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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석, 안면몰수…이미지 고착 싫어 그래서 '맹공남'

등록 2016-01-13 10:57:27   최종수정 2016-12-28 16: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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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영화 '그날의 분위기'에서 재현 역을 맡은 배우 유연석이 11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1.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유연석(32)은 TV와 스크린을 종횡무진 중인 '훈남 배우'다.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감독 이용주)에서 수지(22)가 짝사랑하는 강남 선배로 뭇 남성들의 부러움을 사더니 '늑대소년'(감독 조성희)에서는 악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13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는 다정다감한 서울남자 '칠봉이'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큰 사랑을 받은 부드러운 '밀크남' 이미지를 다시 한 번 사용할 법도 한데, '그날의 분위기'(감독 조규장)를 통해 연기 변신에 나섰다. KTX에서 우연히 처음 만난 남녀가 하룻밤을 걸고 벌이는 '밀당' 연애를 그린 작품.

 유연석은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앞뒤 가리지 않고 맹렬하게 공격하는 '맹공남' 재현 역을 맡았다. 하룻밤 연애도 사랑이라고 믿으며 마음만 먹으면 다 되는 '작업 성공률 100%'의 쿨하고 자유분방한 훈남으로 변신했다.

 "사실은 이런 캐릭터가 익숙하지 않고, 자주 했던 캐릭터도 아니다"며 "새로운 이미지에 대한 도전일 수 있겠다 싶어서 시작했는데, 관객들이 어색하게 느낄까봐 걱정했다. 시사회를 통해 먼저 본 지인들이 '원래 실체가 그런 거 아니냐'라는 농담을 던질 정도로 '맹공남' 캐릭터가 굉장히 잘 어울렸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번 역을 위해 머리도 짧게 잘랐다. "비즈니스하는 사람들이 단정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농구선수 출신의 스포츠 에이전트 역할이니 머리를 짧게 잘랐고, 밝은 캐릭터에 맞춰 약간 붉은 톤이 돌게 머리색깔도 바꿨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했던 것은 연기할 때 외적인 모습보다도 좀 낯설고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 굉장히 들이대는 '맹공남' 캐릭터 대사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소화하는 것이었다. 대사가 약간 부담스러운만큼 마치 늘 해왔던 것처럼, 한 치의 망설임과 부끄러움 없이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로맨틱하거나 작업남의 느낌을 강조하기보다는 이런 말을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는 사람의 모습이 느껴졌으면 하는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극중 배역과 자신의 싱크로율은?  

 "자유연애주의자는 아니다. 하지만 재현이 보여주는 능청스러움이나 일에 대해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이려고 하는 것은 내가 갖고 있는 부분 중 하나인 것 같다. 편한 친구나 지인을 만났을 때는 장난치고 하니까 그런 면도 묻어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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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영화 '그날의 분위기'에서 재현 역을 맡은 배우 유연석이 11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1.11.     [email protected]
 -실제 연애스타일은?

 "한 번 만나면 길게 연애하는 편이고, 재현처럼 날마다 다른 이성을 찾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 (웃음) 그럴 여유도 없다."

 -'철벽녀' 수정 역의 문채원(30)과의 호흡은 어땠나.

 "처음에는 나하고 성향이나 연기 스타일이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 원래는 촬영장 오기 전에 매 신에서 보여줄 것을 많이 준비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두 남녀가 카메라 속에서 계산된 것을 하나씩 해나가는 것보다는 즉흥적인 반응이라든지 영화 제목 그대로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서 연기 톤이나 방향 등을 달리 갖고 가면 어떨까 싶었다. 그래서 현장 분위기에 맡겼는데, 채원씨와 스타일이 다르다 보니까 영화적으로 재미있게 나왔던 것 같다. 철벽녀인 수정과 맹공남 재현이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들이 밀당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촬영장 분위기는?

 "이 작품은 내가 많이 끌어가야 하는 극이라고 생각했다. 그 전에 출연한 영화에서는 선배가 한 명씩 있었다. 이번 영화는 나와 채원씨가 끌어가야 하는 입장이라서 캐릭터적으로나 작품 전반적으로 리드해야 겠다는 생각때문에 감독님이랑 촬영 내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신을 하나하나 고민하고, 대사도 만들어봤다. 현장에서 아이디어도 내보고, 바나나우유에 빨대를 꽂고, 빨대 위에 약간의 비닐을 남겨놓는 신도 내가 현장에서 찾은 것이다."

 -원래 바나나맛 우유 비닐을 남겨놓는 스타일인가.

 "늘 그랬던 것은 아니다. 언제인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바나나우유 비닐까지, 그렇게 세심하게 챙겨주는 남자한테 마음이 가더라'라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첫 만남에 여자들이 대단한 것보다도 사소한 배려와 관심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영화에서 작은 디테일을 챙기기 위해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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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영화 '그날의 분위기'에서 재현 역을 맡은 배우 유연석이 11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1.11.     [email protected]
 -대사에서 애드리브 같은 게 있었나.

 "사실 애드리브할 게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주어진 대사에서 상대 배우와 할 수 있는 작은 톤에 대한 조절이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에 재현이 수정을 만났을 때 했던 대사가 있다. 후반부에 수정이 재현에게 똑같이 하는 신이 있다. 원래는 수정이 변명처럼 해야 하는 장황한 이야기였는데, 그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았다. 위트있는 대사 한 마디가 더 강하게 다가올 것 같아서 그렇게 내가 제안했었다."

 -작품에 임하면서 부담감은 있었나.

 "부담이었다면 부담이었을 수도 있었고, 이 영화에 대한 애정이 컸던 것 같다.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했고, 새로운 장르였다. 그간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많은 사랑을 받지 못한 면도 있다보니까 신경을 많이 썼고, 적극적으로 움직였던 것 같다."

 -여행 가는 길에 처음 만난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실제 여행을 좋아하는지,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는?

 "패키지 여행보다 배낭만 하나 메고 마음 닿는 곳으로 갈 수 있으면, 그 곳이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다. 예전에는 철저하게 여행 계획을 세우고 떠났었는데 '꽃보다 청춘' 출연 이후에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결심이 섰을 때 그냥 즉흥적으로 움직여도 그 상황이 주는 재미들이 있는 것 같다. 배낭 메고 갈 수 있는 여행지면 어디든 다 추천하고 싶다. 아무래도 동남아를 비롯한 유럽권이 배낭여행 가기 수월한 곳인 것 같다."

 -실제 이상형은?

 "남자는 무언가 이야기했을 때 귀기울여 들어주는 여자를 좋아하는 것 같다. 관심 가져주고 자신감을 북돋아줄 수 있는 상대를 만났을 때 더 기뻐하고, 만남과 대화에 대한 희열을 느낀다.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재밌게 웃어주는 상대에게 조금씩 마음이 열린다. 웃는 모습 또한 예쁘고 아름답다면 호감을 느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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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영화 '그날의 분위기'에서 재현 역을 맡은 배우 유연석이 11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1.11.     [email protected]
 -문채원과의 밀당 연기가 감상 포인트인 것 같다. 연애할 때 밀당하는 스타일인지.

 "밀당을 좋아하지 않는다. 밀려면 밀고 당기려면 당겨야지, 계산하는 것이 힘든 것 같다. 나도 밀당해본 적도, 밀당을 당해본 적도 있는데 그게 쉽지 않더라. 마음대로 안 된다. 민다고 밀어지지 않고 당긴다고 당겨지지 않는다. 솔직한 게 좋은 것 같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일전에 하지 않았던 캐릭터에 대해 호감이 가는 것 같다. 좀 다른 모습을 계속 찾아보려고 하는 것 같다. 대중들이 어떤 것을 신선하게 느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게 좀 낯설거나 어색할 순 있어도 배우가 방향을 찾아가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을 다양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작품이 주는 신선함이라든지 재미들도 있는데, 그게 꼭 분량에 대한 부분은 아닌 것 같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는 새로운 소재와 신선함이 있었던 것 같다. 분량에 상관없이 작품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의미있었다."

 -이미지 변신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밀크남 이미지 자체도 '응답하라 1994' 칠봉이가 가져다준 이미지 중 하나일 것 같다. 작품을 통해 어떤 한 가지 이미지를 갖게 되는 것이다. 다른 작품을 통해 또다른 이미지를 선보이면 종전의 이미지 또한 바뀔 수 있는 거고, 기존 이미지를 깨트리는 것이 배우의 몫인 것 같다. 항상 잘하고 익숙한 것에만 기대고 싶지 않다."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은.

 "지금까지 안 보여줬던 부분이나 이미지들이 있다. 남성적이거나 거칠거나 좀 흐트러진 역할은 안 해봤다. 반듯한 이미지가 아닌 다른 모습들에 대한 이미지가 없었으니 '그런 모습을 찾아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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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영화 '그날의 분위기'에서 재현 역을 맡은 배우 유연석이 11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1.11.     [email protected]
 -영화 개봉일이 1월14일이다. 공교롭게도 2월14일은 밸렌타인데이, 3월14일은 화이트데이다. 이런 기념일을 즐겁게 보내기 위한 조언은.

 "그날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자연스러운 공간이 필요한 것 같다. 밸렌타인데이에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마지막 공연을 한다. 내가 하는 공연을 보러오면 좋겠다. 하하. 영화를 보면 서로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생긴다. 그런 게 중요하지 않나 싶다. 그날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뮤지컬, 영화 한 편을 꼭 보길 바란다."

 -2003년 영화 '올드보이'에서 유지태(40) 아역으로 데뷔했다. 그때와 지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일단 피부 탄력이 조금 달라진 것 같다. 제일 많이 달라진 것은 나 자신보다도 나를 바라보는 주변사람들의 시선이나 기대인 것 같다. 난 그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작품 하나하나를 재밌게 해나갔다. 작품에서의 비중도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것조차도 주변의 사람들 반응을 통해서 달라진 것들이다. '인지도'라는 말 자체도 나를 평가해주는 사람이 얼마나 더 많아지느냐의 문제다. 달라진 것의 주체가 내가 아니라 나를 둘러싼 주변 것들이다. 오히려 그런 것들에 대해서 크게 좌지우지되지 않으려고 하고, '2003년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일을 해나가는 게 맞는 것 같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지.

 "나라는 배우에 대한 이미지가 잘 안 떠오르면 좋겠다. '유연석'하면 '뭐가 참 잘 어울리는 배우야' '어떤 것은 좀 어색하더라' 등의 이야기 없이 '그 사람 참 궁금해' '어떤 이미지인지 잘 모르겠는데, 뭐든지 잘 할 것 같아' 그런 이미지의 배우였으면 좋겠다. 하나의 이미지에 고착되지 않고, 계속 새로운 이미지를 시도하고 보여줄 수 있는 배우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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