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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마지막 황금시장' 미얀마가 열린다

등록 2016-04-08 19:33:53   최종수정 2016-12-28 16: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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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피도=AP/뉴시스】미얀마 집권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수이자 신임 외무장관이 아웅산 수지 여사가 30일(현지시간)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새 정부 출범 축하 만찬장 앞에서 띤 쪼 신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6.03.31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아시아의 마지막 황금시장’인 미얀마가 열리고 있다.

 54년 만에 출범한 문민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정권이 개혁개방 정책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각국의 연기금과 투자은행 등 큰 손들이 미얀마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미얀마타임즈는 8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자료를 인용, 2015~2016년 미얀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7.2%로, 2016~2017 GDP 성장률은 8.4%로 전망했다. 선진국과 신흥시장을 포함한 전 세계 경제가 무기력증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나홀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투자 허가받은 외국자본 11조원 규모  

 미얀마 투자기업관리국(DICA)의 자료에 따르면 2015~2016년 투자 허가를 받은 외국자본 규모만 94억 달러(약 10조8382억원) 규모에 달한다. 2010년 이래 최대 규모다.

 양곤에 있는 로펌인 ‘VDB 로이’의 파트너 사장인 에드윈 밴더브루겐은 “의약, 건강, 농업, 부동산, 토목 등 미얀마 산업 전 분야의 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라며 “어떤 분야든 성장률이 매년 2배씩 뛰는 곳은 이 세상에 미얀마 단 한 곳뿐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는 문민정부인 NLD정권이 주도하는 첫 회계연도를 시작했다. 정치적으로 매끄러운 평화적 정권이양이 이루어졌다.

 ◇제도 정비도 착착 진행

 무엇보다도 외국인 투자를 수월하게 하는 일련의 법제도가 착착 마련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광산법 개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올 1월엔 중재법과 집합 건물법이 마련됐다. 외국 자본이 미얀마로 들어올 수 있는 문호를 활짝 열기 시작한 것이다. 집합건물법이 마련됨으로써 외국인들도 이제 주택의 40%까지 소유할 수 있게 됐다.

 미얀마 투자위원회(MIC)는 외국인 투자가 제조업과 토목, 부동산, 운송, 통신 분야 등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는 2020년까지 외국인의 총 투자 규모를 연간 60억 달러로 제한하고 있다.

 미얀마 정부만 외국인 자본의 급격한 유입을 경계하는 게 아니다. 외국 자본들 역시 미얀마 투자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미얀마의 정치적 안정성과 경제적, 법적 투명성이 아직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기업들이 NLD정권의 출범 이전부터 이미 미얀마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NLD 정권 이전의 테인 세인 대통령 시절부터 상당 폭의 경제개방 정책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최대 과제는 '시장의 투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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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피도=AP/뉴시스】띤 쪼 미얀마 신임 대통령(왼쪽)과 군 출신의 우 민트 스웨 부통령(왼쪽 세번째)과 집권 민주주의민족동맹 소속 헨리 반 티유 부통령(오른쪽 두번째)이 부인을 동반해 30일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새 정부 출범 만찬장 앞에 서있다. 2016.03.31
  미얀마 시장을 기웃거리는 해외기업들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시장의 투명성이다. 밴더브루겐 사장은 새로운 법을 제정하는 것보다도 이를 투명하고 예측가능하게 적용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정된 광산법에 따르면 외국인 회사는 미얀마 정부와 주식 및 수익을 공유할 수 있다. 그러나 세부 항목으로 들어가면 불문명한 조항 투성이다. 광산개발권을 얻기 위해서는 몇 달이 아니라 몇 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마련된 집합건물법의 경우 외국인들이 건물의 소유권을 40%까지 허용하면서도 토지 소유는 인정하기 않는 등 아직까지 많은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미얀마 정부는 외국인 투자법과 내국인 투자법을 하나로 통합한 미얀마 투자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일부 민감한 분야를 제외하고는 어떤 사업, 어떤 분야에도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설혹 새로운 법안이 통과되더라고 이와 관련된 하부 규칙들이 정비되지 않고서는 유명무실한 법이 될 수밖에 없다. 미얀마의 투자는 당분간 종전처럼 내국인과의 공동투자 형태를 띠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미얀마에 외국자본이 들어오는 이유는 관련법들이 좋기 때문이 아니라 훌륭한 시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아직 남아있는 '경제제재'도 장애물

 외국인 투자가들이 미얀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넘어야 하는 또 다른 장애물이 있다. 바로 서방의 경제제재다. 테인 세인 정권 이후 민주화 및 개방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서방의 경제제재는 많이 느슨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제약들이 존재하고 있다. 한 분야가 개방 되더라도 다른 경제 분야로 파급되는 데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미국기업들이 미얀마에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미국정부의 경제 제재 리스트에 포함돼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미 정부의 제재안은 미얀마의 개인 38명과 법인체 77곳과는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미얀마로 가는 길은 아직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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