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예루살렘으로 미 대사관 이전"…팔 수반 등에 통보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이슬람국가들은 물론 전 세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는 의사를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 아랍 국가 지도자들에게 직접 통보했다. 5일(현지시간)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나빌 아부 루데이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바스 수반과 이날 전화통화를 갖고 미국의 이스라엘 대사관을 현재의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려는 자신의 의도를 설명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1995년 '예루살렘대사관법(israel Embassy Act)'을 제정해 미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도록 정한 바 있다. 다만 여기에는 유예조항이 붙어있는데, 대통령이 외교적 이해관계를 고려해 결정을 6개월간 보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조항을 근거로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역대 모든 대통령들이 결정을 유예해왔다. 문제는 예루살렘이 현재 국제법상 어느 국가에도 소속돼있지 않다는 점이다. 1947년 유엔이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에 ‘특별한 국제체제’라는 독특한 지위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48년 1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은 예루살렘 서쪽 지역을 수도로 선포했다. 1967년에는 동쪽 지역까지 점령해 1980년 동·서 예루살렘 전체를 이스라엘의 영원한 수도로 선포하는 법률까지 발효시켰다. 국제사회는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바스 수반 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 국왕, 이집트 대통령에게도 전화를 걸어 대사관 이전 계획에 대해 밝혔다고 보도했다. 아바스 수반 등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사관 이전을 강행할 경우 중동 갈등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미 고위관료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6일 대사관 이전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힐 것으로 보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대사관 이전은 6개월동안 유예하되 이전을 위한 조치들은 즉시 시작하도록 보좌관들에게 명령할 것으로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