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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가 뜬다②]기업·공공 '무한확장'…머신러닝·AI '진화'

등록 2016-03-08 09:53:20   최종수정 2016-12-28 16:4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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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서울시의 심야버스, 이른바 ‘올빼미 버스’도 빅데이터의 성공 사례다. 시는 콜택시 요청 기록 등 흩어져 있던 30억 건의 통화량 빅데이터를 분석해 실제 심야시간대 유동 인구가 집중되는 곳에 노선을 확정했다. 2013년 첫 운행을 시작해 현재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8개 노선에서 운행 중이다. 올빼미 버스는 지난 1월 다보스 포럼에서 행정혁신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샌드위치·음료 프랜차이즈 업체 ‘죠샌드위치’는 2000년 1호점을 시작으로 15년간 매장을 200개까지 늘렸다. 토종 브랜드 중 선두급이지만 해외 브랜드들의 약진으로 늘 생존을 위한 경쟁을 벌여야 했다.

 죠샌드위치는 신메뉴와 O2O(Online to Online) 전략으로 고민하던 지난해, 빅데이터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한국정보진흥원(NIA)이 지원하는 ‘중소기업 빅데이터 활용지원사업’을 통해서다.

 프로젝트는 분석 초점을 어디에 둘 지에서 출발했다. 일단 ‘샌드위치 관련 트렌드’ ‘주요 소비층과 시간대, 장소 등’ ‘죠샌드위치에 대한 소비자 인식’ 등 3가지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기로 했다. 분석은 2010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뉴스, 트위터, 블로그 79억3000여 개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결과는 의외였다. 5년 연속 샌드위치와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된 장소가 공원이나 카페 등이 아닌 ‘집’이었던 것. 2013년부턴 집과 유사한 ‘숙소’도 많이 언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집과 음식 트렌드를 다시 분석해 보니 ‘집밥’이란 단어가 5년간 5배 가까이 상승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여기에 감성을 더 얹어 다시 분석했다. 상위 감성어 7개 중 ‘따뜻하다’‘건강하다’ 등 2개가 일치했다. 주요 소비자층은 직장인과 대학생·자취생, 구매 시점은 아침(41%)이 가장 많았다. 샌드위치에 대한 기대는 ‘간단하다, 맛있다, 든든하다’ 등이었다. 가격대는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오히려 ‘좋은 재료’가 중요한 기준이 됐다.

 업체 측은 분석 결과를 신제품 브랜드에 즉각 반영해 ‘건강한 천연발효 집빵’을 내세운 ‘빠네디까사’(이탈리아어로 ‘집빵’)를 탄생시켰다. 배달 서비스도 적극적으로 알렸다. 효과가 있었다. 출시 첫 달 4877개였던 빠네디까사 판매량은 다음 달 5688개로 16% 증가했다.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새로 구성한 딜리버리팩 판매량도 46%나 늘었다.

 죠샌드위치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메뉴를 성공적으로 출시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소셜 데이터뿐 아니라 날씨 데이터, 상권 등 다양한 데이터를 지속해서 경영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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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 기술 ‘알파고’와의 바둑대결 앞두고 지난달 22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이세돌 9단이 영국 런던 화상연결을 통해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와 손을 마주치고 있다. 이세돌 9단은 구글 딥마인드가 머신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 9일부터 15일까지 상금 100만 달러를 놓고 총 5차례 대국을 펼친다.        [email protected]
 초기엔 구글, 아마존 등 인터넷 기업에서 시작해 주로 기업 마케팅과 리스크 관리 등에 썼으나 지금은 금융, 의료, 공공,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 걸쳐 사용하고 있다.

 사람들이 인터넷 쇼핑몰이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상에 남긴 발자취나 선택 정보들을 바탕으로 패턴을 분석해 마케팅 전략을 짜거나 특정 그룹을 대상으로 타깃 광고를 하는 것은 흔한 예다.

 공공분야에선 유동인구와 통화량, 교통 데이터를 분석해 심야버스 노선을 짜거나 CCTV 사각지대 정보를 분석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일 등에 활용한다. 선제적으로 사회 현안을 해결하고 정책을 만들 때 효율적인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다.

 또 사회 현상을 읽거나 변화를 예측해 능동적으로 대응하게 한다. 정치 분야에선 2012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 후보가 대선에서 가동한 ‘외뿔고래 프로젝트’가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더 나아가 빅데이터는 ‘머신 러닝(기계 학습)’이나 ‘인공지능(AI)’과 결합해 미래 산업을 이끄는 영역까지 무한 확장하고 있다.  

 ◇민간기업부터 공공 분야까지 ‘무한 확장’

 서울시의 심야버스, 이른바 ‘올빼미 버스’도 빅데이터의 성공 사례다. 시는 콜택시 요청 기록 등 흩어져 있던 30억 건의 통화량 빅데이터를 분석해 실제 심야시간대 유동 인구가 집중되는 곳에 노선을 확정했다. 2013년 첫 운행을 시작해 현재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8개 노선에서 운행 중이다.

 올빼미 버스는 지난 1월 다보스 포럼에서 행정혁신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당시 특별강연을 통해 “올빼미 버스야말로 제4차 산업혁명과 행정이 결합해 탄생한 시민 체감형 인기 서비스”라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민 수요를 정확히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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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민호 기자 = 빅데이터 분석 후 출시된 빠네디까사 판매증가율 [email protected]
 경기도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CCTV 사각지대를 파악, 설치 우선순위를 선정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통해 도로가 파여 구멍이 생긴 ‘포트홀’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서비스도 구축하고 있다. 남양주시는 복지 수급자 관련 데이터를 파악, 고위험군 또는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있다.

 이 외에 행정자치부는 국토교통부, 경기도와 함께 160개 아파트 단지의 관리비 및 입찰 데이터를 분석, 부당지수가 높은 곳을 대상으로 특별 감사를 실시했다. 통계청은 주민등록부, 가족관계증명서 등 행정자료를 표준화해 ‘등록 센서스’ 방식을 도입, 표본 가구 20%를 대상으로 심층 면접 조사함으로써 통계의 질을 높였다.

 정부는 정부통합전산센터(NCIS)는 부처별로 산재한 빅데이터를 통합·분석하는 빅데이터 분석 기반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시스템 구축 사업은 2017년까지 1단계, 2020년까지 2단계, 2025년까지 3단계로 나눠 진행한다.

 메가 데이터를 통해 교통물류, 국토관리, 환경기상, 문화관광, 공공행정, 재난행정, 과학기술, 식품 건강 등 분야의 데이터 지도를 만든다. 시스템은 우선 중앙·지방 정부가 공동으로 활용하고 향후 공공기관으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빅데이터의 진화 ‘머신러닝·인공지능’

 수개월 전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바둑 유럽 챔피언인 중국 기사 판후이(2단)을 5대 0으로 이겼다는 소식에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3월9일 바둑 세계랭킹 1위인 이세돌 9단과 100만 달러 상금을 걸고 벌일 세기의 대결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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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민호 기자 = 국내 기업 빅데이터 도입률 [email protected]
 정확하게 얘기하면 알파고는 빅데이터 내에서 최적의 수를 구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인공지능으로 데이터를 학습하고 스스로 결과를 도출해 내는 프로그램이다. 마치 사람처럼 생각하고 학습하는 ‘딥 러닝(Deep Learning)’ 기술이다.

 이처럼 빅데이터는 머신러닝, 인공지능 등과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생산하는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

 기존 빅데이터가 방대한 양의 데이터 그 자체에서 출발해 ‘가치 있는 정보’를 뽑아내고 분석해 활용하는 것으로 개념이 확장했다면, 앞으로는 빅데이터를 학습해 스스로 결과를 도출하는 기술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정보화진흥원 관계자는 “머신러닝, 인공지능은 지난해 빅데이터 산업 10대 뉴스 1위를 차지했다”며 “구글을 필두로 글로벌 IT 업체들의 경쟁이 폭발적으로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국내 기술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고 인프라 및 인력 등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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