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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이 없는 수출…물량 늘어도 단가 하락으로 수출액 곤두박질

등록 2016-03-01 14:48:41   최종수정 2016-12-28 16: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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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에 중동·중남미 등 자원국 수요 위축
정부 "이란 등 시장 확대, 소비재 등 품목 확대로 대응"

【세종=뉴시스】이인준 기자 = 지난해 우리 경제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수출 부진이 해가 바뀌어서도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작년 1월 이후 전년 대비 감소세를 지속해 온 우리 수출은 올해 들어서도 두자릿수 이상 감소세를 이어가며 14개월째 최장기 수출부진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2월 들어서는 수출물량이 늘어도 수출액은 곤두박질치는 이상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저유가 지속과 세계 시장 공급과잉으로 우리 수출품목의 단가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월 수출(잠정)은 364억17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2% 감소했다.

 반면 물량 기준으로는 전년보다 11.2% 증가했다. 수출물량은 늘었지만 수출단가가 21.0% 급감한 탓이다.

 지난 해의 경우 수출단가가 9.8% 감소하며, 수출물량이 2.0% 늘었음에도 수출액은 7.9% 감소했다. 올해들어서는 진폭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출단가 하락은 저유가 지속과 글로벌 시장 공급과잉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두바이유 기준 2월 국제유가 평균은 배럴당 28.8달러로, 전년 같은 달 55.7달러/배럴보다 48.3% 떨어진 상태다.

 이는 석유제품, 석유화학 등 제품가격에 영향을 미쳐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 같은 기간 석유제품 수출단가는 65.9달러/배럴에서 40.2달러/배럴로 39.0% 감소했고, 석유화학 수출단가는 1097달러/t에서 985달러/t으로 10.2% 하락했다.

 국내 조선업계의 주력 수출품목인 해양플랜트 수출도 위축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국제유가 하락으로 글로벌 석유메이저들이 해양 석유자원 프로젝트 착수를 연기하면서 조선업계는 일감 기근에 시달려왔다.

 작년 2월의 경우 고가 해양플랜트가 다수 포함됐으나, 올해 2월은 상선 위주로 수출이 진행되면서 수출실적이 53억1000만 달러에서  28억7000만 달러로 46.0% 감소헸다. 수주에서 수출까지 최소 2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에서 향후 조선업계 수출 부진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저유가에 따른 수출부진은 중동, 중남미 등 자원 수출국의 경기를 침체 시켜 우리 수출을 또 다른 위기 상황으로 몰아 넣고 있다. 2월 지역별 수출동향에서 대(對) 중동, 중남미, CIS 수출은 각각 6.0%, 6.9%, 7.7%씩 감소했다.

 또하나의 원인은 글로벌 수요 부진이다.

 작년 기준 우리 전체 수출품의 15%을 차지하는 반도체는 올해 2월 41억6000만 달러를 수출하는 데 그쳐, 전년보다 12.6% 감소했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확대로 수요는 꾸준하지만, 반면 고가 스마트폰 시장의 위축과 경쟁 요인 발생으로 가격하락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반도체 품목 중 우리의 주력 수품품인 D램 가격은 4Gb 기준 지난해 2월 3.44 달러에서 올해 2월 1.84달러로 1년새 46.5% 떨어졌다.

 평판디스플레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글로벌 수요 정체로 수출회복세 전환에 제동이 걸렸다. 올해 2월 평판디스플레이 수출은 17억8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22.1% 줄었다.

 중국 패널업체가 출하량을 계속 늘리고 있는 32인치 LCD 품목의 단가는 작년 2월 94달러에서 지난달 51달러로 45.7% 떨어지는 등 패널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가전제품 수출 역시 글로벌 수요 부진에 따라 TV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전년 2월보다 13.0% 감소한 8억1000만 달러에 그쳤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의 원달러 환율 상승세도 우리 수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2월 평균 1098.4원에서 올해 1217.4원으로 10.8%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원화 약세 상황이 무역에서 유리하지만,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등도 같이 평가 절하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경쟁력 효과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도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수출부진의 원인이 대외 악재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인호 무역투자실장은 "저유가로 자원수출국 수요 회복이 불투명하고, 세계 주요 경제전망기관에서 경제성장률 자체를 하향하는 움직임이 있다"며 "선진국 경기와 유가가 갑자기 좋아지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수출입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범정부 총력지원체계를 가동해 수출하방리스크에 대응할 예정이다.

 한·이란 경제공동위원회 개최 등을 통해 주력품목의 신규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이달 중 '유망소비재 수출확대 종합대책'을 마련해 주력 수출품목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 실장은 "그동안 산발적, 단발적으로 내놨던 소비재 수출 활성화 정책을 화장품, 식료품, 생활용품, 유아용품, 의류 등 5대 유망소비재로 묶어 종합적 대책을 추진하는 등 수출부진 타개에 집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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