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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고신용 대출 88%···"시중은행보다 높다"

등록 2017-09-21 11:00:00   최종수정 2017-10-10 09: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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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신용 대출 쏠림' 현상···높은 편의성, 낮은 금리로 유인
 한은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행태 보이지 않아"
 여·수신 실적 크게 증가···대출액 2조2530억 돌파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올해 출범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 88%가 고신용자에만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였던 중금리 대출 활성화라는 역할과는 달리 기존 은행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대출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7년 9월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여·수신 실적을 점검한 결과 지난 8월말 금액 기준 인터넷은행의 고신용자(1~3등급) 대출 비중은 87.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시중은행의 고신용자 대출 비중인 78.2%에 보다 9.3%p 높은 수준이다. 반면 중신용자(4~6등급) 대출 비중은 11.9%에 불과해 시중은행들의 대출 비중(17.5%)보다도 낮았다. 주로 고신용자들에게 적용되는 금리 5% 미만의 저금리 대출 비중도 인터넷은행이 82.5%로 국내은행(77%)보다 더 많았다.

 인터넷은행에 '고신용 대출 쏠림'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높은 편의성을 바탕으로 낮은 금리를 내세운 이들의 영업방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용등급별 대출 금리를 보면 1~2등급의 고신용자를 제외하고, 나머지 등급에서는 모두 인터넷은행의 금리가 높았다.

 인터넷은행의 1~2등급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3.39%로 국내 은행 금리(3.71%)보다 0.32%p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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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3~4등급과 5~6등급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각각 4.79%, 6.19%로 국내 은행 금리인 4.51%, 6.13%보다 높게 나타났다. 결국 인터넷은행이 고신용자에게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금리혜택을 주면서 대출 수요를 끌어낸 것이다. 상대적으로 중·저신용자들에게는 금리가 높게 적용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인터넷은행의 대출 방식은 기존 은행과 다르지 않다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은 "출범 초기 인터넷은행의 대출 가운데 고신용자 비중이 높아 아직은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행태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인터넷은행의 차주당 평균 대출액은 1100만원으로 시중은행 평균치(3500만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았다.

 인터넷은행이 고신용자 대출에 치중하는 것은 출범 초기인 만큼 연체나 미상환 등 위험도가 높은 중·저신용자 중에서 우량 고객을 골라낼 만한 신용평가모델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은행 차원에서는 고신용자에게 돈을 빌려주는게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출 실적 등에 힘입어 인터넷은행의 성장세는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기준 예·적금등 수신액은 2조9770억원을 기록했고, 대출액은 2조253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81.5%, 82.6%씩 늘어난 것이다. 계좌개설 건수는 449만1000건을 기록했다.

 한은은 "특히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이후 인터넷은행의 여·수신 실적과 계좌개설 건수가 크게 늘었다"며 "카카오톡 등 정보기술(IT) 플랫폼의 높은 활용도와 인지도, 마이너스 통장 대출의 흥행 등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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