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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린 배우의 눈빛 그리고 느낌…'우리들'의 최수인

등록 2016-06-22 05:35:00   최종수정 2016-12-28 17: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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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영화 '우리들'(감독 윤가은), 이 아름다운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오면서 들었던 생각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이 영화를 만든 윤가은 감독의 차기작은 어떤 것일까' 였는데, 윤 감독을 만나서 궁금증은 풀렸다. 윤 감독은 "생각하고 있는 건 있지만, 구체적인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하나는 '이 작품의 주연 배우 최수인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였는데, 최수인(12)을 만난 뒤 애초에 품었던 물음이 조금 잘못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2004년생인 최수인에게 이런 질문이 아닌 바람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그저 잘 자라주기를, 연기를 계속하게 된다면 그는 꽤 흥미로운 배우가 돼 있을 테니까.'

 이 배우의 연기가 흥미로운 이유는 딱 하나다. 그가 자신이 연기한 '선'의 감정을 정말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는 것, 그리고 느낀 감정을 눈빛만으로도 표현하는 것처럼(그가 실제로 이런 능력이 있는지 아직 판단할 수는 없다) 보였다는 점이다. 최수인의 이 재능은 '우리들'의 첫 번째 시퀀스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선이의 반이 피구를 하는 장면이다. 외톨이 선은 친구들이 자신의 이름을 불러 그들의 편으로 데려가 줬으면 하고 바란다. 편을 나누는 친구가 이름을 부르기 직전의 기대감과 자신의 이름이 불리지 않았을 때의 실망감을, 최수인은 오간다. 얼굴을 움직이는 게 아니라 눈빛으로 오간다. 그래서 이 영화는 첫 장면부터 관객을 확 잡아당길 수 있다.

 "그 부분,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선이는 (친구들이 자신을) 뽑아주기를 기대해요. 근데 안 뽑아주니까 또 서운한 거예요. 마지막에 '보라'가 '얘 피구 못하잖아' 이러니까 더 속상한 거죠. 감독님이 이런 걸 담을 수 있겠느냐고 하시더라고요. 처음엔 어렵더라고요. 표정으로만 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선의 마음을) 느끼다 보니까 또 되더라고요, 할 수 있겠더라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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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수인은 '우리들'을 촬영할 당시, 이 영화가 어떻게 완성되는지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 윤 감독은 어린 배우들에게 최대한 자연스러운 연기를 끌어내기 위해 대사 대신 인물의 감정만 설명했고, 필요하면 쪽대본을 줬다.

 윤 감독이 어린 배우들을 배려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성인 배우들도 힘들어하는 순간이 정확한 상황 없이 감정 연기를 해야 할 때다. 최수인은 잘 알지도 못하는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그렇다면 최수인은 그 와중에도 감독이 설명한 감정들을 '느껴가고' 있었던 거다. 최수인은 "연기는 다양한 것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아요. 실제로 해보지 않은 것, 내가 아닌 다른 성격 같은 걸 겪을 수 있잖아요. 그런 거에 반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원래 변호사가 되고 싶었는데, 뭔가 부담스럽더라고요. 동생이 먼저 연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냥 저도 해보고 싶었어요. 재밌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동네 연기학원을 다녔죠."

 연기를 시작한 지 약 1년 6개월, 놀라운 건 연기와 영화를 받아들이는 최수인의 속도다. 완성된 영화를 보고 자신이 했던 연기가 어떤 것인지, 선은 어떤 캐릭터였는지, 명확하게 이해했다. 그리고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알아차렸다. 그게 무엇이었느냐고 묻자 최수인은 이렇게 말한다. "한 가지 의미만 있는 건 아니고, 다양한 의미가 있는 영화인 것 같아요. 볼 때마다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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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수인 그러면서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들려줬다. "보라는 나쁜 애만은 아닌 것 같아요. 자기 무리를 지키려고 하는 아이잖아요. 보라도 상처가 있어요. 지아는 친구를 여러 명 사귀기를 바라잖아요. 걔도 상처가 있어요. 선도 마찬가지고요." 누군가를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 것, 그건 사람을 이해하는 기본 전제다.

 말이 없고 혼자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고 친구가 없는 선을 연기한 최수인은 이번에는 아주 활발한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고 바랐다. "연기는 언제까지 할지…, 계획이나 목표는 없는데, 계속하려고요.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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