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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5대책 후폭풍]"내 집 마련하자"…모델하우스 '북새통'

등록 2016-08-31 09:37:46   최종수정 2016-12-28 17: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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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정부가 공공택지 공급을 줄인다고 하니 서민들은 집을 구입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 같아요. 조바심 때문에 신규 분양이라도 받아보겠다는 마음으로 모델하우스를 찾았어요."(서울 성동구 행당동, 30대 여성)

 정부가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8.25 대책을 내놨지만 오히려 시장은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이면서 지역별 양극화 등 역효과가 예상된다.

 정부 입장에서는 최근 급격하게 늘고 있는 주택 공급을 적정 수준으로 떨어뜨리겠다는 의지로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수요자들은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에 주택 구매 의향이 없던 사람들까지 분양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8·25 가계부채 대책'으로 인해 공급조절 효과와 단타를 노린 투기수요 감소 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청약 자격 제한이나 전매 제한 강화 같은 '강력한 대출 수요 억제책'이 빠지면서 수도권 분양 시장을 더 과열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삼성물산이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 1구역에서 공급하는 '래미안 장위1' 모델하우스에는 주말 3일간 2만5000명에 달하는 방문객이 다녀갔다.

 분양 관계자는 "견본주택 개관 전날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으면서 내방객이 줄어들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공급을 줄인다는 말에 반사효과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문을 연 경기도 화성시 '동탄 호반베르디움6차' 견본주택에도 집값이 상승하기 전에 미리 아파트를 분양 받아 더 큰 전매차익을 남기겠다는 투기 세력이 몰리면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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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이 단지는 분양가 상한가 적용으로 평균 분양가가 3.3㎡당 1000만원 초반대로 정해졌다.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1개월 뒤 계약금 10%의 잔액 납부), 중도금 이자 후불제 등이 적용됐다.

 화성시 능동에서 방문한 최모 씨(40세)는 "택지지구 내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어 희소가치가 높은데다 가격 부담도 적어 청약을 넣을 예정"이라며 "신도시 아파트 가치가 더 높아질 것 같아서 투자용으로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규제에 신규 분양에 대한 규제는 빠져 있어 당장 9~10월에 예정 돼 있는 10만 가구나 되는 물량이 줄거나 청약 수요가 감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아너힐즈'도 3.3㎡당 4000만원이 넘는 초고분양가 논란에도 평균 100.6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로 조기 마감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 승인을 미루면서 분양가를 떨어뜨렸지만 오히려 시세 차익이 커질 것을 기대한 투기 세력이 늘어나면서 시장 과열을 부추겼다.

 이에 이번 정부의 대책도 더 늦으면 주택 구매가 어려워 질 것이라는 심리를 자극해 내집 마련을 준비하는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시장이 더욱 과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인호 KDI 연구위원은 "정부의 이번 가계 부채 대책은 양극화 상태를 더 심하게 만들 수 있는 대책"이라며 "수도권 분양 시장만 더 달아오르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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