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對아세안 비전 천명 성과… "대한민국 외교 공간 확장"
"아세안 경제협력 분야 많아…2020년까지 교역액 2000억 불로 늘리기로 합의 성과" 동남아 순방서 한국-아세안 관계 공고화…북핵 대응책에 대한 국제사회 지지 확인 【마닐라(필리핀)=뉴시스】 장윤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취임 첫 동남아시아 순방을 마무리하면서 우리나라의 대(對) 아세안 비전을 전세계 알리는 의미있는 발걸음을 떼었다. 이로써 아세안 비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이 새 정부 과제로 떠올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전용기편으로 마닐라 국제공항을 떠나 같은날 오후 공군기지가 있는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7박 8일간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을 순방하며 각종 정상회담과 아세안 경제협력 정상회의 등에 참여했다. 문 대통령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서 임기 내 아세안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국(미국·중국·러시아·일본)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아세안 10개 회원국(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말레이시아·싱가포르·브루나이·베트남·라오스·미얀마·캄보디아)을 방문하며 아세안 우호를 다지고 협력 폭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하자마자 역대 정권 처음으로 아세안 특사를 파견하며 정권 초부터 아세안 국가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강조해왔다. 당시 아세안 특사로 임명된 박원순 서울시장은 아세안 주요 회원국을 예방하며 새 정부 아세안 비전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 마지막날인 지난 14일 필리핀에서 동포 간담회를 갖고 "자랑스러운 동포 여러분께 이번 순방의 성과를 보고 드리고 싶다"면서 "이번 순방을 통해 대한민국 외교 공간이 더 넓고 크게 확장되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대한민국 외교가 미·일·중·러 4대국 중심이었던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순방으로 아세안과의 교류·협력을 4대국 수준으로 격상시키고 더 긴밀히 협력해 가기로 했다"면서 "북쪽으로는 러시아와 유럽, 남쪽으로는 아세안와 인도까지 우리의 경제 활동 영역을 넓히면서 다자 안보체제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 우리 정부의 사람중심 경제정책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실천적 대안이 되고 있다는 말씀도 드린다"고 말했다. 그동안 우리나라 외교는 '4강(强)'으로 불리는 미국·일본·중국·러시아 관계에 큰 비중을 할애했다. 이같은 전략이 냉전 시대를 지나는데 유효하긴 했지만 점점 고조되는 한반도 정세의 해법을 모색할 때 검토할 선택지 또한 좁아진다는 맹점이 존재했다. 문 대통령이 아세안 협력을 4대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배경에는 경제 성장이란 실리적 이유도 있지만 현재 한반도 상황을 헤쳐나가는데 아세안과의 든든한 유대가 절실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성장 잠재력이 큰 아세안 협력을 강화해 우리나라 외교통상의 보폭을 넓히면서 4대국 의존도를 분산시키겠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뿐 아니라 중국과의 사드 갈등, 일본과의 역사 문제 등으로 한반도 주변 4대국 관계 설정이 복잡해지자 새 정부 외교 외연을 넓혀야한다는 목소리가 아세안으로 눈을 돌리게 한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아세안이 추구하는 역내 연계성을 높이는 4대 중점 협력분야로 ▲한국의 고속철도 건설과 운영 경험 적극적 공유 ▲발전소 건설과 신재생에너지 미래 산업 협력 ▲한국의 효율적 수자원 관리와 사업 노하우 지원 ▲한국의 성공적인 스마트 정보통신 경험 공유 등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같은 아세안 경제협력이 속도감을 낼 수 있도록 아세안관련 기금도 확기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지난 14일 아세안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 참석해 2018년까지 '아시아·태평양 메가 FTA'로 불리는 RCEP 협상 타결에 동참하기로 한 것도 아세안 경제 연대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필리핀 마닐라의 한국 기자단 기자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동남아 순방 성과 관련 "우선 아세안과의 관계를 대폭 강화하기 위한 신(新)남방정책을 천명했고, 그에 대한 아세안 각국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아세안과 인프라, 금융, 서비스, 방산, 중소기업, 스마트시티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야들에 대해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2020년까지 교역액을 2000억 불로 늘리기로 합의하는 실리도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서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러시아, 중국 등 참가국 정상들과 연달아 회담을 가지면서 양국 관계를 다지는 시간도 가졌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지난 1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와 회담을 갖고 한중 관계 정상화를 논의하는 성과도 거뒀다. 문 대통령은 다음달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과 취임 세번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현장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사회의 지지와 평화적 해결책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나라들이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그리고 그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제재와 압박의 강도를 더 높게 한다는 점에 대해서 완벽하게 의견들이 일치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도 북핵 문제 불용이란 우리의 입장에 대해서 완전하게 지지를 해주었고,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에 대한 철저한 이행을 약속했다. 앞으로 북핵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아세안 순방 성과를 언급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