 볼 만하다. 특히 향적봉에서 설천봉까지의 길이 가장 아름다우니 '오르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는 등산인이 아니라면 곤돌라를 이용하는 것도 꽤 좋은 선택지다.

 덕유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손영조 과장은 "덕유산 눈꽃은 전국적으로 많은 사람이 최고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객관적으로 봐도 시간과 날씨에 따라 덕유산이 좋을 때가 많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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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소백산 능선을 따라 펼쳐진 설경. (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email protected]
 ◇소백산, '7성급 대피소' 만나볼까

 소백산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겨울철이면 하얀 눈을 머리에 얹는다. 겨울산행의 대표적인 명산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달 16일 제2연화봉 대피소가 문을 열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립공원 중 지리산, 덕유산, 설악산에 이어  네 번째다. 같은 달 18일과 19일에는 예약률이 100%를 기록했으며, 평일에도 평균 30%에 가까운 예약률을 보인다.

 17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이 대피소는 빼어난 조망과 함께 가족실, 탐방안내소 등을 갖춰 등산객들이 반기고 있다. '7성급 대피소'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산행코스도 죽령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해 제2연화봉 대피소를 지나는 길이 대표적이다. 2시간가량 걸린다.

 죽령에서 연화봉까지는 7㎞다. 꽤 길고 다소 지루하지만, 완만하고 쉽다. 대부분 콘크리트 도로다. 원래 죽령에서 천문대로 가는 자동차 길이기 때문이다. 희방사로 오르는 길은 짧으나 급경사다. 두 코스 모두 연화봉에 오르는 시간은 비슷하니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되지만, 겨울산행으로는 죽령길을 추천한다.

 제2연화봉에서 정상인 비로봉까지는 2시간20분 정도면 된다. 소백산 능선의 경치는 이때부터다. 상고대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또 최초의 국립천문대인 '소백산 천문대'를 지나칠 수 있다.

 특히 비로봉 서북쪽에 주목 군락지가 있다. 1만여 평 대지에 수령 200~600년의 나무 수천 그루가 자생한다. 눈과 바람이 만나 만들어내는 이 군락의 특이한 눈꽃은 다른 산에서는 보기 힘들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백산국립공원 정길순 행정과장은 "소백산에서 온 지 1년 정도 됐는데 상당히 큰 산이지만, 이름에 소자가 들어가서 그런지 처음에는 작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소백산은 푸근한 느낌의 육산이고 웅장한 능선이 참 좋다. 설경이 참 예쁘게 나오는 산이다"며 "주능선에 바람을 막아주는 나무가 거의 없어 몹시 추운데 등산객은 오히려 그런 것을 즐기러 온다"고 귀띔했다. 그는 "유명한 산이 많지만,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만든 겨울 홍보영상 메인에는 소백산이 나온다"면서 "소백산 설경이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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