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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피아 대해부-②감사원]금융권 대거 재취업…'전문성' 살릴까 '대관 창구' 그칠까

등록 2016-04-06 13:33:56   최종수정 2016-12-28 16: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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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감사원 공무원은 퇴직 후 금융권에 재취업하는 일이 가장 많았다. 대기업 요직에 자리를 잡는 경우도 있었다.

 6일 뉴시스가 녹색당과 함께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입수한 '감사원 퇴직공직자 취업 심사 현황'에 따르면, 감사원 공무원은 2010년부터 2015년 11월까지 50명이 퇴직해 재취업 심사를 받았다. 이 중 47명은 취업 승인을 받았지만, 3명은 취업이 제한됐다.

 재취업에 성공한 감사원 출신 공무원 48명은 어디에 입사했을까.

 '국가 최고 감사기관' 출신이라는 타이틀 덕에 그들은 피감기관이나 금융권, 대기업 등에 재취업하는 사례가 많았다. 일각에서는 국가가 키운 '전문 감사 인력'인 만큼 민간 영역에서도 전문성을 살릴 기회를 줘야 한다는 지적이 만만찮다.  

 감사원 출신 공무원 재취업처를 자세히 보면 삼성생명보험, 삼성카드, KB생명보험, 우리은행 등 보험·증권·금융권이 25곳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권 재취업이 많은 이유는 민간금융사의 경우 내부에서 감사직을 맡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감사'라는 전문 업무에 특화해 있는 데다가 재직 시설 쌓은 각종 인맥을 활용할 수 있는 인재들이니 금융권에서 선호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저축은행 사태 이후 금융감독원 출신들의 은행권 진입까지 막히면서 감사원 출신의 취업이 더 쉬워졌다는 것이 업계 이야기다.

 다음으로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건설 관련 기업에 입사한 사람이 5명이었고, 회계, 법률사무소에 취업한 사람이 2명, 그 외 기업에 재취업한 사람이 15명이었다.

 주요 재취업 사례를 보면 2012년 자치행정감사국장을 지낸 A씨는 금호생명보험 상근감사위원으로 재취업했고, 금융기금감사국 제2과장을 맡았던 B씨는 아이마켓코리아의 상근감사로 자리를 옮겼다.

 2011년에는 공공기관감사국장이 삼성카드 상근감사로, 금융기금감사국 제2과 4급 공무원이 한글과컴퓨터 비상임 경영 고문으로 재취업했다.

 제2 사무차장은 우리은행 상근감사위원으로, 감사위원은 삼성엔지니어링 비상근고문으로 재취업했다. 또 공직감찰본부장은 한국외환은행 상근감사, 공공기관감사국장은 삼성자산운용에 입사했다.

 2014년에는 공직감찰본부장이 KB국민카드로 재취업했고, 교육운영부장 출신 G씨는 NH농협증권으로 옮겼는데 이후 다시 SK 고문으로 재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업 제한'을 받은 3명은 각각 업무와 연관된 곳으로 자리를 옮기려다 발목이 잡혔다. 공교롭게 이들은 모두 차관급인 감사위원이었다.

 감사위원을 지내다 삼성전자 비상근 고문으로 재취업하려던 M씨는 취업 제한에 걸려 실패했고, 역시 감사위원으로 일하다 현대상선으로 옮기려던 P씨는 뒤늦게 취업 제한에 걸려 스스로 사직해야 했다. 감사위원에서 현대로템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기려고 한 N씨도 취업 제한에 걸려 뜻을 접어야 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개인정보인 데다 민감한 부분이라 구체적인 취업제한 사유를 공개하기 어렵지만, 취업제한이 나오는 경우 대부분 업무 연관성이 이유라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 4월7일 '③업무연관성 규정 비웃는 '금피아'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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