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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편지에 관심 집중...전문가 "친서외교,극적효과 있어"

등록 2018-06-01 11: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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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김정은 편지, 북미회담 운명 좌우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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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이혜원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뉴욕에서 고위급회담을 마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워싱턴에 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서를 들고서다.

31일(현지시간) AP통신은 김 위원장의 편지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답장으로, 북미정상회담의 운명이 편지 내용 안에 달려있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김 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다는 사실을 전달했다. 이후 북한이 '미국과 마주앉을 수 있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따듯하고 좋은 반응", "북한과 지금 대화하고 있다.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라며 북미정상회담의 재추진을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 측에서 북미정상회담 재개와 관련된 공식적 입장이 발표한 적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매일 자신의 일정과 생각을 트위터로 공유하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 사람이 직접 친서를 전달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외교가에서는 '친서외교'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줄리언 젤리저 미 프린스턴대학 역사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일부는 의식(ceremony)적인 측면이 있다"며 "편지를 배달하는 것은 두 국가가 목적을 위해 천천히 노력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극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또 젤리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 김 위원장과 같은 감정이 격렬한 지도자들에게 편지는 유용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감정을 억제하는 방법이다. 편지의 냉정함이 외교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중요한 외교적 조치들은 종종 문서를 통해 자주 전달된다. 특히 긴밀한 유대관계가 없고, 비공식적인 방법을 통해 정기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국가들에서 많이 사용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이란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2014년 핵 협상을 앞두고 비밀 편지를 주고받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로 떠나기 전 앤드루 공군기지에서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는 것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그들(김 부위원장 일행)은 1일 워싱턴으로 올 것이다. 김정은의 편지가 함께 오고 있다. 그들에게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친서내용은 아무도 모른다. 통상적으로 서한을 전달할 때는 다른 외교적 수단을 통해서 그 내용을 파악할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준비된 사람들(buttoned-down people)이 아니기 때문에 원점으로 돌아갔다(bets are off)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젤리저 교수는 "대통령이 무엇이 다가올 지 모르는 순간이 있다면, 바로 지금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시간으로 지난 31일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변함없다는 뜻을 밝힌 만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도 이같은 내용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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