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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대 EU, '브렉시트' 샅바 싸움 개막…2년내 협상 타결 '산너머 산'

등록 2017-03-19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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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관한 리스본조약 50조 발동 법안에 서명했다. 이제 테리사 메이 총리가 EU에 리스본조약 50조 발동을 공식 통보하는 일만 남았다.

 리스본 조약 50조가 발동되면, 영국과 EU는 앞으로 2년동안 협상을 벌이게 된다.영국은 물론 EU도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한다..

 영국이 2년내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고 EU를 자동탈퇴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올만큼 향후 협상 과정에는 숱한 장애물이 즐비하다. 게다가 스코틀랜드에 이어 북아일랜드에서도 분리독립 주장이 나오는 등 '유나이티드 킹덤'의 붕괴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 이달 말 브렉시트 공식 선언

 하원은 지난 2월 8일 메이 총리에게 해당 권한을 허락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상원으로 넘겼다. 상원은 이 법안에 수정 조항 2가지를 덧붙여 하원으로 되돌려 보냈다. 그러나 하원은 지난13일 표결에서 수정사항들을 거부하고 원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상원이 같은 날 하원이 재차 보낸 원안을 승인하면서, 의회 비준 절차는 모두 끝이 나게 됐다.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은  "약속대로 이달 말까지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하고 영국의 이익을 증진하는 결과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와 EU 집행위가 협상 테이블에 앉는 시점은 오는 6월쯤이 유력시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오는 6월20일 예정된 EU 룩셈부르크 장관급 회의가 협상 개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앞서 EU는 오는 4월 중 영국을 제외한 27개 회원국끼리 정상회의를 열어 EU 집행위원회에 협상 권한을 부여하는 공식 절차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후 EU 집행위는 EU 정상들이 합의한 협상 지침을 공개한다. 이 가이드라인에 향후 EU와 영국의 무역 협정 협상 관련 내용이 포함되는지가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브렉시트 협상이 올 상반기에 시작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치러졌던 네덜란드 총선에서는 극우 자유당이 패배해 한 숨 돌리기는 했지만  프랑스 대선(4~5월),독일 총선(9월) 등이 줄지어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도 이르면 6월 또는 9월에 조기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다. 

◇ 협상기한 2년…시계는 '째깍째깍'

 브렉시트 협상과 관련된 주요 쟁점으로는 ▲ 2년 내 합의 여부 ▲ 무역과 이민 ▲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 ▲ 협상 불발 가능성 등을 꼽을 수있다.

 EU의 헌법격인 리스본 조약의 50조는 EU를 떠나길 원하는 회원국과의 탈퇴 협상 기한을 2년으로 설정하고 있다. 2년의 협상 기한을 연장하려면 27개 회원국의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각국은 기한 연장 거부권을 가진다. 또 각자 입장을 정하기 전 자국 의회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협상의 주요 관건은 영국의 EU 단일시장 잔류 여부다. 유럽은 단일 시장을 통해 국경 없는 무역 지대로 발돋움했다. EU 시민들은 이에 따라 비자 없이 다른 회원국에서 거주하거나 일할 수 있다.  영국 정부는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과감히 포기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예고했다. 이를 통해 영국으로의 무분별한 이민을 통제하고 국경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측은 영국에 거주 중인 EU 시민 300만 명과 EU 회원국 내 영국인 100만 명의 권리를 어디까지 보장하느냐를 놓고도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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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 재추진하나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지난 13일 브렉시트에 맞서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그는 2018년 가을~2019년 봄 사이를 유력한 투표 시점으로 주장했다.

 스코틀랜드 유권자들은 작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때 압도적으로 EU 잔류에 표를 던졌다. 스터전 수반은 이를 바탕으로 스코틀랜드는 EU 단일시장에 끝까지 남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부결됐던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국민주표를 재추진하려면 영국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메이 총리는 지난 14일  스터전 수반이 불확실성과 분열을 조장한다며 스코틀랜드 국민투표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당시 하원에서 “정치농단이나 불확실성을 조성할 때가 아니고 영국 국민의 의지에 따라서 더 나은 미래를 열어 나갈 때"라고 주장했다. 북아일랜드의 분리독립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 '노 딜'(no deal) 공포

 영국 정부는 EU와 영국 거주 EU시민권자와 EU 회원국에 거주 영국 시민권자 지위 보장, 영국-EU간 무역협정 외에도 이른바 '이혼 합의금'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순 이혼 비용은 최저 245억 유로(약29조 7500억원), 최고 728억 유로(약88조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상원은 영국이 EU와 탈퇴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고 탈퇴하면  '이혼 합의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영국 상원 EU재무위원회는 지난 4일 내놓은 '브렉시트와 EU 예산' 보고서에서 "(탈퇴 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재정분담 관련 규정 등 모든 EU법은 적용이 중단되기 때문에 영국은 재정분담 이행의무에 전혀 구속되지 않게 된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영국과 EU가 2년 내 타결에 실패하고 협상 기한도 연장되지 않으면 영국은 EU를 자동 탈퇴한다. 이 경우 구체적 탈퇴 일자는 법적 논의를 거친 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노 딜' 탈퇴 시 영국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일반 규정에 따라 EU와 교역을 진행하게 된다. 동시에 EU 단일시장과 관세 동맹 안에서 누리던 혜택도 모두 사라진다.  

 영국산업연맹(CBI)의 폴 드레슬러 회장은 "노 딜 시나리오는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할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격"이라며 EU가 영국에 폭탄 과세를 부과하고 각종 규제를 적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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