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있어요?"…초고령사회 일본의 '똑똑한' 빈집 처리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일본. 인구 4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으로 세계 어느 나라보다 일찍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올해는 인구 감소폭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일본 전국에는 '빈집'이 넘치는 실정이다. 일본 총무성 조사에 따르면 2013년 10월 현재 일본 전국의 빈집은 약 820만채로, 전체 주택의 13.5%를 차지한다. 일곱 집 중 한 집이 빈집인 셈이다. 빈 집이 증가하면 경관에도 좋지않고 치안면에서도 문제가 된다. 또 빈 집은 쉽게 노후가 진행돼 지진이 발생하면 쉽게 붕괴될 우려가 있는 등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본에서는 '골칫덩어리'인줄로만 알았던 빈집이 인기를 얻고 있다. ◇"빈집 언제 나와요?"…빈집 대기자까지 있어
이 제도 실시 이후 히노초 지역 빈 집으로 이주한 사람은 38가구 98명에 이르렀으며, 지난달 현재 75명이 빈 집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히노초 지역 인근에 대도시인 교토(京都)시가 위치하고 있는 지리적 요소도 이주자들에게 큰 매력이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바라키(茨城)현 히타치나카시 지역은 2010년도부터 빈 집 입주자에게 월세를 보조해주고 있다. 보조금 지원 조건은 월세 5만엔(약 50만원) 이하의 빈 집으로, 지자체 보조금 상한선은 2만엔이다. 기후(岐阜)현 다지미(多治見)시도 2007년도부터 시영주택 입주 자격이 있는 시민이 빈 집에 입주할 경우 최대 1만 5000엔의 월세 보조를 시작했다. ◇일본 정부, 빈 집 임대주택으로 활용키로
일본의 빈 집은 증가하고 있지만 저소득자들은 주택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임대주택 임대료는 일반주택 임대료의 약 3분의 1정도로 저렴해 임대주택 청약경쟁률은 굉장히 높다. 도쿄도는 22.8:1, 오사카부(大阪府)는 10.5: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임대주택 입주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이렇듯 임대주택 공급에 애를 먹고 있는 일본 정부는 임대주택을 신설하는 대신 빈 집을 임대주택으로 활용키로 했다. 정부가 빈 집 입주자들에게 임대료를 일부 보조할 방침이다. 국교성의 한 간부는 "임대주택을 새로 만들기보다 빈 집을 활용하는 것이 지자체에 부담이 적고, 빈 집 해소의 해결책이 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전국 47개 도도부현마다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빈 집을 입주 희망자에게 중개하는 시스템을 내년도에 신설할 방침이다. 저소득자 주택 환경 개선과 빈 집의 감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빈 집 임대의 장점은 임대료(월세)가 주변보다 저렴하고 지자체나 정부가 소유자에게 월세 일부를 보조해준다는 점이다. 소유자의 빈 집 리모델링비를 지자체나 정부에서 보조해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빈 집을 숙박시설로 이용하자는 아이디어도 있다. 군마(群馬)현 간라쵸(甘楽町) 지역은 산재하는 빈 집을 숙박 가능한 시설로 개조하기로 했다. 이 지역은 우선 올 가을 이후 빈 집 1채를 숙박시설로 리모델링할 방침이며, 2016년도에는 3~4채의 개조를 목표로하고 있다. 마을 전체가 호텔이라는 콘셉트로 장기적으로는 관광객들의 숙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빈 집 문제 앞으로의 과제는? 그러나 현재 빈 집 대책은 단독주택 중심인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 전문가는 "아파트 빈 집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물의 노후화와 주민의 고령화 등으로 아파트 관리가 어려울뿐 아니라, 재건축이나 해체도 안되는 아파트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이런 문제에 대한 대응책도 시급히 정비할 필요가 있다. 또 빈 집 입주자의 월세 체납을 걱정하는 소유자도 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