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예루살렘 발표' 연기…프랑스·사우디 우려 표명
CNN방송은 4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이스라엘 주재 미 대사관을 이곳으로 이전하겠다는 트럼프의 주장에 대해 프랑스와 사우디가 우려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외무부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미국이 일방적으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예루살렘 문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적 협상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칼리드 빈 살만 주미 사우디 대사는 CNN방송에 보낸 성명을 통해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를 한다면 평화 프로세스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고 역내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사안을 잘 아는 미 정부 관계자들은 동맹국들의 우려를 고려해 트럼프 행정부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겠다고 발표하려는 계획을 연기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의 호건 기들리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처음부터 이 이슈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해 왔다"며 "이는 '만약에'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기들리 대변인은 "하지만 오늘은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며칠 안에 이에 관한 결정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는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해졌다. 그는 작년 대선에서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는 공약을 했다. 미국은 1995년 예루살렘 대사관법을 제정해 미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외교적 이해관계를 고려해 대사관 이전을 6개월마다 보류할 수 있도록 했고 모든 대통령이 이를 따랐다. 그동안 미국은 이스라엘과 동맹임에도 예루살렘이 이스라엘 수도라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적 공존을 강조하는 '두 국가 해법'에 따라 양국 사이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서였다. 이스라엘은 1967년 예루살렘 동부와 요르단 강 서안 지구를 점령한 뒤 예루살렘 전체를 자신들의 수도라고 천명했다.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 동부를 자신들의 미래 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