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빈의 클로즈업 Film]마이클 키턴 눈빛으로 살아난 맥도날드…'파운더'
믹서기 외판원 레이 크록은 이상한 주문을 받는다. 캘리포니아의 맥도날드라는 햄버거 가게가 믹서기 8대를 주문한 것. 믹서기 여러 대를 동시에 돌릴 만큼 많은 양의 셰이크를 한번에 만들리 없다고 생각한 크록은 이 가게를 직접 보러 간다. 여기서 그의 눈을 끈 건 이 가게의 '스피디 시스템(speedee system)'. 30초 안에 주문한 햄버거가 나오는 혁신을 본 크록은 이 가게를 프랜차이즈화하기로 결심한다. 우여곡절 끝에 맥도날드 형제와 계약에 성공한 그는 맥도날드를 급속히 확장해 나간다.
실화를 앞뒤·좌우·위아래로 살피는 '파운더'의 방식은 맥도날드 실화를 단편적인 '비즈니스 성공 신화'나 '위인전'이 되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여기에는 사람이 있다. 누구도 일방적으로 악하거나 선하지 않기에 이 작품에는 인간미가 있다. 영화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자본주의도 마찬가지다. 심각한 문제점이 있지만, 이 체제에는 장점 또한 있다. 관객은 생각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크록을 사기꾼이라고 하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맥도날드 형제를 겁쟁이라고 부를지 모른다. 누군가는 자본주의의 냉혹함을 보겠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 체제가 주는 기회에 솔깃할 것이다. 그렇게 영화는 묘한 여운을 남긴다. 이 다면적 서사에 생기를 불어넣는 건 결국 마이클 키턴이다. '버드맨'(2014)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60대 중반 배우의 식지 않는 연기 열정은 마치 크록의 그것을 보는 것 같다. 요동치는 이야기를 키턴은 눈빛에 담는다. "당신이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압니다"라고 말하는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에서 카메라가 그의 얼굴을 과장되게 클로즈업 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언제나 더 큰 성공을 향해 있는 그 눈빛이 바로 이 작품의 에너지원이자 설득력이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