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공모제 확대…교육계 반응 엇갈려
전교조 "유능한 평교사 교장 임용 기회 넓어져" 【세종=뉴시스】백영미 기자 = 교육부가 경력 15년 이상 교원이면 응모할 수 있는 내부형 교장공모제 학교를 15% 내로 교육감이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을 폐지하는 교장공모제 개선 방안을 발표하자 교육계에서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교육현장을 무력화하는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반발한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좋은교사운동 등은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를 통해 유능하고 민주적 소양이 풍부한 평교사가 교장을 맡을 수 있을 기회가 넓어질 것"이라고 환영했다. 교총은 17개 시·도교원단체총연합회와 함께 27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 앞에서 교장공모제 확대 즉각 철회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이후 '긴급 한국교총-시·도교총 회장 비공개 연석회의’를 열고, 향후 투쟁 방법과 수위 등 대응 방안을 결정할 방침이다. 교총은 "15년 이상의 교육경력 만을 자격으로 정한 무자격 교장공모제가 시행되면서 근무평정, 연구실적 등 교원으로서의 열정과 전문성을 가늠할 수 있는 기초적인 기준을 배제하고, 오직 교육감과 연관된 보은인사 수단으로 악용돼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서울·인천·광주·전남 등의 지역은 제도 시행 이후 100% 특정노조 출신만 교장으로 배출됐고, 소위 진보교육감과 특정노조 세력의 코드 인사 수단으로 악용돼 왔다"며 "그럼에도 이를 일방적으로 확대하려는 것은 성실히 근무하고 연구하며 보직교사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교사의 승진 기회를 박탈하는 불공정한 처사"라고 말했다. 또 "교장공모제를 통한 한 번의 서류 지원과 면접이 25여년간의 교직경력 동안 쌓아온 분야별 전문성을 반영한 점수보다 타당한 역량 검증 절차인지 객관적인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교육부는 일방적인 확대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납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전교조는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 계획을 환영한다"며 "유능하고 민주적 소양이 풍부한 평교사가 교장을 맡을 수 있을 기회가 넓어짐으로써 학교혁신과 민주적인 학교운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문재인 정부가 학교 자치와 학교의 자율성 확대를 국정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학교자치와 학교혁신을 일반학교로 확산하기 위해 현재 자율학교로 한정돼 있는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일반 학교로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만 "교장공모제는 공모에 응하는 일면식도 없는 외부 인사를 짧은 기간에 검증하고 선별하는 것이 어렵고, 학교장의 역할이 주로 교사와의 업무 관계 속에 이뤄지는 것에 비해 공모 교장 임용에 관한 교사의 참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 자치 강화는 교장 임용 방식의 변화 뿐 아니라 학교장의 권한을 줄여 학교 자치 기구에 배분해야 비로소 온전히 구현될 수 있다"며 "교사회, 직원회, 학생회, 학부모회, 교무회의 등 기구들을 법제화해 권한을 배분함과 동시에 학교 자치 시스템에 적합한 학교장을 단위 학교 교육주체들이 직접 선출하고 학교장이 일정 임기를 마치면 다시 평교사로 돌아가게 하는 ‘교장선출보직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좋은교사운동은 "이명박 정부 이래 교육부는 제도 도입의 취지를 훼손하고, 교장 자격증 없이 공모에 응할 수 있는 기회를 매우 제한적으로 시행해 왔다"며 "교육부가 제도의 취지를 살려 교장자격증 미소지자가 응모할 수 있는 학교비율의 제한을 폐지하는 것은 늦었지만 적극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교장공모제를 자율학교에만 적용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학교운영위원회가 학교 구성원의 의견 수렴을 통해 공모제를 통한 교장 임용을 결정한다면 그 학교가 자율학교이던지, 일반학교이던지 존중돼야 마땅하다"고 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