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중년도 싫어, 40대의 반란③]"가꾸긴 뭘 가꿔" 코너 몰리는 40대 남성들
통계청이 지난 2월28일 발표한 가구주가 40대인 가구의 지난해 월평균 소득은 500만5000원으로 전년(495만9000원)보다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분이다. 그동안 가구주가 40대인 가구의 연간 소득은 2013년(2.4%) 2014년(2.9%) 2015년(2.8%) 등 매년 최소 2%대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 이들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전년 동기보다 0.03% 줄어 2003년 이후 분기 기준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어 4분기에는 0.04% 감소해 낙폭이 더욱 가팔라졌다. 이는 사업소득이 1.7% 줄어들며 3년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한 탓이 컸다. 가장 비중이 큰 근로소득도 3년째 역대 최저 수준인 2%대 증가율에 머물며 이를 부채질했다. 2월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40대 가구의 가계수입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도 마찬가지다. '97'로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9년 4월(9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CSI는 한은이 소비자의 경제 상황에 관한 인식 등을 설문 조사해 지수화한다. 지난 2003년 이후 장기 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하고, 그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 작으면 비관적이다. 40대의 가계수입전망 CSI가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그들이 6개월 뒤 수입이 지금보다 더 내려갈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이뿐만 아니다. 통계청이 지난 3월15일 발표한 ‘2월 고용 동향’을 보면 2월 국내 실업자 수는 20~40대 청·장년층 위주로 늘어나 135만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131만7000명)보다 3만3000명 증가한 규모다. 이 중 40대는 2만9000명이 실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구조 조정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금융, 해운업 구조조정에 이어 올해도 경기 불황 여파로 제조업과 서비스업 여러 분야에서 구조조정 바람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결국 그 직격탄은 각 직장의 중추인 40대 남성을 겨냥할 수밖에 없고, 이들 중 상당수가 다시 정든 직장에서 짐을 싸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40대 남성의 위기는 국내 가계 소비의 위축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그간 40대 가구는 왕성한 소비력으로 한국 경제의 내수를 주도해왔다. 지난해 기준 40대 가구의 월평균 소비 지출액은 308만원으로 전 연령대 가구 중 가장 많았다. 60세 이상 가구의 소비 지출액(165만 원)의 두 배에 가깝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40대 가구의 소비지출은 소득 감소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2.7% 줄어들었다. 이는 2013년 1분기 이후 3년여 만으로 감소 폭은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 3.2% 줄어든 이후 최대다. 이처럼 은퇴 이후나 노후도 아닌, 곧 다가올 미래를 걱정해야 할 40대가 늘어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이 상실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상학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쟁이 치열한 시장일수록 제품의 표적 시장 설정과 포지셔닝을 통해 차별적 우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40대 남성도 멋과 젊음을 통해 차별적 우위를 가지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자아성취보다 경쟁 속 생존이 이런 현상을 일으키는 더 큰 이유라는 사실은 2017년 한국의 저성장 기조와 팍팍한 삶과 연관된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현상이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