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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희의 한류문화론]중국집 잘 되니 '짜장라면'도 원조라 하네

등록 2016-01-12 09:45:44   최종수정 2016-12-28 16: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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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문화 콘텐츠는 곧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국가 브랜드 및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중국 내 한류, 다시 말하면 한국 내 문화 콘텐츠가 활발하게 성장함에 따라 여기저기서 비전문가가 판을 치고 있다.

 나의 스승이신 '한국 연극의 대가' 이윤택 선생님은 이렇게 설파했다. "무대에 서보지도 못하고 걸을 수도 없는 사람이 무슨 배우냐"고.

 필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요지는 중국 속 한류를 중국에서의 현장 경험 혹은 한국에서의 데이터만으로 평가하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데이터만으로 이야기하다 보면 현실과 다른 부분이 부지기수다. 그러한 오류 탓에 문화 비즈니스에서도 오류가 발생하고, 나아가 창조경제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필자의 경험을 통해서 이야기하면 한국 배우가 중국 영화에 캐스팅될 때 중간 브로커만 4명이 있는 경우도 봤다. 이러니 한국 내 좋은 배우들은 중국 시장 진출이 힘들어지고, 중국 관계자들은 한국 사람들은 돈만 밝힌다는 인상만 받고 있다.

 이러한 일이 종종 일어나기 때문에 중국에서의 외국 스태프와 배우 쿼터제를 만들어 제한하고 있다. 전문성 문제가 아니라 도덕성 문제다.

 필자는 예술인이다. 하지만 이쪽 바닥에는 예술인이 아닌 '예술'이라는 탈을 쓰고 사업하는 비즈니스맨이 너무 많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한류' '문화 콘텐츠 강국' 이미지를 좀 먹는 행동이다. 한류 전문 라이센스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왕 한류 비즈니스를 한다면 정확성과 경험 및 정확한 관련성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

 이 글을 쓰기 직전에도 웨이신을 통해 문자가 왔다. 한국, 중국 가수 그룹을 결성할 예정이니 제자 중 경험 있는 친구들을 추천해 달라는 이야기다. 곧바로 통화해 사연을 들어보니 한국 내 매니지먼트를 통하면 준비된 친구들을 영입할 수 있지만, 너무 조건이 까다로운 데다 계약금을 많이 달라고 요구해 응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중국 친구들이 이야기한 국내 매니지먼트사가 마침 본인이 알고 있던 회사라 직접 알아보니 중국에서의 프러포즈를 들어본 적도 없고, 있다고 해도 그런 계약금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계약금 차이가 무려 5배나 있었다.

 '이 사실을 중국인 친구들에게 이야기해야 하는 것인가'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우리나라 예술인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등 고민을 한참 해야 했다.

 연일 미디어를 통해 "누구는 중국 영화 출연료로 10억 이상 받았다" "매니지니먼트 계약 조건이 파격적이다" 등의 이야기만 듣고 중국인을 '호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천만의 말씀이다. 내가 오랫동안 지켜봐 온 것을 종합하면 중국인은 매우 치밀하며,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계산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난해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시진핑 주석이 퍼레이드 도중 군인들에게 "동지들 안녕하십니까?"라고 이야기를 할 때 드러난 카리스마를 봤는가.

 그들은 누구나 처음 만난 우리에게 "니하오"라고 반가워하며 인사할 것이다. 하지만 전문성 없는 사람들이 장난질할 때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고개를 돌려 똑같이 "니하오"라고 인사하면서 사실 여부를 물어볼 것이다. 그래서 전문성이 필요하고, 경험에서 나오지 못한 예술 비즈니스는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 짜장 라면만 먹으면서 자꾸 베이징 왕푸징 거리의 음식을 논하지 말아 달라고!

 박문희 호산대 방송연예 연기과 교수·영화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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