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이슈 장기화 속 고개드는 민생 여론
남북 대화 국면·북미회담 재개 분위기에도 경제 부정평가는 상승 중한반도 거대 현안에 경제정책 압도된 측면…文정부 2년차 시험대野, 유권자 피부와닿는 민생 문제로 '경제심판론' 지방선거 총공세
지난달 북미 정상회담 취소와 2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 등 외교 이슈가 장기화되는 사이, 경제 불만 여론이 고개를 들면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음달 13일 지방동시선거를 앞두고 야권은 '경제 심판론'으로 공세 전략을 굳혔다. 거대한 한반도 담론보다는 유권자 피부에 와닿는 민생 문제를 겨냥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8 국가재정전략회의' 모두발언에서 "아직 국민들이 경제적인 삶이 좋아지고 있다고 체감하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한 것도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한국갤럽의 지난달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여론조사를 상위 3개 항목을 중심으로 살펴봤다. 그 결과 긍정평가에서 남북 정상회담과 대북 이슈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었다.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 직후 집계된 5월 1주 문 대통령 긍정평가에서 남북 정상회담 비중은 35%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두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뒤인 5월 5주차는 13%에 머물렀다. 여론조사에서 급등한 수치는 예전 수준으로 떨어지는 조정 효과분이 있다 하더라도, 그만큼 대북 이슈가 국민들에게 환기하는 수준이 둔화됐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반면에 경제·민생문제 부정평가는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부정평가하는 항목에서 '경제·민생문제 해결 부족'은 22%로 5월 2주차 1위에 오른 이래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5월 5주차에는 29%로 7%p 상승했다. 경제·민생 문제가 새 정부 출범 2년차 국정 변수로 떠오른 현상은 다른 여론조사 지표에서도 나타난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일간 지지율은 지난달 25일 일간집계에서 72.8%(부정평가 22.5%)를 기록한 후, 국회가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확대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지난달 28일에는 71.9%(부정평가 22.4%)로 내렸갔다. 문 대통령이 긴급경제점검회의를 열고, 소득 양극화 심화 관련 보도가 이어졌던 지난달 29일에도 지지율은 71.7%(부정평가 21.3%)로 약세를 보였다. 지난달 30일에도 71.1%(부정평가 22.1%)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 실장은 "최저임금제 개정안 통과, 소득 양극화 심화 등 분배 관련 요인이 국정수행 부정평가 주 요인으로 떠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은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새 정부 경제 기조인 '사람중심 경제'를 위한 3대 축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방향성은 유지할 뜻을 밝혔다. 국민 체감율을 높이기 위한 보완책 추진과 예산 집행도 당부했다. 최저임금 인상안은 개선할 부분이 있지만 인상안 자체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도 평가했다. 다만 경제 정책을 추진할 때 청와대와 정부부처의 불협화음은 국민들에게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저임금 인상안을 두고 지난달 30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속도조절론'을 주장했지만, 이목희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를 반박했다. 하루 뒤인 지난달 31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1분기 가구 소득이 감소한 것은 아픈 대목이다. 이를 소득주도성장의 실패라거나 최저임금의 급격한 증가 때문이란 진단이 성급하게 내려지고 있다"며 "정부가 잘 대응을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관계 부처를 사실상 공개 질타했다. '1분기 가계 소득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발표했던 통계청은 '통계 왜곡 의혹'에 오류 가능성은 없다고 1일 긴급 해명브리핑을 열기까지 했다. 일각에서 1분기 하위계층 가계소득 급감의 원인이 통계청의 입력 오류 실수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제기해서다. 정부의 경제정책 성과를 뒷받침하기 위해 통계청이 통계 자료를 곡해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나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경제정책을 김동연 부총리가 아닌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도하고 있다'는 세간 지적에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권한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줬기에 경제 부총리라 한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라도 김동연 부총리가 경제정책 콘트럴타워"라고 일축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