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미 연합훈련 중단" 언급…軍 "의도 파악 필요"
8월 UFG 연습부터 대대적 수정 불가피"연합군 성격 재수립하는 중차대한 문제" 지적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중단 가능성을 언급했다. 군 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무엇인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그 동안 연례적으로 실시해오던 한미 군사훈련에 적잖은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연합훈련의) 비용 대부분을 지출하고 있는데 훈련을 중단할 경우 엄청난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며 훈련 중단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과 종전선언에 대한 대화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연합 훈련을 지속할 겨우 협상 파트너에 대한 도발이라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연합훈련을 위해 항공모함 전단이나 폭격기 등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는 우방국들에 대한 방위비 분담에 불만을 갖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이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현 시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정확한 의미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북한은 그 동안 연례적으로 열리는 한미 군사훈련에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했다. 연합훈련을 북한 정권에 대한 선제 타격과 체제 위협 행위로 간주하고 훈련 중단을 촉구했다. 남북 정상회담 전후로도 키리졸브 훈련과 독수리 연습은 물론 8월 열리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강하게 비난했다. 국방부는 북한의 이 같은 주장에 "한미 연합훈련은 방어적 차원의 연례적 훈련으로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부연했지만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직접적으로 훈련 중단을 거론한 만큼 적어도 북한과 대화를 지속하는 동안에는 예년과 같은 수준의 훈련은 어려울 전망이다. 하지만 종전 선언이나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뚜렷한 이행 계획 등이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훈련 중단 또는 축소는 또 다른 논란을 불러 올 것으로 보인다. 한 군사 전문가는 "훈련도 하지 않으면서 주한미군은 주둔시킨다는 것도 이해가 안된다. 훈련도 하지 않는데 조 단위에 가까운 방위비 분담금을 부담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면서 "연합훈련 중단은 한미 연합군에 대한 성격을 재수립하는 중차대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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