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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후폭풍'③]카드사, 수익성 악화에 14~17% 고금리대출 확대…가계 상환부담↑

등록 2016-06-12 07:00:05   최종수정 2016-12-28 17: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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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카드 7개사 1분기 대출 규모 21조원 카드대출 비중 1년새 13.9%→14.8% 기준금리 인하에 대출 더 늘릴 가능성 커져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카드업계가 고금리 대출 규모를 늘리고 있다.

 카드시장 자체가 포화상태에 달해 이를 타개하기 위한 측면이 크지만, 은행권의 대출심사 강화로 일부 대출 수요가 카드업계로 몰리고 있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특히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카드사의 자금 조달비용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출금리를 그만큼 내리지 않으면 더 수익을 낼 수 있어 카드사의 대출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대 초저금리 시대이지만 연 14~17%의 고금리 카드 대출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가계로서는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12일 한국신용평가가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지난 1분기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카드사의 1분기 카드대출 이용실적은 21조원으로 1년 전보다 2.9% 늘었다. 카드대출 비중(카드대출/구매실적+카드대출)은 13.9%에서 14.8%로 1%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카드대출 규모는 2013년 82조에서 2014년 83조, 2015년 84조로 꾸준히 불었다.

 상품 유형별로 보면 장기 대출상품인 카드론은 영업확대가 지속됐으며 1년 미만의 단기 대출인 현금서비스는 감소폭이 줄었다. 최근 3년간 이용실적이 56조에서 52조로 쪼그라든 현금서비스는 지난 1분기에는 전년과 유사한 13조를 기록했다. 장기 대출 상품인 카드론은 26조, 29조, 32조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카드사별로 보면 카드론 실적은 전반적으로 개선된 가운데 삼성카드, 현대카드의 경우에는 현금서비스 규모도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 사용비중이 80%를 넘어서면서 카드 사용비중 확대 여력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결제 부분에서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다보니 보니 대출 규모가 증가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의 대출상품은 수수료율이 높기 때문에 수익성이 나쁘지 않다. 여신금융협회 공시를 보면 1분기 기준으로 현금서비스의 수수료율은 신용등급에 따라 15%에서 25%에 달한다. 카드론은 이보다는 덜하지만 최저 8%대, 최대 20%대다. 평균 금리는 14~17% 수준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카드대출 회복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경쟁과 규제강화로 주요 영업활동인 결제 부문의 수익구조 저하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분기 7개 전업 카드사의 영업이익률은 2.5%로 전년 동기(2.7%) 대비 소폭 하락했다. 조달금리 하락, 카드대출 확대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으나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마케팅비용률(47.4%) 상승이 지속됐다.

 신용평가사는 국세 납부, 보조금 지원 등 정책적 목적을 제외할 경우 카드이용비중의 추가적인 확대여력은 제한적이라며 장기적으로 민간소비지출 증가율 수준에서 2~3%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하로 중금리 대출 시장의 경쟁 상대인 저축은행 등이 대출금리를 낮추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금리를 낮추면 이자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대출 자체를 늘릴 가능성은 커진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는 자금 조달을 회사채로 하는데 보통 5년물로 발행을 하기 때문에 기준 금리를 인하했다고 해서 당장 대출 금리를 인하할 수는 없다"면서도 "금융 당국이 저금리 기조에 맞추라고 압박하고 시장 상황이 변하면 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2금융권의 대출 금리는 보통 은행권보다 높아서 가계의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과도한 카드대출 확대는 자산건전성과 직결되므로 업계 입장에서도 카드대출 추이를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신용평가사는 "현금서비스는 카드론 대비 수익성이 높은 대신 신용위험 관리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현금서비스 실적이 과도하게 증가하는 업체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선제적인 규제 강화와 강화된 리스크 관리 등의 효과로 건전성 지표는 아직까지 나쁘지 않았다. 3월 말 1개월 이상 실질연체율은 1.5%,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177.2%로 집계됐다. 카드사별 레버리지 또한 3~5배 내외(평균 4.0배)로 규제한도인 6배 대비 안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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