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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습격③]중국발 해양쓰레기, 서·남해 청정해역 망친다

등록 2016-03-30 07:00:00   최종수정 2016-12-28 16: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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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민호 기자 = 해양 쓰레기 국가별 현황 및 종류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대륙이 습격한다. 공기에 흩날리는 황사부터 바다 쓰레기까지 대륙에서 발원하는 환경오염은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황해(우리의 서해)와 인접한 중국 동해의 환경 오염 수준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중국 국가해양국이 발표한 '2012 해양환경 상황보고'에 따르면, 황해와 남해 근해의 수질은 양호했으나 동해 수질은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염된 해양 면적이 전체의 80%를 넘을 정도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해역 중 수질이 양호한 2급 해역은 4.9%, 3급 해역은 21.7%가 각각 감소했다. 반면 4급 해역은 24.9%로 나타났다. 오염 정도가 가장 심각한 4급 미만 해역은 36.0%로 크게 늘었다. 보고서는 "저장성 지역 6500만㎢ 면적의 해역 중 근해 지역 80%가 오염됐다"고 밝혔다.

 중국 주요 해양 양식장 중 하나인 저장성(浙江省) 러칭만(乐清湾)의 경우 대형 오염사고가 빈발해 4급 해역 판정을 받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러칭만은 칭장(清江), 바이시(白溪) 등 주요 지류 30여 개가 흘러드는 요지다.

 이 지역에서는 2004년 12월과 2005년, 조개류가 집단 폐사한 데 이어 2009년에도 대형 오염 사고가 나 2억 위안(약 360억원)이 넘는 경제적인 손실이 발생했다. 지역 주민들은 러칭만을 양식장이 아니라 '어패류 묘지' '바다 쓰레기장'이라고 부른다.

 이 보고서에서 국가해양국 쉬젠핑(许建平) 연구원은 "개발은 계속되고 있으나 해양 보호 노력은 부족해 오염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며 "현 추세가 지속한다면 해양이 오염을 감내할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바다, 왜 오염되나?

 중국 해양오염의 주원인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는 육지의 오염물질을 무분별하게 바다로 흘려보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1년 중국 해양국은 연례보고서를 통해 심각하게 오염된 중국 영해는 4만4천㎢로 2003년의 2만5천㎢와 비교할 때 76% 증가했다고 밝혔다. 당시 해양국은 지방정부가 무분별한 해안 개발에 나선 것이 오염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지방정부가 해안 개발에 나서면서 배출한 각종 오염물질을 바다에 쏟아부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2010년 중국 연안의 건설 프로젝트 비용은 1조1000억 위안에 달했으며, 산둥성(山東省), 허베이성(河北省), 톈진(天津)직할시, 랴오닝성(遼寧省) 등에 접한 보하이만(渤海灣) 해안가의 80%가량에는 각종 건물과 공장이 들어섰다. 또 2010년 중국 해안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가 배출한 플라스틱 쓰레기는 882만 톤으로 전 세계 플라스틱 쓰레기 총량의 약 27.7%를 차지한다.

 두 번째 원인은 대기오염, 즉 황사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따르면 중국발 먼지는 한반도에 1㎡당 1년에 20g, 서해(황해)와 동해에 각각 50g 및 10g이 떨어진다. 먼지에는 지표면에 존재하는 다양한 물질이 포함되는데 그중 질소화합물은 육상에서 산성비 출현 원인을 제공한다. 이 물질이 비와 함께 바다에 떨어지면 식물 플랑크톤의 영양소가 돼 식물성 플랑크톤의 대번식(적조)을 일으킬 수 있다.

 중국 연안 해역에서는 황사 이동 시기에 적조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며, 동해에서도 황사를 동반한 강우에 의한 춘계 식물성 플랑크톤 대번성이 관찰됐다.  

 ◇밀려오는 해양 쓰레기, 제주·진도 '습격'

 전남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양 쓰레기는 2015년 기준으로 16만t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24%인 3만8000톤이 전남 지역 해양으로 몰려들어 오염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해양 쓰레기는 태풍, 홍수, 해일, 호우 등을 통해 해상으로 유입한다. 이 중 생활 쓰레기가 60%, 어선 어업과 수산 양식장 등에서 발생한 쓰레기가 35%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을 비롯한 외국에서 해류를 타고 밀려오는 다국적 해양쓰레기도 5%를 차지하고 있다.  

 5%에 불과하다고 느껴질 수 있으나 해양 쓰레기가 특정 지역에 몰려들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제주도와 전남 진도는 중국발 해양오염에 신음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2013년과 2014년 각각 나온 '국가 해양 쓰레기 모니터링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에서 국내로 유입히는 해양 쓰레기 중 97%가 제주와 진도 등에서 발견되고 있다. 그리고 제주에 밀려오는 해양 쓰레기 중 77%는 중국발로 추정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중국발 해양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한·중 협력이 필수적이지만 아직 원활한 협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1일 한·중·일은 '동북아평화협력을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 발표문에 해양 쓰레기 문제가 담겼다. 3국은 발표문에서 "해양 쓰레기 문제는 '북서태평양보전실천계획(NOWPAP)'과 3국 환경장관회의의 틀 내에서 대중의 인식 제고 및 해양 쓰레기 공동 모니터링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해양 쓰레기 문제는 발표문의 세부내용 56가지 중 31번째로 나열됐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해양쓰레기 문제가 거론된 것 자체는 고무적일 수 있지만, 논의 수준은 걸음마 단계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정부 관계자는 "해양쓰레기 문제에 관해 제의하고 있으나 중국은 논의 자체를 하지 않으려 한다"면서도 "최근 중국 입장이 많이 바뀌어 해양 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두려는 태도가 드러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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