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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의 '저돌적 리더십', 현대차 재도약 이루나

등록 2016-08-09 14:43:48   최종수정 2016-12-28 17:2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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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3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질리나시에 위치한 기아차 유럽공장을 방문해 담당 임원들과 생산 품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2016.08.04.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email protected]
위기때마다 최일선에서 진두지휘하며 그룹 위기 타개 이뤄내  유럽·러시아 현장 경영 펼쳐…"고비 넘기고 재도약 하는 발판"

【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그룹에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최일선에 나서 몸소 현장을 챙기며 진두지휘하는 저돌적 리더십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 회장은 최근 러시아와 유럽을 잇달아 방문하는 '현장경영'을 통해 해외시장을 직접 챙기고 귀국, 그룹전반에 위기의식을 불어넣고 있다.

 글로벌 경기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불확실성 등으로 어느때보다 현대차가 어렵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임직원 모두가 단결해야만 일련의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 회장은 지난 3일부터 러시아와 슬로바키아, 체코의 현대·기아차 생산공장을 둘러보고 유럽지역 판매현황과 시장상황을 점검했다.

 브렉시트 여파에 흔들리고 있는 러시아와 유럽시장을 직접 챙기기 위한 행보였다.

 정 회장은 현지에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럽 시장도 하반기에는 불안 요인이 확대될 것"이라면서 "지금껏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현대·기아차가 성장을 이어온 것처럼 앞으로도 해외 판매를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계기로 삼자"고 강조하며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실제로 러시아 자동차시장은 수요가 2012년 294만대에서 지난해 160만대로 절반 가까이 떨어지는 등 침체국면을 맞고 있지만 현대·기아차는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시장의 경우 신흥시장의 침체 속에 상반기에 9.1%의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브렉시트의 영향 등으로 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수요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이처럼 해외 시장이 어려움을 맞고 있는 만큼 정 회장이 직접 현장을 챙기면서 위기돌파를 위해 모든 임직원들이 전력투구에 나서자는 메세지를 보낸 것이다.

 유럽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정 회장은 곧바로 그룹 임직원 600여명을 소집해 위기 극복에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해외법인장회의나 사장단회의를 제외하고 정 회장이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한 조회에 참석한 것은 이례적인 모습이다.

 이는 글로벌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하반기 판매 전망도 좋지 않다는 엄중한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47조27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조10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으로는 2012년 이후 4년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기아차의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한 27조994억원, 영업이익이 20.8% 증가한 1조4045억원을 기록하면서 현대차의 부진을 메워주고 있는 상황이다.

 상반기 자동차 판매실적 역시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239만여대, 145만여대로 모두 전년 동기 실적에 못 미치고 있다. 더욱이 지난달 판매량도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5.1%, 2.3%씩 감소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올해 목표로 설정한 현대차 501만대, 기아차 312만대를 채울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 때문에 정 회장은 현재의 상황을 매우 심각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닥쳐오는 위기상황에 국내외 모든 임직원이 바짝 긴장하고 대처할 것을 정 회장은 다독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장경영을 바탕으로 위기돌파를 해온 정 회장의 저돌적 리더십은 이전에도 그룹이 고비를 넘기고 재도약하는데 큰 힘을 발휘해왔다.

 정 회장은 2000년 현대차그룹 회장으로 취임하자마자 품질경영을 강조하면서 미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미국시장에서 '10년. 10만 마일 보증 서비스'를 내세우면서 공격적인 보증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는 현대차가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높이며 글로벌 자동차메이커로 도약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 같은 품질경쟁력 강화를 통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가 판매 증가로 이어졌고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인 '제네시스'를 추진하는 밑바탕이 됐다. 글로벌시장에서 누적판매량 1억대를 돌파하는 성과도 거뒀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미국에서 소비자가 차량 구매 후 1년 이내에 실직하면 차를 무상으로 반납할 수 있도록 하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모험적 실험을 감행, 위기를 돌파하는 저력을 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해외시장을 챙기는 현장경영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시장 침체가 우려되면서 2009년 1∼2월에는 잇달아 유럽과 미국 공장들을 방문해 판매상황을 점검했다.

 2011년 9월과 2012년 3월에는 세계 경기침체의 진원지가 된 유럽시장의 위기돌파를 위해 현지를 방문했다. 2014년에는 추석 연휴기간에 인도와 터키공장을 방문해 판매전략을 점검하면서 위기극복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이처럼 위기 때마다 현장을 챙기면서 정면으로 돌파하는 정 회장의 경영공식이 이번 유럽 방문에서도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은 위기라는 판단이 들 때마다 왕성한 현장경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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