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호황에 은행 가계대출 다시 급증···5월 6조↑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2분기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며 주춤했던 은행권 가계부채가 다시 몸집을 불리고 있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주금공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은 전월보다 6조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주금공 양도분을 제외한 은행계정만 봐도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 등 6대 대형은행의 5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534조1241억원으로 4월 대비 3조3546억원 늘었다. 올 들어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한풀 꺾였다가 이사철 등을 맞아 3~4월부터 반등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년 대비 증가액을 보면 1월은 1000억원에 불과했지만 2월 2조9000억원, 3월 3조, 4월 4조6000억원으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5월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에만 6조원이 늘었는데 이는 전년도 증가액인 6조7000억원에 거의 근접하는 규모다. 1~4월까지는 가계 빚이 10조6000억원 늘어 작년 같은 기간의 3분의 2 수준으로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 최근 은행권 가계 빚이 꿈틀거리는 것은 부동산 시장과 관련 있다는 게 당국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해 초 정국 불안과 조기대선으로 미뤄둔 아파트 분양이 본격적으로 쏟아진데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뛰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4월까지만 해도 전국 분양 물량은 6만6000가구로 작년(10만8000가구)보다 40% 가까이 급감했다. 같은 기간 주택매매거래량도 27만5000건으로 1년 전(28만6000건) 대비 소폭 줄었다. 그러다 5월 들어 아파트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아파트 매매건수는 1만397건으로 전월 대비 2500건 급증했으며 주택경기가 좋았던 1년 전보다도 200건 이상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기 대선으로 미러둔 물량이 풀리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유예가 올해 끝나기 때문에 단지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함께 몰리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 호황으로 분양권 전매가 다시 늘고 있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달 최장 11일의 황금연휴가 이어지며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5대 은행의 경우 신용대출도 올 들어 처음으로 1조원 이상 증가하는 등 크게 뛰었다. 전월 증가액(3074억원)의 4배다. 금융당국은 이사철 수요, 분양물량 확대 등에 따라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조기 대선으로 대기한 분양 물량 등이 한꺼번에 풀리고 서울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택가격 상승세가 여타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주택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금융회사 자체적인 관리계획 이행여부 등을 살피고 증가속도가 빠른 기관은 중점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8월 중 관계부처 합동으로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가계부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담보인 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다시 강화하는 방안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조기 도입,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150%를 넘지 않도록 하는 ‘총량관리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