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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의 민낯②]재벌가 금수저 '갑질' 왜 반복되나…"나는 특별하다"

등록 2017-02-02 06:50:00   최종수정 2017-02-02 07: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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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만취 난동 사건의 피의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셋째아들 김동선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7.01.07  [email protected]
'다른 사람과 다르다'…습관화한 특권의식
일탈 행위 하고도 죄책감·반성 없어
반칙, 더 용인되지 않는 사회 질서 당연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재벌가 금수저들의 갑질이 잊을 만하면 반복적으로 터지는 일상사가 됐다. 지난해에만 해도 일일이 거론하기 어려울 정도다. 올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그동안 재벌가 금수저들의 갑질을 꼽으려면 열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지난 2014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지만, 그 이후에는 나아진 것이 별로 없다.  

 최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동선(28)씨가 술에 취해 종업원을 폭행하고, 순찰차를 파손해 구속되면서 금수저들의 갑질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이사가 술집에서 술병을 깨는 등 소란을 피워 입건됐다. 또 중견기업 두정물산 대표 아들 임범준씨가 기내에서 술을 마시고 난동을 부려 구속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힘없는 상대를 괴롭히는 금수저들의 갑질로 세상이 떠들썩했다.

 현대가 3세인 정일선 현대 BNG스틸 사장과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미스터피자 MPK그룹 정우현 회장, 김만식 몽고간장 회장 등 운전기사나 빌딩 경비원에게 폭언이나 폭행을 일삼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또 지난 2010년 SK그룹 계열사인 SK M&M의 최철원 전 대표가 저지른 '맷값 폭행' 사건은 이를 모티브로 한 영화가 히트하며 다시금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잊을 만하면 되풀이하는 재벌가 금수저들의 안하무인격 일탈 행동에 대해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재벌가 금수저들의 갑질 행태가 지속하면서 여전히 잘못된 관행을 답습하고 있다는 도덕적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화로 고착화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재벌가 자제들의 갑질이 왜 자꾸 반복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이런 갑질이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는 습관화한 특권의식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일부 재벌가 자제가 자기중심적 사고를 가질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면서 타인에 대한 배려 대신 '나는 특별하다'는 특권의식을 키웠다"며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권력을 갖은 특별한 존재로 생각하고, 그래서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발상을 하게 돼 일탈 행위가 지속해서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곽 교수는 이어 "이런 류의 특권의식은 사회적 판단을 흐리게 한다"며 "갑질을 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거나 기분 좋지 않을 때 충동적으로 일탈을 하고도 죄책감이나 별다른 반성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공동체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를 더는 용납하지 않게 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일종의 일탈 행위라는 분석도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가 공동체 질서를 훼손하는 구성원의 일탈 행위를 용인하지 않는 등 이전보다 투명하고 평등한 사회로 변하고 있다"며 "특권층의 일탈뿐만 아니라 공동체 질서를 훼손하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되지 않는 사회에서 일부 재벌가 자제는 사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시대착오적인 일탈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삐뚤어진 특권의식은 태어날 때부터 일반인들과 다른 삶의 조건이나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경험 부재 등으로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제도적 처벌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더는 특권의식을 바탕으로 한 일탈 행위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사회적 인식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재벌 2세들이 태생적으로 좋은 조건들을 갖추다 보니 자신을 '갑'으로 생각하게 되고, 주위 사람들을 대할 때도 갑질 또는 횡포를 당연하게 여기는 특권의식이 '갑질'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재벌 2세들이 자기 실력으로 얻은 지위나 권력, 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누리는 것을 하나의 특수 신분으로 착각하면서 법 등 규범을 지키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던 글이 단적인 예"라며 "'부모 잘 만나는 것도 실력이다'는 생각처럼 자신들이 우리 사회에서 특수한 신분이라 생각하고 사람들에게 말이나 행동을 막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직접 기업을 일군 1세대와 달리 재벌 2, 3세들은 갖춰진 조건 아래에서 온실 속 화초처럼 일상의 어려움 등을 못 느끼며 자란다"면서 "돈, 권력 등을 누리며 자기 중심적으로 살아오다 보니 이런 사건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또 상류층이 알아서 도덕적이길 바라기보다 사회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병훈 교수는 "미국 사회가 전형적인 자본주의면서도 공정성이 있는 것은 재벌이라도 잘못하면 더 큰 징벌을 내려 재발을 방지하기 때문"이라며 "돈, 권력보다 법 앞의 평등이 우선하는 장치를 통해 질서를 유지해온 것을 참조할 수 있겠다"고 제언했다.  

 이웅혁 교수는 "외국에서도 한국 기업의 가족경영이 고질적 리스크라고 지적한다"며 "대기업의 경우 족벌 경영 체제를 탈피하고 합리적인 조직 운영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대책 중 하나"라고 처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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