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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논란①] 정치권, 공수처 논의 탄력…이번엔 될까?

등록 2016-09-14 06:00:00   최종수정 2016-12-28 17: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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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野, 공수처 설치 법안 공동발의  與 일각서도 공수처 설치 '찬성'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현직 부장판사의 뇌물수수 혐의 구속에 이어 '스폰서 부장검사' 의혹이 나오는 등 대형 법조비리가 연이어 터지면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은 공수처 설치 법안을 공동 발의하는 등 공수처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더민주는 이번 정기국회 기간 중 반드시 공수처 법안을 통과시켜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약속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제는 공수처 신설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견제 받는 조직으로 검찰이 거듭나도록 개혁돼야 한다. 공수처 신설을 통해 이런 부정부패를 발본색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문제에 대해 부실수사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 특별감찰과 대통령도 믿기 어렵게 됐다"며 "이제 공수처 신설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정세균 국회의장도 힘을 싣고 있다. 정 의장은 정기국회 개회사를 통해 "최근 우리 사회 권력자들의 특권, 공직사회에 아직 남아 있는 부정과 부패를 보면서 이제 더 이상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수사기관의 신설을 미뤄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공개적으로 공수처 신설을 촉구했다.

 20대 국회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야권이지만 여당이 반대하면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법안 통과는 사실상 어렵다. 이 때문에 역대 국회에서도 번번이 이 문제가 제기됐지만 여야가 합의하지 못해 불발에 그쳤다.

 공수처는 지난 1996년 당시 야당이었던 새정치국민회의가 발의한 '부패방지법'에서 처음 거론됐지만 당시 검사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무산됐다. 1998년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도 참여연대와 함께 특별검사제 형태의 공수처 도입을 논의했다.

 1999년 김대중 정권은 '공직비리수사처'라는 기구를 만들었지만 검찰총장 산하 기구로 진행되면서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한나라당의 강력 반대로 무산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부패 방지를 위한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고비처)' 설치를 추진했지만 한나라당은 백지화 촉구 결의안을 내는 등 강력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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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같이 20년 동안 논의만 거듭됐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이 추진력을 가질 수 있는 데다가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 문제를 비롯한 각종 대형 법조 사건이 터지면서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새누리당은 공수처의 각종 부작용을 우려하며 대체로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공수처 신설에 대한 찬성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현재 무소속을 포함한 세 야당의 의석 수는 171석이고 새누리당은 129석이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쟁점법안이 표결로 본회의에 통과되려면 180석이 필요하다. 만일 공수처 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하려면 새누리당에서 10석 정도만 이탈하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와관련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검찰도, 법원도 부패와 일탈 행위가 이뤄진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정권이 바뀌고, 검은 돈 받고 룸살롱 가서 접대 받고 이상한 사람들하고 유착해 사회 정의를 무너뜨린다"라며 "야당이 주장하는 것을 안 받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야당 입장을 지지했다.

 유 의원 외에도 당내에서는 우 수석 사건이 불거진 이후 공수처 신설에 긍정적 입장을 표하는 의원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원외에서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공수처를 신설해서 우리나라 고위공직자 비리를 철저하게 뿌리 채 대청소해야 한다"고 주장, 공수처 설치에 힘을 실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그 어느 때보다도 공수처 설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높다"며 "여당도 국민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공수처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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