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지카환자 진료 선린의원 지침 위반여부 검토
【서울=뉴시스】변해정 임재희 기자 =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지카(Zika) 바이러스 확진자가 최초로 방문한 의료기관인 선린의원의 감염병 지침 위반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보건당국에 신고했다고 판단하면서도 부실 초동대응 논란의 소지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첫번째 방문때) 왜 신고를 안했는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방문 당시 L씨는 두 차례의 체온 측정에서 37.2도와 37.6도로 나타났다. 오한과 경미한 인후 발적, 구역질 증상도 동반됐다. L씨는 이때 브라질 방문 사실도 알렸지만 증상이 미약하다는 이유로 선린의원 측은 보건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 때문에 정황상 의심 환자로 분류되고도 유전자 검사(PCR)조차 받지 않고 집으로 되돌아왔다. 그러나 19일 근육통과 발진 증상을 보여 21일에 다시 의료기관을 찾은 뒤 검사를 받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의심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3일 가량 방치된 셈이다. L씨는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9일까지 22일간 브라질 북동부 지역에서 업무 목적으로 체류했다가 국적기를 타고 독일을 경유해 11일 귀국했었다.
그는 "문제는 발진이다. 약을 먹고도 발진 증상을 보여 (2차 방문때) 의사가 신고를 했다. (신고를) 놓쳤다기보다는 신중하게 판단한 거라 보고 있다. 증상이 발현되기 전인 잠복기에는 전문의가 알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지카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보통 2~7일이며 최대 14일이다. 앞서 보건당국은 의료기관에서 지카 바이러스 의심환자를 진료할 때 반드시 신고하도록 의무화하는 지침을 내려보낸 바 있다. 의심환자 기준은 지카 바이러스 발병국을 다녀온 뒤 2주 이내에 37.5도 이상의 발열 또는 발진과 함께 근육통, 결막염, 두통 등의 증상이 하나 이상 동반된 경우다.
보건당국은 또 지카 바이러스 주요 위험국을 다녀온 해외 여행객 숫자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는 최근 2개월 동안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를 비롯해 총 42개국에서 환자가 발생했다. 유행국가는 31개국, 나머지 11개국은 산발적으로 환자가 나오고 있다. L씨는 유행 국가로 분류된 브라질에 다녀오고도 독일을 경유한 탓에 입국 당시 공항게이트에서 1차 발열검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 본부장은 "브라질 뿐 아니라 (환자) 발생 국가가 많아 숫자를 일일이 파악할 수가 없어 위험국에 다녀온 여행객의 경우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면서 "브라질 직항의 경우 게이트에서 일일이 체온을 체크하고 있는데 L씨의 경우 독일을 경유해 들어와 확인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남미를 갔다가 미국이나 일본을 거쳐 오는 승객들을 파악할 수 있도록 올해 안으로 로밍 등을 이용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