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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육상실크로드’ 거점, 신장을 가다④]민족·종교·문화의 ‘용광로’…위구르족·무슬림 포용

등록 2016-07-28 08:45:50   최종수정 2016-12-28 17:2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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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지=뉴시스】지난 21일 밤 중국 신장자치구 창지 후이(回;회)족자치주 창지시 신장대극원에서 열린 공연 ‘천회서역(千回西域)’의 한 장면.
【창지=뉴시스】김정환 기자 = #지난 21일 밤 중국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신강유오이, 이하 신장)자치구 창지(昌吉; 창길) 후이(回;회)족자치주 창지시 신장대극원은 중국인과 외국인 관광객으로 가득했다. 종합 공연 ‘천회서역(千回西域)’을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청나라 초까지 ‘서역’이라 불리던 신장 지역의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소수민족의 전통을 녹여 넣고 무용, 서커스, 무술, 아이스댄싱 등 다양한 장르를 융합하며 일대일로(一帶一路) 관련 국가 무용수 200명을 동원한 것도 모자라 말·낙타·매 등 동물, 전동휠 등 최첨단 장비까지 더해 만든 공연이다.

 하이라이트는 당나라 수도 시안에서 서역을 거쳐 천축(인도)으로 불경을 구하러 갔던 현장(삼장)법사를 연상시키는 스님이 서역 사막에서 도적 떼의 습격을 받아 위기에 처했을 때 소수민족 왕자가 그를 구하고 장렬히 최후를 맞는 장면이다.

◇청나라 이후 13개 민족으로 융합

 기자는 이 공연을 보며 그 규모와 장르적 다양성에 놀란 동시에 중국, 즉 한족과 소수민족 간 오랜 인연을 강조해 양 측의 화합을 은연 중에 전파하는 주제 의식에 탄복했다.  

 신장은 유라시아 대륙 중심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 다민족, 다문화가 형성했다. 중국 청나라 초기까지 약 30개에 달했던 지역 내 민족 수는 청나라 후반 이후 주요 13개 민족으로 융합됐다.

 츠디성(朿迪生;자적생) 신강웨이우얼자치구 행정학원 전 부원장은 지난 20일 기자와 만나 “신장의 역사적 무대를 배경 삼아 밖으로 나간 민족도 있지만 극소수”라며 “신장에서 각 민족은 종교, 문화 등 서로의 풍습을 배웠다. 이러한 신장 내 민족의 변천사는 우리에게 ‘민족은 하나의 역사 과정일 뿐이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회역사현상으로써 민족은 자가형성, 발전, 멸망이란 규칙을 갖고 있다. 민족의 발전 근본은 사회생산력이며, 민족 변화의 기본 방식은 민족 간 융합이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족과 소수민족이 함께 생활하는 중국에서도 대표적인 다민족. 다문화 지역이자 일각에서 위구르족의 분리 독립 움직임을 들어 신장을 여전히 ‘중국의 화약고’로 보는 시각을 감안한 발언이라 볼 수 있다.

 실제 신장에서는 극소수 분리 독립파 웨이우얼(위구르)족의 테러가 자주 일어났다. 지난해에는 9월 신장자치구 아커쑤(阿克蘇;아극소) 지구 바이청(拜城;배성)현에서 위구르족 괴한들이 서장 등 경찰관 5명을 살해하는 사건을 일으켰다. 이보다 앞서 2013년 10월에는 베이징(北京;북경) 천안문 차량 테러, 2014년 3월에는 윈난(雲南;운남)성 쿤밍(昆明;곤명) 철도역 테러, 4월 우루무치 기차역 폭탄 테러 등도 위구르족이 저지른 테러로 드러났다.

 최근에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에 위구르족 무슬림 114명 이상이 가입했다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아시아로 주무대를 옮기고 있는  IS의 칼 끝이 언제든지 중국을 겨냥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자가 묵은 호텔을 비롯한 우루무치 시내의 거의 모든 공공장소가 금속탐지기를 설치해놓고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있는 것도 그런 위기 의식의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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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무치=뉴시스】중국 신장위구르자치주 우루무치 시내의 한 모스크 내부.
 그는 “공산당이 성립할 때부터 중국은 늘 민족 문제를 정확하게 처리하려고 했다. 신(新) 중국 성립 후 당과 국가는 온전한 민족 정책 체계를 정했다. 중국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민족 문제를 해결했다. 중국의 민족 구역 자치는 단순한 민족 자치, 지방 자치가 아니라 통일과 자치가 결합하고, 민족 요소와 자치 요소가 결합한 것으로 현재 중국 기본 4대제도 중 하나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은 정치적으로 소수민족과 종교 상위 인사를 통일 전선에 융합해 국민 사이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당과 국가는 소수민족과 민족 지역의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도 마련했다.

 문화 사업에서도 소수민족의 문화발전을 위해 소수민족 지역 라디오, TV, 영화, 문학예술, 출판, 과학기술 사업을 발전시키고, 국내외적으로 소수민족 문화교류를 진행한다.

 실제 기자가 둘러본 신장 지역 TV, 라디오 방송국은 중국어 외에 소수민족 언어로 방송을 시행하고, 신문사들도 소수민족어로 뉴스를 내고 있다. TV 드라마의 경우 중국어 드라마를 소수민족어로 더빙해 방송 중이다. 

 이는 중국이 공용 언어인 중국어를 사용하게 하면서도 소수민족들이 자신들의 언어를 사용하도록 허락했기에 가능했다.

 츠 전 부원장은 “중국은 각 민족이 자신의 언어와 문자로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허락했다. 이는 각 민족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이다. 동시에 배우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당과 국가는 종교 신앙 자유 정책을 실시해 소수민족의 종교 신앙을 일절 간섭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그의 말처럼 신장에 거주하는 중국인과 비슷한 용모의 후이(回;회)족부터 카자흐족(哈萨克;합살극)족, 키르키스족(柯尔克孜;가이극자)족, 타지크족(塔吉克;탑길극)족, 우즈베크족(烏孜别克;오자별극)은 물론 최대 소수민족인 위구르족까지  대다수 소수민족이 이슬람교를 신앙한다. 샤머니즘, 라마교(몽골족), 정교회(러시아족)을 믿는 소수민족도 있다.

◇이슬람 사원 무려 2만4400개

 신장자치구에 따르면, 자치구 안에는 2016년 7월 현재 이슬람교 사원, 예배당, 사찰, 도관 등 종교 활동 장소가 2만4800개가 있다. 그 중 이슬람교 사원이 가장 많은 2만4400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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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무치=AP/뉴시스】2014년 5월30일 중국 신장자치구 우루무치 기차역에서 위구르족 분리 독립단체가 저지른 폭발 사고로 수십 명이 다쳤다.
 츠 전 부원장은 “신중국의 민족 정책은 신장에서 실천되고 있다”고 거듭 말했다.

 그에 따르면, 신장은 1955년 자치구 성립과 동시에 소수민족 별로 5개 자치주, 6개 자치현을 설립했다. 또한 소수 민족 간부를 대대적으로 채용해 민족 구역 자치제를 발전시켰다. 신장에서 소수민족 간부는 전체 52%를 차지하고 있다. .

 츠 부원장은 중국 정부의 소수민족 정책의 방향성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첫째, 중국만의 방법으로 민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둘째, 실용적인 개혁으로 민족 정책과 민족 구역자치 제도를 완벽하게 해야 하며 절대로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셋째, 국가 통일 발전과 다원일체 구조를 고수해 민족 문제를 정확하게 처리한다. 통일된 다민족은 다원일체의 대가정 구조를 띤다. 이는 중국 역사규율이기도 하다. 다민족은 민족 문제를 초래한다. 하지만 민족 문제를 무시해서도, 방관해서도 안 된다. 민족 문제 특성을 파악해 정확하게 해결해야 한다.

 넷째, 민족 교류를 촉진해 민족 단결을 강화해야 한다. 교류는 민족 단결의 기초로 교류를 진행해야만 서로의 문화를 알고 서로 존중하며 서로 포용한다.

 그는 “시진핑 주석은 신강을 특정 지역으로 꼽으며 ‘서로 도우면서 더욱 많은 교류를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며 “인류사에서 볼 수 있듯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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